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창고

차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by 처사21
728x90
반응형

인간이란 초극되어야 할 무엇이다

 

차라투스트라(폐르샤의 조로아스터교 교주: 니체는 이 차라투스트라를 내세워 자기사상을 설파하고 있다)는 나이가 서른이 되자 고향과 호수를 등지고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그의 고독을 즐겼으며 10년 동안 권태에 모르고 지냈다.

 

그러나 드디어 그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 어느 날 아침 동녘이 밝아올 때 일어나 태양 앞으로 걸어 나가서 그를 향해 이렇게 말하였다.

 

너 위대한 천재여 만일 네가 햇살을 비추지 않았던들 너의 행복이란 무엇이겠는가.

 

너는 10년 동안이나 이곳 나의 동굴을 비추어 주었다. 나와 나의 독수리와 나의 뱀(독수리는 용맹스럽고 자랑스러운 긍지를 암시하며 뱀은 영특한 지혜를 암시한다.)이 없었더라면 너는 너의 햇살과 이 행운에 권태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침마다 너를 기다렸도다 그리하여 너로부터 너의 충만함을 빼앗아오고 그 보답으로 너를 축복하였도다.

 

보라 마치 지나치게 꿈을 거두어 들인 벌과도 같이 나는 나의 지혜에 지쳐버렸다.

이제 나는 내미는 손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현자들이 다시 한번 그들의 우둔함을 깨닫고 가난한 자들에게 다시금

그들의 풍요함을 기뻐하게 될 때까지 나는 도와주며 나누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심연에 잠기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치 네가 저녁이면 바닷속에 가라앉았다가 하계의 빛을 다시 가져다 주는 것과도 같이 너 위대한 천체여

나는 이제 너처럼 내려가는 고장의 사람들이 일컫는 것처럼 몰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나를 축복해다오 이 잔에서 물이 황금빛으로 흘러 넘치려 하는 이 잔을 축복해다오

이 잔에서 물이 황금빛으로 흘러넘쳐서 너의 환희의 반광을 온 사방으로 전하려는 것을

보라 이 잔은 다시 비려고 하며 차라투스트라도 다시금 인간이 되려고 한다.

 

ㅡ이리하여 차라투스트라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차라투스트라는 홀로 산에서 내려왔다, 도중에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숲에 다다르자 숲에서 나무뿌리를 구하려고 속세를 등진 움막을 떠난 노인이 홀연히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하여 노인은 차라투스트라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나그네는 내게 낯선 이가 아니로군 몇 해 전에 이곳을 지나간 적이 있었지 이름이 차라투스트라라고 했지. 그런데 지금은 많이 변하였군.

그래 그대는 잿더미를 산으로 메고 갔었지 오늘은 그대의 불덩이를 골짜기로 나르려고 하는가 그대는 방화자의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물론 나는 차라투스트라를 알고 있지 그의 눈은 맑디맑고 입가에는 아무런 혐오의 티도 머금지 않았지 그래서 그는 마치 춤추는 사람같이 걸어가지 않았는가.

차라투스트라는 변하여 아이가 되었군 차라투스트라는 선각자가 되었어 이제 그대는 잠자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바다 가운데 살듯이 그대는 고독(孤獨) 속에서 살고 바다는 그대를 품고 있었지. 화를 입으리라. 그대는 다시금 몸뚱이를 이끌고 가려는가?'

 

 

차라투스트라가 답하였다. '나는 인간을 사랑한다.'

 

그러나 성자(聖者)가 말하였다. '내가 무엇 때문에 숲과 황야로 들어 왔겠는가? 그것은 내가 인간을 지나치게 사랑했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 나는 신(神)을 사랑한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나에게는 지나치게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나를 파멸시킬지도 모른다.'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하였다. '내가 사랑에 관해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나는 인간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왔다.'

 

성자가 말하였다. '아무것도 그들에게 주지 말게. 오히려 그들이 걸머진 짐을 덜어주고 그리하여 짐을 함께 나누어 지게-만일 그것이 그대를 즐겁게만 해준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을 가장 즐겁게 해주는 것일세!

그런데 그대가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주려면 다만 적선(積善) 이외의 다른 것은 하지 말게.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것을 구걸하도록 하게나!'

