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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 우주의 진공 청소기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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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 우주의 진공 청소기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언한 수수께끼의 천체

(1) 불가사리한 구면의 발견

독일 태생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완성한 '일반 상대성 이론'은 놀랄 만한 천체의 존재를 예언하였다. 그것이 바로 '블랙홀 (Blck hole)'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 중력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아주 새로운 이론이었다. 17세기에 영국의 뉴턴이 제창한 만유 인력의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물질은 전혀 별개의 존재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물질이 존재하면, 그 영향으로 시간과 공간이 변화하게 되고,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중심이 되어 물질의 운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완성된 지 2개월 만에 독일의 수학자 슈바르츠쉴트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의 해답을 처음으로 계산해 냈다. 이 해답은 공간의 한 점에 질이 집중하게 되면, 그 점의 주위에 불가사의한 성질을 갖춘 구면(球面)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구면이 바로 나중에 블랙홀의 경계면이라는 것이 밝혀져, 그 반지름을 '슈바르츠쉴트의 반지름'이라 부르게 되었다.

공간의 한 점에 질량이 집중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불가사의한 구면이 우주에 존재한다고는 슈바르츠쉴트 자신도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 해답을 발견한 지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시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였지만, 그의 해답이 현재의 블랙홀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2) 별의 중력 붕괴와 블랙홀

슈바르츠쉴트가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913년, 미국의 천문학자 러셀은 '40에리다니 B'라는 놀라운 별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1㎤의 무게가 1톤 이상이나 되는 별, 곧 '백색 왜성'이다. 원자로 가득찬 고밀도의 별이 우주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1931년, 인도 태생의 천체 물리학자 찬드라세카르가 백색 왜성의 질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한계 질량을 초과한 백색 왜성은 더욱 찌그러진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백색 왜성이 계속해서 중력 붕괴를 일으키며, 별의 내부 밀도가 점점 높아져서 결국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던 전자와 원자핵 안의 양성자가 압축되어 중성자로 변한다. 이처럼 중심핵이 중성자만으로 이루어진 별을 '중성자 별'이라 한다. 중성자 별은 1934년에 스위스 태생의 천문학자 츠비키와 독일 태생의 천문학자 바데 등에 의해 이미 그 존재가 예언되었다.

1939년, 미국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등은 중성자 병의 질량에도 한계가 있고, 매우 큰 질량을 가진 별은 중력 때문에 끝없이 붕괴하여 마침내 힌 점으로 수축 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블랙홀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중성자 별조차 단지 이론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이므로 한 점에 질량이 집중되게 되는 블랙홀이 존재한다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후 약 20년 동안, 고밀도 천체에 대한 연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였다.

 

(3)천체 관측의 진전과 블랙홀 후보의 발견

196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휴이슈 팀 (관측 그룹)이 매우 규칙적이고, 주기가 약 1.33초인 우주전파를 포착하였다. 당시까지 알려진 어떠한 천체도 이렇게 짧은 주기의 관측 자료를 줄 수 없기 때문에, 그 발견은 천문학계의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심지어 ET(지구 밖 생물)로부터의 신호라고 여기기도 했는데,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전파원을 '펄스'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다음해인 1968년에는 게 성운의 중심부에서 펄스가 발견되었고, 규칙적으로 전파를 내는 펄스의 정체가 중성자 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중성자 별은 우주에 존재하고 있었다.

중성자 별의 발견으로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1969년경에 미국의 물리학자 호일러가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1970년 말에 발사된 X선 천문 위성 '우후르'는 그 다음해에, 이미 발견된 X선 천체 '백조자리' X-1'에서 오는 기묘한 X선을 포착하였다. 이것은 X선의 강도가 0.05 초 이하라는 매우 짧은 주기로 변동하고 있으며 매우 작은 천체가 X선원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었다. 관측해 보았더니, 거기에는 'HDE226868'이라는 거대한 푸른 별이 있는데, 이것이 보이지 않는 어떤 별 주위를 5.6일에 한 바퀴씩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1972년에는 HDE226868의 가스가, 보이지 않는 별에게 흡수되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 보이지 않는 별의 질량을 계산해 본 결과, 이 별은 태양의 9∼15배나 되며, 중성자 별의 한계 질량을 훨신 뛰어 넘는 것이었다. 마침내 블랙홀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면으로 이루어진다.

