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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지구와 생명체의 출현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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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지구와 생명체의 출현

 

마쓰이 다까후미

유레이·밀러의 실험

1952년 시카고 대학 대학원생이었던 스탠리 밀러는 자기 연구를 지도하는 해롤드 유레이와 상의해서 어떤 실험실을 만들고 일 주일간 한 가지 실험을 했다.

 

해롤드 유레이는 중수소 발견으로 1943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화학자인데 나중에 원자탄을 개발한 맨하탄 계획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고, NASS의 아폴로 계획 때는 달이 바로 지구를 만든 시원적 천체라고 예측하는(사실은 그게 아니지만) 등 꽤 화려한 활약을 한 인물이다.

 

다음해 53년 유레이와 밀러의 실험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되자 모두가 그 결과에 경탄했다.

 

유명한 천체 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유레이가 노벨상을 탄 해에 태어났는데 후에 "그들의 시험은 생명이 우주에 충만해 있다는 것을 믿게 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처럼 주목을 받은 유레이·밀러의 실험도 지금 와서는 고등 학교 생물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잘 알려진, 이를테면 '고전적 실험'이 되었다.

 

실험 장치도 의외로 간단하여 그들의 논문이 발표된 후 어떤 미국의 과학 잡지는 '비전문가도 만들 수 있는 유레이·밀러의 실험 장치'라는 특집을 꾸미기도 했다.

 

실험의 요점은 메탄, 암모니아, 수소가스의 혼합 가스가 가득찬 장치에 수증기를 주입시켜, 거기에 고압 전기 불꽃을 일으킨다. 전기를 띤 수증기는 냉각기로 보내져서 물방울이 되는데 그것을 다시 끓여 수증기를 장치 속으로 이끌어 방전을 일으킨다. 이런 순환을 몇 번이고 되풀이한다.

 

밀러는 메탄, 수소, 암모니아, 수증기로 된 원시 대기를 가정하고 거기에 이를테면 번갯불 같은 방전이 일어났을 때 생명의 기원과 관계가 있는 유기 화합물이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일 주일 후 밀러는 작업을 멈추고 플라스크에 있는 내용물을 화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생물이 단백질을 만들 때 소재로 하는 아미노산 중 두 종류가 상당량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실험은 아마도 유레이·밀러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그러나 매스컴의 반응은 그들의 생각을 뛰어넘어, 실험 장치가 더 거대하고(이를테면 바다와 같이) 실험이 더 오랜 시간(이를테면 백만 년쯤)계속된다면 생명의 기원이 되는 최초의 살아 있는 분자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을 것이라고 하면서 대대적으로 과장 보도했다.

 

그 후 많은 과학자들은 갖가지 원시 지구 상황을 설정하고 같은 실험을 시도하고 있지만 유레이·밀러의 실험 범위를 넘어서지 못했다. 아마도 후에 마그마 바다와 수증기 대기에 덮인 원시 지구의 상태를 정량적으로 기술할 때까지 원시 지구 상태에 대해서 그만큼 명확한 모델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원시 대기의 조성이나 바다가 어떻게 탄생했는가 하는 문제가 비로소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제기된 지금 유레이·밀러가 한 것 같은 실험을 우리가 생각한, 더욱 현실적인 원시 대기 모델을 사용해서 실험해 볼 필요가 인정되었다.다행한 일이지만 일본의 미쓰비시 화성 생명 연구소의 한 팀이 이러한 대기 중의 화학 진화 실험을 해서 얻은 결과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지구를 만든 미행성에는 금속철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이런 금속철이 수증기와 반응해서 수소와 산화철로 변한다는 데 대해서는 지금까지 감히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지구가 형성될 때 금속철이 먼저 모이고(충돌하면서 합체된다) 그것이 원시 지구의 성장핵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도 현재의 내핵 정도이고 원시 지구의 큭리가 좀더 커지면 원시 지구 자체가 갖는 중력은 암석질 미행성이 충돌했을 때 산산이 부서져 흩어진다 해도 파편이 도망가지 않을 만큼 커진다. 그렇게 된 후부터 당연히 금속철, 암석, 수분 등이 모두 함께 모여들게 된다.

 

따라서 금속철과 물의 반응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반응이 일어나면 철은 산화되고 수소가 만들어진다.