 

차라투스트라가 답하였다. '아니, 나는 어떤 것도 적선하려 하지 않네. 나는 그럴 만큼 불쌍하지 않네.'

 

성자는 차라투스트라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면 그들이 그대의 보물을 받을지 시험해 보게! 그들은 은자(隱者)를 의심하며, 우리가 선물을 주려고 온 것을 믿지 않는다네.

우리들의 발소리는 그들의 길거리에서는 지나치게 고독하게 울린다네. 그리하여 그들은 아직 한밤중, 태양이 뜨자면 먼 시간에 침대에서 마치 한 사나이가 걸어가는 소리를 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와 같이 혼잣말로 스스로 물어볼 것일세. 도둑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일까?

인간에게로 가지 말고 숲속에 남아 있게! 오히려 짐승에게로 가는 편이 낫겠네! 어찌 그대는 나처럼-곰 가운데 한 마리 곰, 새 가운데 한 마리 새가 되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성자여, 당신은 숲속에서 무엇을 하는가?' 차라투스트라가 물었다.

 

성자가 대답했다. '나는 노래를 지어 부르고 있네. 또한 노래를 지을 때, 나는 웃고 울며 웅얼거리네. 이처럼 나는 신을 찬양하네.

노래와 울음과 웃음과 응얼거림으로써 나는 신을 사랑하네. 그런데 그대는 무엇을 우리들에게 선물로 가져왔는가?'

차라투스트라는 이 말을 듣자, 성자에게 인사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주겠는가! 내가 그대에게서 아무것도 빼앗아가지 않도록 어서 이곳을 떠나야겠군!' -이리하여 그들 노인과 젊은이는 마치 두 소년이 웃는 것과도 같이 웃으면서 서로 헤어졌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가 혼자 있게 되자, 자신의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 늙은 성자는 그의 숲에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단 말인가!'

 

3

차라투스트라가 숲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에 이르렀을 때, 시장에 수많은 군중이 몰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어떤 광대가 줄타기를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超人)을 가르치노라. 인간이란 초극(超克)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인간을 초극하기 위해서 그대들은 무엇을 했는가? 그럼에도 그대들은 이 거대한 흐름의 썰물이고자 하여 인간을 초극하기 보다는 오히려 동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가?

 

원숭이는 인가에 대하여 어떤 존재인가? 하나의 웃음거리이거나 또는 비참하기 그지없는 수치스러운 하나의 웃음거리이거나 또는 비참하기 그지없는 수치스러운 존재이다.

 

그대들은 벌레에서 인가에게로 도달하는 길을 걸어왔으면서, 그대들이 지닌 많은 내면세계(內面世界)는 여전히 벌레인 채로 있다. 그대들은 일찍이 원숭이였으며, 아직도 인간은 여전히 어떤 원숭이보다도 더 나은 원숭이 노라.

그러나 그대들 중의 가장 현명한 자일지라도, 그는 단지 식물(육체적인 것을 말함)과 유령(정신적인 것, 즉 영혼을 가리킴)과의 얼치기거나 잡종과 같은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내가 그대들을 보고 유령이나 식물이 되라고 강요하겠는가?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 그대들의 의지(意志)는 초인은 대지의 뜻이라야 한다!고 말하게 하라.

 

내 형제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진실로 바라노라, 대지에 충실하라고. 그리고 그대들에게 천상의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이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그들은 독(毒)을 품은 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삶을 멸시하는 자, 죽어가는 자, 스스로 독을 삼킨 자로서, 대지는 그들에게서 지쳐버렸다. 그러니 그들은 저승으로 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일찍이 신에 대한 모독(冒瀆)이 가장 큰 모독이었지만, 신은 죽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모독자 또한 죽어 버렸다. 지금은 대지에 대한 모독이 최대로 두려운 것이 되었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의 내면을 대지의 뜻보다 한결 더 숭상함이 두려운 것이 되었다!

 

한때 영혼은 육체를 멸시하였고, 당시는 이러한 경멸이 가장 큰 것이었다 - 영혼은 육체가 야위고 처참하고 굶주리기를 바랐다. 따라서 영혼은 육체와 대지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 이 영혼이야말로 스스로 야위고 처참하고 굶주리게 되었으니, 이 영혼의 기쁨은 잔인함이었다!