블랙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거대한 중력 때문에, 빛이라 해도 그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는 시공(時空)의 영역이다. 블랙홀의 중심에는 '특이점'이라 불리는 밀도가 무한대인 한 점이 있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모든 물질이 도착하는 점이 바로 이 특이점이다. 그곳에는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물리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특이점 주위는 중력이 엄청나게 강한 공간으로, 특이점에서 어떤 영역 안쪽에는 빛이라 해도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면이 형성된다. 이 면을 '사건(事件)의 지평면(地平 面)'이라 한다. 따라서 특이점은 밖의 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반대로 밖의 세계에서는 블랙홀의 내부를 관측할 수 없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해답에 따라 블랙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정지하고 있는 '슈바르츠쉴트 블랙홀'과, 회전하고 있는 '커(Kerr) 블랙홀'을 들 수 있다. 슈바르츠쉴트 블랙홀은 슈바르츠쉴트가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이끌어 낸 고전적인 블랙홀이다. 중심의 특이점과 그 주위의 사건의 지평면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질량 이외의 물리량은 갖지 않은 정지된 블랙홀이다. 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면은 슈바르츠쉴트 반지름에 있다.

 

커 블랙홀은 질량과 각운동량(角運動量)을 가지고 회전하는 블랙홀이다.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특이점은 '특이 고리'가 된다. 또 사건의 지평면의 바깥쪽에 '정지한계(停止 限界)' 라 불리는 면이 있다. 사건의 지평면과 정지 한계면 사이의 영역을 '에르고 영역'이라 한다. 에르고 영역에 들어간 물질은 블랙홀로 떨어져 들어감과 동시에 블랙홀의 회전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게 되어, 절대로 정지할 수가 없다.

블랙홀은 거대한 질량을 가진 별의 죽음에서 비롯된다.

블랙홀은 어떻게 해서 테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거대한 질량을 가진 별의 최후와 깊은 관련이 있다. 별은 성간 물질 (星間物質)이 모여 형성된 암흑 성운에서 태어난다. 원시별로서 태어난 별은 일생의 대부분을 태양과 동일한 주계열성 (主系列星)으로 보낸다. 별의 내부에서는 소수에 의한 핵융합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별의 에너지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그 소수가 모두 연소되고 나면, 적색 거성으로 팽창해 나간다. 별에 따라서는 청색 거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거대한 질량을 가진 별의 중심부는 점점 수축해 들어가 마지막에는 초신성 폭팔을 일으킨다. 대폭팔로 별의 표면층이 날아가고 결국 고속으로 자전하는 중성자의 핵만 남게 된다. 그러나 별의 중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므로 수축은 계속되어, 마침내 밀도가 무한대인 특이점이 생겨, 결국 블랙홀이 된다. 이때 생기는 블랙홀은 회전하는 커 블랙홀인 것으로 생각된다.

블랙홀 지평선에서 시간은 정지한다

블랙홀의 지평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체를 멀리서 관찰할 수 있다면, 지평선으로 다가갈수록 물체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마침내 지평선의 바로 앞에서 완전히 정지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물체와 함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사람은 계속해서 지평선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시간의 진행을 느리게 한다. 블랙홀의 지평선 부근의 시간은 막대한 중력의 영향으로 먼 곳의 시간과는 무한대의 차이를 나타낸다. 그래서 먼 곳에 있는 관찰자가 보면, 지평선 부근의 시간은 완전히 정지하고,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체는 언제까지나 지평선을 가로지를 수가 없게 된다.

이 효과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빛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평선에 다가설수록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에, 빛의 진동수는 적어지고, 파장은 길어진다. 그래서 먼 곳의 관찰자가 보면, 빛의 빛깔도 황색에서 오렌지색, 적색, 그리고는 차츰 조이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블랙홀의 지평면은 우리 세계와 블랙홀 안의 세계를 완전히 갈라 놓는 경계면이다. 지평면 안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블랙홀로 물체가 빨려들어가면, 블랙홀의 질량은 증대하고 지평면은 진동하게 된다.지평면의 진동은 중력파(重力波)가 되어 주위의 우주 공간으로 복사(輻射)된다. 그러나 중력파는 그 세기가 너무 약해서 검출이 극히 어렵다. 만일, 이 중력파를 포착할 수만 있다면, 블랙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블랙홀 안에 우주의 수수께끼가 숨어 있다