 

지구의 재료 물질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콘드라이트 운석에 물과 탄소를 미량 포함하는 재료 물질을 가상하면 지구 형성 당시의 원시 대기 조성을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대기 온도가 낮을 때(1,000℃이하)에는 수소는 탄소와 결합해서 메탄이 된다. 즉 원시 지구가 아직도 작아서 마그마의 바다를 갖지 못했을 때의 원시 대기는 유레이·밀러가 상상한 것같이 메탄, 암모니아, 그리고 수소와 수증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원시 대기의 보온 효과에 의해서 지표가 녹고 대기도 뜨거워져서(1,000℃이상) 산화되는 철의 비율이 감소되면 만들어지는 수소의 양도 전보다 감소한다. 그 결과 탄소는 환원되어도 일산화탄소가 되고 또 질소는 변하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때의 원시 대기는 수증기와 일산화탄소 그리고 질소와 수소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수소는 가벼우니까 어차피 우주 공간으로 달아난다. 남는 것은 수소를 뺸 것들이다. 즉 마그마의 바다가 지표를 덮고 있던 시기의 원시 대기는 엄밀하게 말해서 수증기, 일산화탄소, 그리고 질소라는 말이다.

 

지표가 식어서 수증기가 비가 되어 지표에 쏟아지는 시간 척도는 짧기 때문에 바다가 생긴 직후 대기의 주성분은 일산화탄소가 된다. 그러나 아직도 대기 중에 남아 있는 수증기는 광분해로 산소가 되기 때문에 일산화탄소는 차츰 산화되어 이산화탄소로 변하게 된다.

 

미쓰비시 화성 생명 연구소 연구팀은 원시 지구가 아직 마그마의 바다로 싸여 있을 때와 바다가 생긴 직후에 해당하는 원시 대기에 양성자를 내리쪼일 때 거기서 무엇이 생기는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유레이·밀러가 더욱 환원된 대기에서 얻어 낸 것과 같은 효율로 모든 유형의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와 같은 조사에서 얻은 원시 지구의 상태는 실로 생명의 발생을 위해서 준비돼야 할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미쓰비시 화성 셩명 연구소의 연구팀은 원시 대기 속에서가 아니더라도 바닷속에서 원시 생명의 모체가 될 수 있는 구조물(마리뉼이라고 부른다)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것으로 보아 현재 유기 화합물을 화학적 반응으로 합성하는 작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까지를 지칭해서 화학 진화 단계라고 한다.

 

그러나 합성된 아미노산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그러니까 화학 진화 다음에 오는 단계는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레이·밀러의 실험이 과연 진실로 생명의 기원에 관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있어야 한다.

 

앞에서와 같은 단서들이 발견된 후에 실시된 화학적 진화 단계 실험들이 생명의 기원에 관한 논문이 발표될 당시에 기대했던 만큼 진전된 것은 없었지만, 그것과는 저혀 다른 방면에서 귀중한 공헌을 하고 있다.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에 낙하한 머치슨 운석은 다량의 휘발 성분과 태양계 탄생 당시 우주가 가지고 있던 물뿐만 아니라 소량의 유기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었다.

 

이것은 원시 태양계 성운에서 미행성이 생기는 과정과, 더 큰 천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레이쇓밀러나 미쓰비시 화성 생명 연구팀의 실험 장치 속에서 일어난 화학 반응이 실제로 일어났었다는 것을 충분히 상상하게 한다. 즉, 그들의 실험은 예기치 못했어도 46억 년 전에 우주 공간에서 일어난 화학 반응과 똑같은 모델을 제공한 것이다.

원시 지구 생명체,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평가된 유레이쇓밀러의 실험도 결국은 한 개의 생명체를 창조하는 관문을 뚫지 못했다. 그 후 생물 화학, 지구 화학, 분자 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가 계속되었지만 아직 가설이나 실험 단계에서 논의되는 데 불과하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적어도 35억 년 전에 이미 생명이 탄생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내륙부에 있는 노스폴이라는 데서 발견된 원핵 생물의 화석은 그것을 증명한다.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하는 이 화석 구조물은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케 하는 줄무늬가 있는 검붉은 암석인데 남조와 같은 생물의 화석군(colony)이 퇴적층 속에서 성장한 것이다.