하지만 그대들 내 형제들이여, 나에게 말해다오. 그대들의 육체는 영혼에 관해서 무엇을 말하여 주는가? 그대들의 영혼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享樂)이 아닌가?

 

시로 인간이란 더러운 강물일 뿐이다. 인간은, 불결해지지 않고 더러운 강물을 삼켜버리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바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초인은 이 바다와 같으므로, 그 안에서 그대들의 크디큰 경멸은 몰락하게 될 것이다.

 

그대들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크디큰 경멸을 할 때이다. 그대들의 행복은 증오가 되고, 그대들의 이성(理性)과 덕 또한 증오가 되는 때이다.

 

또한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나의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행복은 생존 자체를 옹호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나의 이성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자가 먹이를 쫓듯이 이성은 앎을 갈구하는가? 그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일 뿐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도대체 나의 덕이란 무엇인가! 나는 아직 그것에 열중해 본 일이 없다! 나는 나의 선과 악에 얼마나 지쳐 있는가! 그 온갖 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일 뿐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도대체 나의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을 불길이나 숯 덩어리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정의로운 자는 불길이요 숯 덩어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도대체 나의 동정(同情)이란 무엇인가! 동정이란, 인간을 사랑하는 그가 못 박히는 십자가가 아닌가? 하지만 나의 동정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 아니다.'

 

일찍이 그대들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일찍이 그대들은 이렇게 외친 적이 있었던가? 아, 내가 그대들이 일찍이 이렇게 외치는 것을 들을 수만 있었더라면!

 

하늘을 향한 외침은 그대들의 죄가 아니라, 그대들의 안일이다. 그대들의 죄악 속에까지 깃든 그대들의 인색이 하늘을 향해 외치고 있다!

 

그런 불꽃에 혀로 그대들을 핥아줄 번개는 어디에 있는가? 그대들이 물려받아야 할 광기 (狂氣)는 어디에 있는가?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그는 바로 이 번개이며 광기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이렇게 말했을 때 군중의 한 사람이 외쳤다. ‘자, 우리는 광대에 관하여 충분히 들었다. 이제 우리에게 광대를 보여다오!’ 그러자 모든 군중이 차라투스트라를 비웃었다. 그러나 그 말이 자기를 가리켜 한 말인 줄로만 믿은 광대는 줄타기를 시작하였다.

이해와 감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주고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니체는 목사 집안에 태어났으면서도 기독교적인 인간 파악이나 가치관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그리하여 ‘신은 죽었다’고 외치면 기독교적인 것의 말살을 위해 앞장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헬레니즘에는 이성적이며 조화를 추구하는 아폴론적인 것과 정열적이며 도취적인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두 요소가 있는데, 소크라테스 이후의 그리스의 사상이 아폴론적인 것에 치중되어 오도되었다고 니체는 지적한다. 그리하여 그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아폴론적인 것으로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한다. 이성을 위주로 하던 인간 파악에서 의지로 파악하는 쇼펜하워의 영향을 받은 그는 생애의 맹목적 의지에 반대하고 ‘권력에의 의지’와 ‘운명애(運命愛)’를 통한 ‘영원회귀’의 사상에 이른다. 권력에의 의지를 실현하는 인간의 곧 초인(超人)이다. 초인에게는 전통적인 기독교적 가치나 이성적 가치는 몰락하여 무가치한 것이 되어버린다. 몰락의 발현을 갈구하는 차라투스라는 새로운 인간, 새로운 가치의 세계의 참 모습을 소리 높이 외치는 예언자이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 차라투스트라가 산중에서 깊은 사색과 명상을 통해서 깨달은 진리를 혼자 간직할 수 없어 하산하여 군중에게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인간이란 초극되어야 할 무엇이다……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라고 외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란 초극되어야 할 존재라고 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적인 인간은 참된 인간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하여 그는 인간 정신의 세 단계의 변화에 대하여 논한다. 인간은 생애의 의지를 가지고 있어 언제나 고통과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쇼펜하워에서와 같이 의지부정을 통해 이를 극복할 것이 아니라 그 짐을 회피하지 말고 ‘낙타'와 같이 감내하여 이겨야 한다. 그리하여 '낙타'는 '사자'가 되어 자기의 의지와 힘으로 이를 극복하여 자유를 획득하여야 한다. 또한'사자'는 '어린애'가 되어 자기의 세계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권력에의 의지를 실현하는 초인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와 가치는 파괴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지금까지 우월한 가치로 인정되었던 것을 하나하나 파괴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창조자는 마땅히 이 과정을 밟아야 하며, 그는 고독하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사랑과 창조와 함께 그대의 고독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정의는 절름거리며 그대를 따를 것이다. 나의 형제여, 나의 눈물과 함께 그대여, 나의 눈물과 함께 그대의 고독으로 돌아가라. 자신을 초월하고자 하여 멸망하는 자를 나는 사랑한다' 고.

