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갈래, 사랑의 궤적 - 김상욱
처사21
문학의 갈래, 사랑의 궤적 김상욱 더러 삶을 살면서 감동적인 순간을 마주칠 것이다. 코끝이 찡하거나, 목젖이 아려오거나, 가만히 가슴 한 켠이 아파올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생각해 볼 일이다. 그것이 어떻한 형식에 가장 적합할지. 하나의 체험이 시로도, 소설로도, 희곡으로도 쓰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험의 성격에 꼭 맞는 문학의 갈래가 앞질러 존재한다. 발레리였던가? 시가 무용과 흡사하다고 말한 이가. 산문이 목적지를 향해 걷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면, 시는 하나하나의 몸짓이 명확한 의미를 향해 치닫지 못할지라도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한 이가. 나는 발레리의 설명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다만 뭉뚱그려 산문으로 지칭된 나머지 문학의 갈래들을 다소 구체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 시가 무용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