패러디를 통한 시창작 교육 - 유영희
처사21
패러디를 통한 시창작 교육 유영희 1.문제 제기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턴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장정일, 라디오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