 

방사성 동위 원소비에 의한 연대 측정법으로 그 암석의 나이를 측정했더니 약 35억 년 전으로 밝혀졌다. 또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된 주위의 지층에서 해저 화산이 해수 중에 분출했을 때 생기는 베개 모양의 용암도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노스폴 주변은 옛날에 바다 밑이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든 남조는 원시적인 미생물로 바닷속이나 수분이 많은 흙 속 등 현재의 지구상에도 도처에 살아 있다. 1천분의 몇 밀리미터라는 미세한 실모양인데 현미경으로 보면 세포 같은 생명체가 하나하나 이어져서 실모양을 보여 준다. 이것이 고등 생물의 세포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핵의 존재가 이 원시 박테리아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지구의 역사를 찾는 데서 남조가 주목되는 것은 35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하던 이 원시 미생물이 엽록소를 갖고 태양 광선을 이용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는 광합성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조는 광합성에서 얻은 당을 자체의 영양소로 하면서 남는 산소를 방출한다. 현재 지구 대기는 약 79%의 질소와 약 21%의 산소를 주성분으로 한다. 질소는 원래 이산화탄소 대기와 함께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21%의 산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산소를 무기적 화학 반응으로 얻으려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만약 그러한 화학 반응이 원시 지구에 있었다 해도 만들어진 산소는 미량(많아야 현존하는 산소의 1 천분의 1 정도)이라 지표를 산화시키는 데 사용되어 여간해서는 대기 중에 축적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산소의 발생과 축적에서 아무래도 생명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 남조와 같은 미생물의 존재는 유력한 산소 공급원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원시 지구의 환경 문제다. 35억 년 전의 지구라면 이미 바다는 형성되었지만 가령 대륙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수기압의 이산화탄소 때문에 바닷물은 섭씨 100℃를 넘는 고온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남조와 같은 박테리아가 생존 번식할 수 있었을까. 1979년 미국의 잠수 조사선 알빈 호가 멕시코에서 200㎞ 거리에 있는 동태평양 심해를 조사할 때 해저 2,100m 해령 부근에서 마그마가 분출하고 있었으며 물의 온도는 350℃나 되었다. 물론 태양 광선이 여기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생물이 존재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조사대는 분출하는 열수를 표본으로 가지고 와서 배양해 본 결과, 그 속에 원시적 박테리아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박테리아는 분출 열수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유황을 체내로 받아들여 영양분으로 섭취하는데, 이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화학 반응을 촉진하려면 고온 고압이 필요 조건이다. 그리고 이런 박테리아를 먹이로 하는 다른 생물이 갖가지 먹이 사슬로서 생존한다.

 

즉,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 같은 원시 생명에게 원시 지구의 고온 고압은 결코 불편한 환경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에 필요한 조건이라는 것을 알빈 호의 조사단은 밝혀 주었다.

철광층으로 알 수 있는 산소의 출현 시기

지구 최초의 생명인 남조, 그리고 알빈 호가 발견한 원시 박테리아와 유레이 . 밀러가 실험에서 찾아낸 것을 이어 주는 생명 체계의 단서가 되는 것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생명 탄생 이전 바다에 있는 여러 가지 생명체가 되는 데 필요한 소재가 농축되면서 가지각색으로 순서 없이 일어나는 화학 반응으로 유기 화합물이 생성되었고, 그것이 차츰 박테리아 같은 원시 생명체로 진화되었다는 가설이 생물학자들간에 유력시되어 있다.

 

한편 그와 같은 생명 소재의 농축 수프가 존재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논의도 있지만 여기서는 이 이상 깊은 얘기는 하지 않겠다. 여하튼 생명은 35억 년 전에 이미 탄생했음을 믿을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발견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얘기는 산소로 돌아가서 지구상에 언제부터 산소가 축적되기 시작했는가 하면 늦어도 20억∼25억 년 전 지구 대기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것은 줄무늬 모양 철광층이라는 산하철 퇴적층으로 존재한다.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하머슬리 지역은 세계 최대의 철광석 산지인데 여기는 얇은 산화철층이 겹겹으로 쌓인 퇴적층이 도처에 발견된다. 문제의 철광층은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이 줄무늬 모양을 하고 있는데 검은 부분은 철이 산화한 층이고 회백색 부분은 규소를 많이 포함하는 암석층이다. 원시 바다에는 이온화된 철(Fe+)이 대량 녹아 있어 이것이 산소와 결합되면 물에 녹지 않는 3가 철(쇠녹)이 되어 바다 밑에 침전. 퇴적한다.

