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창고

방언(사투리)에 대하여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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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이란

 

 

방언의 개념

 

방언(dialect)이라는 용어의 한 용법은 표준어와 대립되는 개념으로서의, 다시 말하면 비표준어의 개념으로서의 용법이다. '방송극에 방언을 함부로들 써서 야단'이라든가, '공직자가 방언을 써서는 안 된다'든가 할 때의 '방언'은 표준어와 대립되는 개념으로서의 방언이다.

 

이러한 개념으로서의 방언은 '사투리'라는 용어로 바뀌어 쓰이는 수가 많다. '충청도 사투리,' '평안도 사투리'라고 할 때의 사투리는 대개 이러한 개념으로 쓰이는 경우다. 이때의 방언이나 사투리는, 말하자면 표준어가 아닌 어느 시골의 말을 뜻하며, 나아가서는 표준어보다 열등한 지위에 있는, 그만큼 세련되지 못하고 격을 갖추지 못한 변방의 말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때의 방언 내지 사투리는 대개 한 고장의 언어체계 전반을 가리키기보다는 그 고장의 말 가운데서 표준어에 없는, 그 고장 특유의 언어 체계(言語體系) 전반을 곧 방언이라 한다.

 

가령 한국어를 예로 들면 한국어를 이루고 있는 각 지역의 말 하나 하나를, 즉 그 지역의 언어 체계 전부를 방언이라 한다. 서울말은 이때에는 표준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어의 한 방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머지 지역의 방언들은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또는 표준어보다 못한 언어이기에 방언인 것이 아니라 한국어라는 한 언어의 하위류(下位類)이기 때문에 방언인 것이다.

 

이때의 '충청도 방언', 충청도에서만 쓰이는 표준어에도 없고 다른 도의 말에도 없는 충청도 특유의 언어 요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충청도의 토박이들이 전래적(傳來的)으로 써 온 한국어 전부를 가리킨다. 이 점에서 한국어는 우리 나라에서 쓰이는 각 방언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지역의 방언은 상위(上位) 단위인 한국어의 변종(變種)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방언의 크기

 

한 언어의 방언들은 대체로 애초에는 한 가지 모습만을 가졌던 언어가 시간이 흐름에 딸라 여러 지역에서 각각 다른 모습을 변화를 일으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한 모체로부터의 분화체(分化體)인 것이다. 이 언어의 분화(分化)는 그 폭이 아주 커지면 아주 다른 언어로 갈리기도 한다. 가령 한국어와 만주어는 애초 알타이조어(祖語)로부터 분화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방언차(方言差) 정도의 조그마나 차이밖에 없는 사이였을 것인데 이것이 점차 커져서 별개 언어로 분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 언어의 방언이란, 이처럼 별개(別個) 언어(言語)로 될 정도의 큰 분화(分化)를 일으키지 않은, 적어도 한 언어로서의 공통점을 유지하는 한도 안에서의 분화만을 거친 분화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분화의 크기는 이 경우에도 일정하지 않다. 한 언어 안에서의 언어 분화(言語分化)라 할지라도 여러 계층에서 갖가지 다른 이유로 갖가지 다른 크기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가령 같은 제주도 안이라 하더라도 한라산 북쪽과 남쪽의 말이 갈릴 수 있고, 또 같은 남쪽 지역이랄 하더라도 산간(山間)지방과 해안(海岸)지방 사이에서 다시 언어분화(言語分化)를 일으킬 수 있다.

 

방언은 한 언어의 어느 크기, 어느 층위(層位)의 하위류(下位類)를 가리키는 것인가. 가령 한 언어의 제1차 하위류만을 방언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방언은 한 언어의 하위류(下位類)요 분화체이면 그 크기나 층위에 구애됨이 없이 다 방언이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도 전역의 언어를 가리키는 '제주도 방언', 한라산 이남 지방의 언어만을 가리키는 '남제주도 방언' 또 그 중 한 어촌의 언어만을 가리키는 '남제주도 어촌 방언' 등의 명명(命名)이 다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 개인의 말을 특별히 구별하여 지칭하고자 할 때는 개인어(idiolect)라 한다. 이는 방언이 한 개인의 말 정도로 작은 크기의 언어를 가리키는 용어로까지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示唆)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방언이 어느 크기 이하의 작은 단위는 가리킬 수 없다든가 하는 엄격한 제한은 없다.

 

 

 

지역 방언과 사회 방언

 

한 언어 안에서의 방언의 분화는 크게 두 가지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하나는 지역(地域)이 다름으로써 방언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사회적(社會的)인 요인을 가령 사회 계급(社會階級), 성별(性別), 세대차(世代差) 등에 의해 방언이 갈리는 경우다.

 

 

1) 지역 방언

 

지역의 다름에 의해 형성된 방언을 지역 방언(地域方言)이라 한다. 두 지역 사이에 큰 산맥이나. 강 또는 큰 숲이나 늪 등의 지리적(地理的인 장애가 있을 때 면 특히 그러하지만, 이러한 뚜렷한 장애물이 없더라도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 양쪽 지역 주민들 사이의 왕래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두 지역의 언어는 점차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가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행정 구역(行政區域)이 다르다든가, 시장권(市場圈)이나 학군(學群) 또는 교구(敎區) 등이 다르다는 것도 서로의 왕래를 소원(疏遠)하게 함으로써 방언의 분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제주도 방언, 경상도 방언, 전라도 방언 등으로 도명을 붙여 부르는 방언들이 이 지역 방언의 전형적인 예이다. 중부 방언, 영동 방언(嶺東方言) 같은 이름의 방언도 지역방언의 예이다. 전통적으로 방언이라 하면 지역 방언을 가리킨다.