제2부에는 새로운 초인의 세계를 건설하고자 하는 눈물겨운 노력의 과정이 수록되어 있다. 새로운 초인의 세계를 만인에게 동일한 것일 수는 없다. 진리는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그릇된 생각이라고 니체는 말한다. 새로운 가치의 세계는 개체의 자기초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미 신은 죽었기 때문에 신에 의존할 절대적 가치도 있을 수 없고, 오직 새로운 세계를 세우는 근본적인 근거는 '그 의지 자체이며, 권력에의 의지, 끊임없는 생산적인 삶의 의지' 이다.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선과 악-그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꾸준히 그 자체를 초극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리하여 선악에 있어서 창조자가 될 자는 우선 파괴자가 되어 가치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진리를 위해 파괴할 수 있는 것을 파괴하자! 져야 할 짐은 수없이 많다!'

제3부에서는 부정되고 파괴되어야 할 현실의 긍정을 보여 준다. 높이 올라가려고 하는 자는 그만큼 깊이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삶이란 환희의 샘이요, 부정을 통해 새로운 긍정을 성취하는 일이다. 현실의 그릇되어 부정된 성질의 것이면 그러할수록 더욱 강한 용기와 의지로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그는 '이것이 삶이었던가? 자 다시 한번!' 하고 일어서는 것이다. 의욕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또한 창조한다. '항상 그대들이 의욕하는 바를 행하라. 그러나 그에 앞서 의욕할 수 있는 자가 되라!' 이웃을 사랑하라. 그러나 그에 앞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가 되라!' 고. 나 차라투스트라는 삶의 대변자, 고뇌의 대변자, 유희의 대변자로서 말한다.

제4부는 초인의 사상을 실행하는 약간의 사람들과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니체는 결코 모든 사람이 초인이 되어야 한다고는 하지 않는다. 약간의 고귀한 사람들만이, 진실로 용기있는 자만이 자기 초극에의 험한 길을 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왜소한 대중들은 그러한 고귀한 사람들을 지배를 받아야 하며 그들에게는 초인의 윤리와 가치는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에 등장하는 약간의 고귀한 사람들의 모습은 결코 완전한 초인의 모습은 아니다. 자기 초극에의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는 자들의 처참한 모습이다. 니체는 아직까지 한 사람의 초인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기에 모든 가치의 파괴와 도덕의 부정에 역점을 두어 저 허무의 세계에 이르고, 이 허무를 되씹으며 일어서는 초인의 탄생을 소망한다.

니체의 사상은 결코 체계적인 이론은 되지 못한다. 더욱이 인식론이나 형이상학적 이론을 비판자들의 혹평을 받기도 하였으나, 그의 새로운 인간상의 제시는 현대철학과 현대문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참고 자료

니체(1844-1900)

 

독일의 시인 ·철학자.

레켄 출생.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을 계승하는 ‘생의 철학’의 기수(旗手)이며, S.A.키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지칭된다. 목사인 아버지를 5세 때 사별하고 어머니 ·누이동생과 함께 할머니 집에서 자라났다. 14세 때 프포르타 공립학교에서 엄격한 고전교육을 받고 1864년 20세 때 본대학에 입학하여 F.리츨 밑에서 고전문헌학에 몰두하였다. 다음 해, 전임하는 스승 리츨을 따라 라이프치히대학으로 옮겼다. 이 대학에 있을 때,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에서 깊은 감명과 영향을 받았고, 또 바그너를 알게 되어 그의 음악에 심취하였다.