 

현재 전세계 각처에서 채굴되는 철광석의 90%는 이렇게 퇴적된 것인데 그것은 과거 다량의 산소가 출현했을 어느 때 그것이 해수 중에서 철을 산화시켰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줄무늬 모양 철광층은 암석층이 교대로 축적되어 있는데 이것은 대기 중 산소량이 반드시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산소가 풍부할 때는 산화철이 층을 이룰 만큼 축적되었지만 산소가 감소할 때는 산화 작용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만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세계의 주요한 철광상을 조사해 보면 철이 퇴적한 것은 25억 년 전에서 20억 년 전까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철은 그다지 퇴적되지 않았으며 20 억 년 전에 해수 중의 철은 거의 모두 침전을 끝낸 것 같다. 남조류에 의해 방출된 산소는 잠시 동안 해수에 있는 철이온을 비롯한 결합할 수 있는 모든 물질과 화합합으로써 소비되지만 마침내 바다를 꽉 채우고 나면 대기 중에 축적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20억 년 전의 대기에는 현재의 산소량의 1% 정도의 산소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줄무늬 모양 철광층은 그린랜드의 이스아 지방에서 발견되었고 이것은 약 38억 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38억 년 전 벌써 산소가 출현했다는 말인데, 그것은 단지 국지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되며,산소가 지구적 규모로 꽉차 넘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철의 퇴적 현상이 지구 규모로 일어나 는 시기와 일치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오존층이 형성되면서 동시에 육상으로 진출한 생물

현재의 대기에 포함된 약 21%라는 산소량은 꽤 미묘한 배합인 것 같다. 어떤 시험적인 계산에 의하면 산소 농도가 현재보다 1% 증가하면 낙뢰나 자연 발화로 산림 화재가 일어나는 비율은 1.7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20억 년 전에는 1%정도였다고 추정되는 대기 중의 산소량이 어느 때쯤 현재에 가까운 양까지 증가되었는지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지질 연대에서 말하는 캄브리아 기 이후에 생물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사실로 보아 늦어도 6억 년 전에는 상당량의 산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러나 산소의 축적은 산소 출현 전에 번식하던 많은 미생물에게는 생존 그 자체를 좌우하는 큰 변화였다.

 

우리들에게 이를테면 일산화탄소가 치명적이듯이 산소는 많은 미생물에게 유독한 것으로 작용해서 이들은 멸종시키기도 하고 또 산소가 적은 깊은 바다 밑으로 생존 장소를 옮기게도 했다.

 

흑해나 샌프란시스코 만 같은 바다 밑 진흙 속에 사는 메탄 생산균 무리는 산소의 해독을 피해서 오늘까지 살아남은 원시 미생물이라고 생각된다. 산소로 유해한 수많은 미생물이 죽어가는 한편, 산소에 적응해서 세력을 증가시키는 생물이 등장한 것이다. 그런 생물은 산소와 유기물을 결합시킴으로써 더 많은 에너지를 얻게 되고 마침내는 진핵 세포를 갖는 생물로 진화했다. 그러나 그런 식물의 진화나 번식의 무대는 아직 바닷속에 국한되었다. 바다 생물이 육상으로 진출하게 된 것은 대기 내 산소 농도가 충분해진 후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생물이 대사 활동을 하는 데 충분한 산소량이 확보되었다는 것과 동시에 대기 상층부에 오존층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오존은 산소 원자 새 개가 결합한 것이다. 대기 중의 산소 분자는 태양관에 포함된 짧은 파장의 자외선을 쪼이면 두 개의 산소 원자로 분해된다. 이러한 산소 원자는 곧 재결합하게 되는데 그때는 분해되기 전의 산소 분자가 아닌 산소 원자가 세 개인 오존의 모양을 가지게 되며 그때 생산되는 비율보다 파괴되는 비율이 큰 곳에 농도가 짙은 오존층이 형성되는 것이다.

 

오존층은 생체 분자를 파괴하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따라서 오존층이 생길 때까지 지상에는 자외선이 사정없이 내리쪼였을 테니까 생물은 지상은 몰론 바다 표면 가까이에서도 살지 못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생물이 육상에 상륙하는 데는 오존층에 의한 자외선의 흡수가 필요 조건이었다. 자외선이 차단된 후에 비로소 생물은 육상에 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오존층이 만들어지면 대기 중에 출분한 야으이 산소가 있어야 한다.

