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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매체 시대의 언어 활동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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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매체 시대의 언어 활동

 

1 신문 읽기

 

김치는 살아 있다

 

처음에 생기는 일반 세균

새콤한 맛 젖산균이 물리쳐

우와김치 잘 익었네.”

 

효모에 무너지는 젖산균 왕국

어유군내, 팍 시었네.”

 

점차 밝혀지는 김치의 과학

토종 젖산균 김치 아이

유전자 해독 계기로

맛 좌우하는 씨앗균 연구 개발

 

김치는 과학이다!’

 

부엌만이 아니라 생물 실험실에서도 김치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김치 과학자도 부쩍 늘었다. 덕분에 김치는 이제 일본 기무치를 누르고, 국제 식품 규격에도 채택된 국제 식품이 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실험실의 김치 연구가 거듭되면, 배추오이 김치들의 작은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생물들의 작지만 큰 생태계도 점차 밝혀지고 있다. 20여 년째 김치를 연구해 오며 지난 해 토종 젖산균(유산균) ‘류코노스톡 김치아이를 발견해 세계 학계에서 새로운 종으로 인정받은 인하대 한홍의(61) 미생물학과 교수는 일반 세균과 젖산균, 효모로 이어지는 김치 생태계의 순환은 우리 생태계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흔히 김치 참 잘 익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치 과학자라면 매콤새콤하고 시원한 김치 맛을 보면 이렇게 말할 법하다. “젖산균들이 한창 물이 올랐군.” 하지만 젖산균이 물이 오르기 전까지 갓 담근 김치에선 배추무나 고춧가루 등에 살던 일반 세균들이 한때나마 왕성하게 번식한다. 소금에 절인 배추무는 포도당 등 영양분을 주는 좋은 먹이 터전인 것이다.

김치 초기에 일반 세균은 최대 10배까지 급속히 늘어나다가 다시 급속히 사멸해 버립니다. 제 입에 맞는 먹잇감이 줄어드는데다 자신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거죠.” 한 교수는 이즈음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미생물인 젖산균이 활동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젖산균은 시큼한 젖산을 만들며 배추무를 서서히 김치로 무르익게 만든다. 젖산균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는데, “다른 미생물이 출현하면 수십 종의 젖산균이 함께 박테리오신이라는 항생 물질을 뿜어 내어 이를 물리친다.”고 한다.

 

그러나 젖산 왕조도 크게 두 번의 부흥과 몰락을 겪는다. 김치 중기엔 주로 둥근 모양의 젖산균(구균), 김치 말기엔 막대 모양의 젖산균(간균)이 세력을 떨친다. 한국 식품 개발 연구원 박완수(46) 김치 연구 단장은 처음엔 젖산과 에탄올 등 여러 유기물을 생산하는 젖산균이 지배하지만 나중엔 젖산만을 내는 젖산균이 우세종이 된다김치가 숙성할수록 시큼털털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둥근 균이 내뿜는 젖산 탓에 김치의 산도는 점점 높아지는 데 산도가 0.5%(식초는 3%)가 되는 순간, 둥근 균은 쇠퇴하고 그 때부터 막대균이 기하 급수로 증식한다.”고 말한다. 젖산균의 세력 교체인 셈이다. 산성에 강한 막대 균은 이 때부터 김치의 운명을 다하는 산도 1%’의 시기까지 계속 세력을 확장한다.

 

김치는 유독 젖산균이 똘똘 뭉쳐 생태계를 지배하는 독특한 식품이다. 곰팡이, 세균, 효모 등이 섞여 사는 보통의 발효 식품과 달리 김치는 젖산균의 지배 체제가 워낙 공고하게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20여 년 동안 갖가지 김치들을 다 헤집어 봤는데 정말 다른 균은 찾기가 힘듭니다. 김치가 잘 익었을 땐 젖산균밖에 없더라고요. 요구르트는 비교도 안 되는 수십 가지 젖산균들의 덩어리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 김치죠.” ‘김치 박사한 교수의 말이다.

 

그렇지만 젖산 왕국도 산성화가 진행되면서 최후를 맞이한다. 1mL의 김치에 최대 10100억 개까지 증식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막대 균조차 자신이 만든 젖산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사멸하는 사이에, 젖산을 먹어치우는 효모가 마지막 해결사로 등장한다. ‘군내가 나고 김칫국물에 허연 효모가 뜨기 시작하면 젖산 왕조는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다.

 

김치 미생물들이 실험실에서 조금씩 규명되면서 이제 김치는 어머니 손맛이 아니라 미생물에 의해 맛이 조절되는 새로운 김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김치 젖산균 가운데 맛을 좌우하는 우수한 젖산균들을 찾아 낸다면, 이들을 씨앗균을 찾아 내는 일은 김치를 국제 식품화하는 차세대 김치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치즈나 요구르트는 이런 씨앗균을 찾아 내어 국제 식품으로 성공시킨 대표 사례다.

 

최근 토종 젖산균 김치아이의 유전자 지도 초안을 작성한 강사욱 서울대 교수(생명 과학부)미생물 종은 지금까지 1%만이 알려져 있을 만큼 미지의 영역이 무궁무진한 생물 자원이라며 토종 미생물들이 생물 산업에서 치열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OOO기자OOOO@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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