 

 

2) 사회 방언

 

방언은 지역이 달라짐에 따라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지역 안에서도 몇 개의 방언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지역의 언어가 다시 분화를 일으키는 것은 대개 사회 계층(社會階層)의 다름, 세대의 차이, 또는 성별(性別)의 차이 등의 사회적(社會的) 요인(要因)에 기인한다. 이처럼 지리적인 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에 의하여 형성되는 방언을 사회방언(社會方言)이라 한다. 사회 방언(社會方言)은 때로 계급 방언(階級方言)이라고 부르는 수도 있는데 이는 사회 방언이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에 의하여 형성되지만 그 중에서도 사회 계층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이 일반적인 데서 연유한다.

 

사회 방언은 지역 방언과 함께 이대 방언의 하나를 이룬다. 그러나 사회 방언은 일찍부터 방언 학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어느 사회나 사회 방언이 없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사회 방언간의 차이는 지역방언들 사이의 그것만큼 그렇게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20대와 60대 사이에는 분명히 방언차(사회 방언으로서의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는 전라도방언과 경상도방언 사이의 그것만큼 현저하지는 않은 것이 일반적이며, 남자와 여자 사이의 방언차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 계층간의 방언차는 사회에 따라서는 상당히 현격한 차이를 보여 일찍부터 논의의 대상이 되어 오기는 하였다. 인도에서의 카스트에 의해 분화된 방언, 미국에서의 흑인 영어의 특이성, 우리 나라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는 양반 계층과 일반 계층 사이의 방언차 등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언어와 방언

 

1) 상호 의사 소통력

 

방언은 언어의 변종들이며 그 하위류이기 때문에 한 언어에 속하는 방언들은 그들 사이의 차이가 아무리 현저하고 크다고 하더라도 상호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크지는 않은 것으로 이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서 가령 한국어와 일본어, 또는 한국어와 중국어처럼 서로 다른 언어는 그 차이가 너무 커서 이를 두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방언과 언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흔히 상호 의사 소통력을 든다. 말의 차이가 있는 두 다른 지역의 사람이 만나 서로 의사가 소통되면 그 두 지역의 말은 한 언어의 방언들이며, 그렇지 못하고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그 두 지역의 말은 별개의 언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 소통 여부에 의한 언어와 방언의 구분 기준은, 때로는 그대로 잘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 그리 강력한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자주 지적된다. 한 언어에 속하는 방언들이면서도 상호 의사 소통을 불가능하게 할만큼 그 차이가 큰 경우도 있으며, 분명히 의 언어를 쓰는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 자기 나라 말을 쓰면서도 의사가 자유롭게 소통되는 실례도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예로는 흔히 중국을 든다. 표준 중국어인 북경 관어와 광동 방언(方言)은 같은 중국어이면서도 의사 소통이 안 될 만큼 그 차이가 크다고 한다.

 

한 언어 안의 방언들 사이가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거리가 먼 사례는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독일이나 이태리에서도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의 제주도 방언은 육지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렵다고 한다.

 

반면 서로 다른 별개의 언어이면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로 그 차이가 크지 않은 예들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예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세 나라의 언어들은 각기 독자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별개의 언어들인데 이 세 날라 사람들은 서로 제나라 말을 쓰면서 자유롭게 의사 소통을 한다고 한다.

 

 

2) 언어와 국가

 

언어는 흔히 국가를 배경을 인식되는 일이 많다. 한 국가를 단위로 하여 그 안에서 한가지 표준어를 지향하며 한가지 정서법으로 표기되는 말이면, 그 말들 사이에 다소간의 차이, 또는 상호 의사 소통이 안 될 정도의 큰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한 언어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중국어의 예의 방언들이 별개의 언어들로 간주되지 않고 중국어의 방언들로 간주되는 것은 이 까닭이다. 그들 방언은 모두 한자(漢字)라는 동일한 정서법으로 표기되며 또 그 방언들이 지향하는 표준어가 있다면 그것은 표준 중국어일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중국에서 쓰이는 여러 방언은 아무리 그 차이가 크다고 하더라도 중국어의 방언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언어와 방언을 이처럼 국가와 연관시켜 인식할 때 문제가 대두된다.

 

스위스 및 캐나다와 같은 경우다. 스위스에서 쓰이는 프랑스어와 독일어는 한 나라에서 한 국민들이 쓰는 말이라는 점에서 같은 언어의 방언들이라고 할 법하다. 캐나다에서 쓰이는 영어와 프랑스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이 각기 별개의 언어이다. 이들이 상호의사소통이 될 정도의 언어가 아니라는 점을 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정서법과 지향하는 표준어가 더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 스위스에서 쓰는 프랑스어도 정서법(正書法)은 불란서 사람들이 쓰는 것을 따르며 파리의 표준어를 그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프랑스어다. 한 나라 한 국민이 두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은 분명 예외적인 현상으로서 그 언어들이 한 국가 안에서 쓰인다고 하여 단일 언어는 아닌 것이다.

 

국가와 언어를 묶어 생각할 때 제기되는 다른 한 경우는,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다 영어가 쓰이는 경우다. 나라가 다 다르니 각기 다른 나라에서 쓰이는 영어를 다 다른 언어라고 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영국 영어, 미국 영어로 구분은 할지언정 이들이 같은 영어임에는 틀림없다. 이들을 같은 언어로 묶는 기준은 우선 국경 지대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서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동일한 정서법(正書法)을 쓰고 있다는 점을 큰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결국 각 언어는 대개 한 국가에 소속되는 관계에 있지만 각각 다른 체계의 정서법과 표준어를 가질 때 그 독자성을 가지는 것이며, 방언은 이러한 언어의 하위류(下位類)들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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