 

그 시기를 확실하게 아는 일을 어려운 일이지만 약 4억 년 전에 삼림이 대륙을 덮기 시작했다고 볼 때, 생물 화석이 수없이 나타나게 되는 6억 년에서 4억 년 정도 사이에 오존층이 형성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4억 년 전 지구 대기는 이미 현재와 그다지 다르지 않는 산소 농도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구에 있었던 생명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은 얼마 안되고 또 역사가 오래되면 될수록 모르는 점이 많다. 그러나 하여튼 지구에는 6억 년 전에는 바닷속에 무수한 생물이 있어었고 4억 년 전에는 육상에도 생물이 나타났다. 그러면 이러한 생물의 등장은 지구 대시 순환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산호와 기타 생물이 석회암을 만든다

현재의 지구 대기에는 약 0.3%의 이산화탄소가 있다. 이것을 기압으로 환산하면 고작 1만분의 3기압(0.3mb)밖에 안 된다.

 

원시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는 해양에서 일어나는 무기적 화학 반응으로 생기는 탄산염 암석(석회암)이 되어 해저에 침전되고, 그것은 해양 밑 판이 이동함으로써 대륙 언저리까지 운반된다. 그리고 탄산염 암석은 일부는 대륙에 부가되고, 일부는 맨틀 내로 끌려들어가 다시 화산 가스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

 

이러한 순환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데 대단히 높은 효율로 작용해서 처음 에 60기압 이상이나 되던 이산화탄소가 지구 최초의 생명이 등장할 무렵에는 수기압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수기압이라면, 현재량의 3천 배 이상이다. 산업 혁명 이래 석유나 석탄 들 화석 연료를 대량 연소시킨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로 지구 온난화가 우려되는 오늘이지만 이때 증가하는 것은 1백만분의 350(350ppm)에서 1백만분의 500∼600(500∼600ppm)이라는 수준에서 하는 얘기다. 그런데도 지구의 평균 온도는 1.5∼4.5℃정도가 상승한다.

 

이것으로 추측해도 수기압의 이산화탄소를 갖는 대기 조건에 있는 지구 환경은 어떠했을까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성싶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그 이상으로 줄어들지 않았다면 지구는 결국 금성 같은 고열 생성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구가 진화 과정에서 대륙을 만들었고, 또 생명을 탄생시켰다. 남조류나 박테리아 같은 형태로 시작된 생명은 마침내 산소의 출연으로 산호, 조개, 말미잘 같은 고등 생물로 진화한다. 그래서 이런 생물이 등장했을 때, 그것은 지구 역사에서는 극히 최근이지만 이산화탄소의 순환은 결정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한 가지 예로 산호를 생각해 보자. 산호는 여러 가지 종류와 형태가 있지만 그 뿌리는 모두 이른바 산호충이라고 불리는 플립의 집합체다. 바닷속에 있는 산호는 아름다운 식물 같아서 사실 사람들은 18세기까지 산호가 바닷속을 표류하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몰랐었다. 어떻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호가 석회질 껍질을 갖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산호에는 석회를 만드는 세포라고 불리는, 즉 칼슘만 만드는 전문 공장이 있다. 그게 어떤 과정을 통해 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지만 여하간에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탄소 이온이나 탄산수소 이온)와 칼슘 이온을 결합시켜 탄산칼슘을 만들면서 석회질 껍질로 되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동해안을 따라 2,000km에 이어지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비롯해서 인도양, 남태평양 등 도처에 생신하는 산호초의 무리는 모두 석회질로 된 거대한 구조물이며 말하자면 이산화탄소의 저장고임 셈이다.

 

석회질의 겁징을 만드는 생물로는 산호만 있는 게 아니다. 석회말이라는 조류나 석회 해면 등도 석회암을 만들고 유공류나 코콜리스라는 단세포 플랑크톤도 석회질 겁질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공류나 코콜리스 같은 플랑크톤은 전체량에서 산호에 필적하는 석회암 생산자이며 그 사해는 석회질 흙이 되어 해저에 두껍게 퇴적한다.

 

그리고 그런 퇴적은 판이 이동할 때 대륙 가장자리까지 운반되는데 그때 일부는 석회암으로 대륙에 부가되고 나머지는 다시 맨틀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식의 우리가 잘 아는 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지구 독자적인 되먹임기능

이산화탄소의 순환에다 생명 활동이라는 요소가 부가되면 순환 속도는 당연히 빨라진다.