1869년 리츨의 추천으로 스위스의 바젤대학 고전문헌학의 교수가 되었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지원, 위생병으로 종군했다가 건강을 해치고 바젤로 돌아왔다. 그 이후 그는 평생 편두통과 눈병으로 고생하였다. 28세 때 처녀작 《비극의 탄생 Die Geburt der Trag熙die》(1872)을 간행하였다. 쇼펜하우어의 형이상학을 빌려 그리스 비극(悲劇)의 탄생과 완성을 아폴론적, 디오니소스적 이라는 두 가지 원리로 해명하고, 이어 소크라테스적 주지주의(主知主義)에 의거하는 에우리피데스에서 이미 그 몰락을 보았으며, 다시 그 재흥(再興)을 바그너의 음악에서 기대 ·확인하는 이 저서는 생의 환희와 염세, 긍정과 부정을 예술적 형이상학에 쌓아 올린 것이다.

1873~1876년에 간행된 4개의 《반시대적 고찰 Unzeitgemsse Betrachtungen》에서는 프로이센프랑스전쟁의 승리에 도취한 독일국민과 그 문화에 통렬한 비판을 가하면서 유럽 문화에 대한 회의를 표명,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天才)를 문화의 이상으로 삼았다. 이 이상은 1876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1878∼1880)에서 더욱 명확해져 과거의 이상을 모두 우상(偶像)이라 하고 새로운 이상으로의 가치전환을 의도하였다. 이미 고독에 빠지기 시작한 니체는 이 저술로 하여 바그너와도 결별하였고, 1879년 이래 건강의 악화, 특히 시력의 감퇴로 35세에 바젤대학을 퇴직하고, 요양을 위해 주로 이탈리아 북부 ·프랑스 남부에 체재하면서 저작에 전념하였다.

 

《여명(黎明) Morgenrte》(1881) 《환희의 지혜 Die frhiliche Wissenschaft》(1882)의 뒤를 이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Also sprach Zarathustra》(1883∼1885)로 그의 성숙기(成熟期)가 시작된다. 신의 죽음으로 지상(地上)의 의의를 설파하였고, 영겁회귀(永劫回歸)에 의해 삶의 긍정(肯定)의 최고 형식을 밝혔으며 초인(超人)의 이상을 가르쳤다. 《선악의 피안(彼岸) Jenseits von Gut und Bse》(1886)에서는 위의 사상에 부연하여 근대를 형성해 온 그리스도교가 삶을 파괴하는 타락의 원인이라 하여 생긍정(生肯定)의 새로운 가치를 창설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 《도덕의 계보학(系譜學) Zur Genealogie der Moral》(1887)에서는 약자(弱者)의 도덕에 대하여 삶의 통일을 부여하는 강자(强者)의 도덕 수립을 시도하였으며, 미완의 역작 《권력에의 의지(意志) Wille zur Macht》(1884∼1888)에서는 삶의 원리, 즉 존재의 근본적 본질을 해명하려 하였다. 그러나 1888년 말경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다음해 1월 토리노의 광장에서 졸도하였다. 그 이후 정신착란인 채 바이마르에서 사망하였다. 니체 사상의 기조를 이루는 것은 근대 문명에 대한 비판이며 그것의 극복이다. 그는 2000년 동안 그리스도교에 의해 자라온 유럽 문명의 몰락과 니힐리즘의 도래를 예민하게 감득하였다.

사람들은 지고(至高)의 가치나 목표를 잃어 이미 세계의 통일을 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왜소화(矮小化)되고 노예화하여 대중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근대의 극복을 위해 그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피안적(彼岸的)인 것에 대신하여 차안적(此岸的)·지상적인 것을, 즉 권력에의 의지를 본질로 하는 생을 주장하는 니힐리즘의 철저화에 의해 모든 것의 가치전환을 시도하려 하였다. ‘초인 ·영겁회귀 ·군주도덕’ 등의 여러 사상은 그것을 위한 것이었으며, 인간은 권력에의 의지를 체현(體現)하는 초인이라는 이상을 향하여 끊임없는 자기 극복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728x90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독서창고

처사21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