우리가 만일 블랙홀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면, 거기는 아마 상상을 초월한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블랙홀의 내부에서 어떠한 것도 정지하고 있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중심의 틋이점 방향으로 억지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블랙홀 밖을 향해 빛을 발사하여도 그 ꞽ은 특이점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블랙홀의 중심 부근에서는 조석력(潮汐力)도 매우 커서 빨려들어간 물체는 산산조각이 나고 결국, 분자, 원자, 그리고 쿼크로 분해되어 갈 것이다. 그 모습은 만물이 만들어지는 우주의 빅뱅(대폭발)을 반대로 진행시킨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블랙홀의 중신에는 블랙홀 최대의 수수께끼인 특이점이 존재한다.

특이점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시공의 끝, 시공의 종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특이점에 도달한 물질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특이점을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이와 같은 특이점이 나타나는 것은 특수한 상황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영국의 물리학자 호킹과 펜로즈는 특이점에 대하여 철저하게 연구하였다. 그 결과,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올바르고, 또 에너지가 마이너스가 될 수 없다고 가정한다면, 블랙홀의 중심에는 반드시 특이점이 생긴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현대의 많은 물리학자들은 특이점 부근의 아주 좁은 영역에서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이점의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데는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이론이 나와야 할 것이다.

우리 우주는 특이점에서 생겨났는가

블랙홀의 중심에 존재하는 특이점은 현대 물리학으로도 풀 수 없는 시공의 끝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블랙홀의 특이점은 사상의 지평면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 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사실 우주에는 또 하나의 특이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주의 시초, 즉 '대폭발 특이점'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의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이용하여, 우주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는 밀도가 무한대인 한 점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대폭발 특이점이다. 우리의 우주는 그 움직임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특이점에서 갑자기 태어난 것일까.

호킹과 소련 태생의 비렌킨 등이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여, 우주의 시작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이론을 발표하였다. '양자 우주론'이 바로 그것이다. 갓 태어난 우주는 소립자보다도 잡은 초(超)극미의 우주였다. 이 초극미 우주를 조사하려면 '양자론'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도 공간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어떤 크기로서 갑자기 태어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무'에서 어떻게 무엇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인가. 무에서는 영원히 아무것도 태어날 수 없다. 그러나 양자론이 밝힌 '무'의 상태는 에너지며 시간, 공간의 수치가 끊임없이 요동하는 세계를 말한다. 이 요동하는 '무'에서 반지름이 대략 cm의 초극미 우주가 양자론의 '터널 효과' 에 의해 갑자기 태어나는 것이다.

 

무수한 블랙홀이 우주 초기에 만들어졌다

갓 태어난 초극미 우주에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의 진공에는 무한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차 있었으므로 급격한 팽창을 시작하여 거대한 우주로 진화하였다. 이 우주의 성장 과정에서 무수한 블랙홀이 우주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진공의 에너지는 음(마이너스)의 압력을 가지고 있어서 공간을 급격히 팽창시킨다. 우주 탄생으로부터 초 후, 우주는 광속을 훨씬 넘는 속도로 팽창을 시작하여, 태어난 지 겨우 수십 배의 시간 사이에 의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이것을 '우주의 팽창'이라고 한다.

초팽창이 한창일 때 우주의 온도도 급격히 내려갔다. 물의 온도가 0℃보다 내려가면, 물은 성질이 다른 얼음으로 변한다. 이것을 '상전이(相轉移)'라고 한다. 온도가 급격히 내려간 초팽창 중인 우주에서도 상전이가 일어났다. 우주의 '낡은 진공'이 '새로운 진공'으로 변화한 것이다. 우주의 상전이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우주의 낡은 진공 안에서 새로운 진공의 낡은 진공의 영역을 눌러 찌그러뜨렸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진공 속에 남게 된 낡은 진공의 영역에서 중력 붕괴가 일어나 블랙홀이 된다는 것이다. 초팽창 과정의 우주에서 수없이 많은 블랙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이때 우주에서 만들어진 블랙홀은 별의 붕괴로 생기는 것보다 훨씬 작은 '미니 블랙홀'이다. 호킹에 따르면, 미니 블랙홀은 입자나 빛을 방출하고는 '증발'하고 만다. 우주 초기에 만들어졌던 미니 블랙홀의 대부분이 증발하고 말았다.