 

왜냐 하면, 그때까지 무기 화학적으로 허용되는 것보다 많은 탄산 이온이나 칼슘 이온이 녹아들어가면 그것이 화합해서 침전할 뿐이었다. 그런데 게 이제는 생물이 그것을 대행하게 된다. 그리고 생물이 탄생하고 죽어가는 시간은 지구의 여러 가지 살림살이 중에서도 유별나게 짧은 질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호류나 유공류, 플라크톤 등의 생물이 등장한 후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량의 변화는 기본적으로는 대양저의 이동이나 대륙의 침식 등, 지구 자체의 역할적인 활동에 의해서 조정된다.

 

이렇게 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거의 제로(0)가 되는 상태, 즉 현재의 상태로 변화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남은 질소와 새로 생겨난 산소가 서서히 축적되어 현재의 대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현재의 지구에서는 이산화탄소의 순환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비가 올 때 탄산 이온으로 변화여 지표나 바다에 쏟아진다. 지표에 내린 비는 암석을 침식시키고 칼슘 이온이나 탄산수소 이온이 포함된 지하수나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바다에서는 산호나 조개, 그리고 어떤 종류의 플랑크톤 등이 칼슘 이온이나 탄산수소 이온을 받아들여 탄산칼슘으로 된 껍데기나 뼈 등을 만드는데, 그것은 마침내 죽고 시체가 해저에 축적된다.

 

그것은 판의 이동으로 대륙의 변두리로 운반되어 대륙 밑으로 들어간다. 그때 퇴적물의 일부는 대륙에 붙어 버리지만 다른 일부는 맨틀 속으로 가라앉아 탄산칼슘은 다시분해돼서 이산화탄소와 규산염 암석이 되며 이때 이산화탄소는 화산 가스가 되어 대기중으로 방출된다.

 

이렇게 하여 하나의 순환은 끝난다. 이런 하나의 순환에 필요한 시간은 적어도 50만년 이상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인생이라는 시간 척도로 보면 거의 무한이라 할 수 있는데 지구상의 시간 척도로 볼 때는 한순간의 일에 지나치 않는다.

 

46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새삼 되돌아보면 이 행성은 진화 시작부터 생명을 위해 일정하게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려고 일로 매진한 것처럼 생각된다. 바다, 대륙, 대기는 모두 생명이 탄생하는 곳을 향해서 치밀하게 조정되고, 일단 생명이 탄생하자 이제생명 자체를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끌어들였다.

 

지구는 표층 부근에서 이산화탄소를 호흡하면서 일정하게 안정된 지구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가령 지표 온도가 저하되면 바다에서 증발이 감소되고 강우량이 줄어든다. 그러면 대륙에 있는 암석이 침식될 때 필요한 이산화탄소량도 감소한다. 즉 대기 중에서제거되는 양이 감소한다. 그러나 대륙의 가장자리에서 지하로 숨어 들어가서 분해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변화가 없다. 그러니깐 이번에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늘어난게 되고 온실 효과에 의한 지표 온도가 상승한다.

반대로 지표 온도가 상승하면 바다에서 증발이 활발해지고 강우량이 증가해서 대기중에서 제거되는 이산화탄소량도 증가한다. 그 결과 온실 효과가 감소되어 지표 온도는 내려가기 시작한다. 다소 도식적인 설명이지만 지구는 스스로 안정된 지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러한 되먹임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대기 ·바다 ·대양저 ·대륙 ·맨틀 ·생물권 등 이산화탄소 순환계에 파탄이 생기는 경우는 없을까. 또는 환경을 유지하는 되먹임 기능이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

 

예를 들어 6천 1백만 년 전에 어떤 이유로 지구 환경이 격변해서 그때까지 전성 시대를 누리던 공룡류는 멸종되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각양 각색의 논의가 있지만 최근 유력시되는 것은 거대 운석의 충동 때문이라는 설이다.

 

그 얘기는 상세한 내용을 여기서는 되풀이하지 않겠지만, 가령 직경 10km나 되는 거대한 운석 충돌 때문에 환경이 격변해서 급격히 고온이 되거나 또는 반대로 저온이 되어도 지구의 독자적인 되먹임 기능이 작용해서 지구는 환경을 원상 회복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쾌적한 환경이 그것을 무엇보다도 잘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구가 갖추고 있는 환경 유지 기능이나 환경 수복 기능은 몇십만 년이라든가 몇백만년이라는 시간 척도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지구 자체에는 당연히 시간 척도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무한한 시간 척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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