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문학 / 김상욱
처사21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문학 / 김상욱 - 아직도 자장면을 좋아하십니까? 더 이상 자장면을 좋아하지 않을 때, 그 때부터 어른이 되어 간다고들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이 더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아무리 어른이 되었다 할지라도 어린 시절 가족의 손을 잡고 간 즐거운 나들이에서 먹었던 자장면의 맛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대여섯 살 남짓 되었을 때 한동안 우리 가족은 모두 성당엘 다녔다. 사실 어린 나에게 성당은 그다지 즐거운 곳이 아니었다. 도저히 좀이 쑤셔 못 견딜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가 애당초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새옷(?)만 아니라면 나 역시 형들처럼 진작 딴청을 부리며 가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미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