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 나의 삶 / 박이문(朴異汶)
처사21
나의 길, 나의 삶 / 박이문(朴異汶) 어려서 나는 새를 무척 좋아했다. 여름이면 보리밭을 누비고 다니며 밭고랑 둥우리에 있는 종달새 새끼를, 눈 쌓인 겨울이면 싸라기를 찾아 뜰 앞 짚가리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방울새를 잡아 새장 속에 키우며 기뻐했다. 가슴이 희고 엷은 잿빛 종달새와 노랗고 검은 방울새는 흔히 보는 참새와는 달리 각기 고귀하고 우아(優雅)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개도 무척 좋아했다. 학교에서 돌아와 개와 더불어 뒷동산이나 들을 뛰어다니는 기쁨이 컸다. 가식(假飾)없는 개의 두터운 정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어느 여름 날, 그 개가 동네 사람들에게 끌려가게 되던 날 나는 막 울었다. 서울에 와서 나는 문학에 눈을 떴다. 별로 읽은 책도 없고, 읽었다해도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