현재의 우주에서 무수한 '아기 우주'가 갈라지고 있다

우주가 '무'에서 탄생한다고 생각하는 양자 우주론은, 현재의 우주에서도 극히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초라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짧은 시간에 우주의 어떤 영역이 cm의 '아기 우주'로 갈라진다는 것이다. 이 아기 우주는 다시 우리 우주와 합체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우주로 자라기도 한다.

호킹과 미국의 콜먼이 아기 우주가 탄생할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양자론에 따르면, 시간과 에너지의 수치를 동시에 정확하게 결정하게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양자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짧은 시간인 초 사이에 막대한 에너지가 공간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막대한 에너지가 우주의 시공을 찌그러지게 하고, 아기 우주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아기 우주가 성장하여 생기는 '자식 우주'는 중심에서 맞부딪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끝없이 나아가면 마침내 다른 영역으로 나가게 되는 웜홀(Worm hole)을 통하여 우리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자식 우주 중에서도 아기 우주가 태어나 '손자 우주'를 만들게 되므로, 무수한 우주가 웜홀을 통해 서로 이어지게 된다.

콜먼은 이 무수한 우주의 연결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갓 태어난 우주에는 무한이라 할 수 있는 진공의 에너지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이 진공의 에너지에 의해 우주는 초팽창을 일으켰다. 그런데 현재 진공의 에너지는 거의 0이다. 우주에 무한으로 가득차 있던 진공의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콜먼은 진공의 에너지가 우리 우주에서 새어나가 웜홀을 통해 무수히 많은 다른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된다.

블랙홀의 중심은 시공의 끝이다

블랙홀은 초기 우주에서도 커다란 구실을 해왔다. 우주의 초기에는 무수히 많은 미니 블랙홀이 형성되었지만, 결국 증말하고 말았다. 별들로 이루어진 현재의 우주에서는 거대 질량의 별들이 죽으면서 블랙홀을 계속해서 형성하고 있다. 우리 인류는 X선 천문 위성을 발사하여,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사실 블랙홀은 미래의 우주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이대로 영원히 팽창을 계속하든가, 어떤 시점에서 팽창을 중지하고, 수축하게될 것이다. 이러한 우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우주의 평균 밀도'이다.

현재, 많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평균 밀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주는 은하와 별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대량의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암흑 물체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보의 하나로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미니 블랙홀을 들 수 있다.

그것은 우주 초기의 미니 블랙홀 중 10억 톤 이상의 질량을 가진 것이 현재까지 계속해서 증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니 블랙홀은 우주의 운명을 갈라 놓을 열쇠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랙홀과 우주의 종말

만일 우주가 영원히 팽창을 계속한다면, 미래의 우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은하를 구성하고 있는 별들은 마침내 은하의 중심으로 떨어져 들어가, 거기에 거대한 블랙홀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거대한 블랙홀이 은하를 빨아들이면 이나 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미래의 우주는 블랙홀만의 세계가 될 것이다. 이들 블랙홀도 결국, 호킹이 예언한 블랙홀의 '증발'로 년 후에는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우주에는 전자와 양전자, 광자와 중성미자인 소립자만이 남게 될 것이다.

우주가 수축을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별이 탄생시킨 블랙홀은 주위의 별이나 물질을 모두 빨아들여 점점 더 커져 간다. 우주의 공간이 수축함에 따라 블랙홀의 충돌이나 합체도 일어날 것이다. 이로써 우주에는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이 만들어질 것이다.

수축을 시작한 우주에는 우주의 종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주의 종말과 블랙홀을 연결하는 다음과 같은 주장도 발표되었다. 블랙홀의 중심에는 특이점이 존재한다. 특이점은 블랙홀에 빨려들어간 모든 물질이 도착하는 귀착점이고, 시공의 끝, 시공의 종점이다. 시공의 종점이란 우주의 종말로 생각할 수도 있다. 수축을 시작한 전체 우주는 마침내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블랙홀의 특이점은 그것만이 먼저 우주의 종말에 도달해 버린 장소인 것만 같다.

블랙홀 안에는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 줄 열쇠가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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