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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 구성과 문단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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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논술의 구성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완성된 구조를 얻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적절히 지적하는 말이다.

논술이야말로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훌륭한 구성 속에 싣지 못하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법이다. 논술은 대개 삼단 구성, 즉 서--결의 형태를 취한다. 이 단원에서는 서론-본론-결론을 쓰기에 이르는 과정과 그것을 실제로 작성하는 방법, 그리고 개요 작성법에 대해 설명한다.

 

 

. --결을 쓰기 전에

 

우리는 앞장에서 논지의 전개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때 이미 논지 전개는 취재와 정리-구상-집필-퇴고의 순서를 거친다는 것을 공부한 바 있다.

 

1. 주제의 확정

주제란 학생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글의 중심 사상또는 근본이 되는 진술이다.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글 한 편을 쓰고 싶다 하면 주제의 채택에 별도의 노력이 들겠지만 논술에서는 그런 노력은 요구되지 않는다. 즉 주어진 논제의 논점만 제대로 파악하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주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논술에서 주제의 확정 과정은 앞 단원의 논점 파악과 논지의 전개에서 이미 언급된 셈이다.

단지 주제의 확정에서 이런 점은 다시 강조해 둔다.

 

1) 논점을 최대한 압축하라. 산만한 주제는 글 또한 산만하게 만든다.

2) 자신이 논증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읽거나 경험한 소재들을 살릴 수 있는 주제가 설정되어야 한다.

3) 가능한 한 자신의 진정이 담긴 주제를 설정해야 한다.

충분한 이해나 감응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제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 설익음이나 가장은 곧 드러나고 만다.

 

2. 주제문 쓰기

이런 기준에 따라 주제가 설정되면 주제문을 작성해 본다. 주제문은 보통 자신이 쓸 글을 약 70자 이내에 요약하여 문장화시킨 것이다. 가령 공중 도덕은 왜 지켜야 하는가란 문제의 주제문은 다음과 같이 작성된다.

 

공중 도덕이란 개인의 욕구를 자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삶의 행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결국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므로 준수해야 한다.

 

이처럼 주제문이 정해지면 다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서--결로 나누어 서술한다. 이때 개요 작성도 필요한데, 개요는 서--결의 체제를 알아야 짤 수 있는 것이므로 먼저 그게 대해 설명하고 개요 작성에 대해 언급하도록 한다.

 

 

. 서론, 본론, 결론

 

1. 서론

 

주제가 확정되면 서--결의 짜임새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가 문제된다. 여기서 우리는 논술의 구성이라고 하는 문제에 본격적으로 맞닥뜨리는 셈이다.

 

서론은 글의 첫머리이니만큼 그 글의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란 말도 있듯이 논술에서 좋은 시작은 본인에게나 그것을 읽고 평가하는 사람에게 모두 중요하다. 그러면 좋은 서론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 우선 서론의 첫머리는 읽는 사람의 읽고자 하는 동기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 문제 사례의 제시로 서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령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라.”라는 논제를 접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렇게 글의 첫머리를 연다.

 

얼마 전에 동숭동 대학로엘 갔더니 한 무명 가수의 거리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곡의 선택에 제한이 없는 거리 공연인 만큼, 이 젊은 무명 가수는 우리 노래, 팝송을 몇 곡 부르더니 일본 대중가요도 이어 불렀다. 대개 젊은이들인 청중은 자연스럽게 저항감 없이 그 노래들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일본 대중문화가 벌써 이렇게 우리에게 스며 있는가를 확인한 현장이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면 이른바 동기 유발이 된다. 그 다음으로 문제 제기를 한다.

 

우리들의 일상에 벌써 꽤 깊이 침투해 있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개방 여부는 공론화 될 필요가 있다. 세계화를 운위하는 지금 특정한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만 어정쩡한 빗장을 걸어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 제기는 논점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위의 문제 제기는 점진적으로 일본 대중문화 수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조이다. 반대하는 경우는 그런 시각이 암시되는 문제 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종결 어미는 ‘~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에 대해 논하기로 한다.’, ‘~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살펴보도록 하자.’, ‘ ~에 대해 논하는 것이 이 글의 의도이다.’는 등의 어투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런 종결 어미는 문제점이 명확히 제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투적으로 보일 우려가 있으니 조심해서 써야 한다.

서론 쓰기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1,000자 이상일 경우는 위와 같이 정석적인 서론을 쓰도록 해야겠지만 800자 이하일 경우는 서론을 약식으로 간단히 쓰는 것이 좋다. 서론은 전체 글의 5/1 이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본론

 

본론은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 또는 주장을 논증해 주는 부분이다. 이는 반드시 서론과 밀접한 상관성을 갖고 서술해 주어야 한다.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주어야 하며 서론과 관련 없는 문제를 돌출 시켜서도 안 된다. 본론의 논증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주제문은 앞머리에

먼저 자신의 주장을 문단 앞머리에 내세우는 두괄식이 논술문 작성에 용이하다. 즉 자신의 주장을 먼저 내세우고 그것을 논증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 가라는 말이다. 반드시 이런 형식에 얽매일 일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논의의 전개에 편리할 뿐 아니라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에 좋다.

 

2) 분석적 열거를 하라

문제점을 분석할 때는 첫째, 둘째, 셋째식으로 항목을 나누어 열거, 서술해 주는 것이 논리성을 돋보이게 한다. 가령 일본 대중문화 수입을 반대할 때는 첫째, 그것의 선정성과 폭력성, 둘째, 우리 문화의 주체성에 대한 혼돈 초래, 셋째. 민족 감정상의 용납 불가 등의 이유를 들어주는 식이다.

 

3) 비교 대조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문제점을 분석해 주기 위해서는 비교나 대조의 방식을 활용한다. 대개 비교는 유사점의 분석, 대조는 차이점의 분석이라 일컫는다. “환경 보호를 위해 우리들이 갖추어야 할 마음의 자세를 동양적 자연관에서 구해 보라.”는 논제를 접한다면 자연히 서구적 자연관은 어떤 것인가를 문제 삼게 될 것이다. 이럴 때는 서구적 자연관과 동양적 자연관의 차이를 분석하고 동양적 자연관의 지혜를 강조하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4) 논리의 비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논증은 일관성 있게 전개되어야 한다. 논리가 논점에서 일탈하거나 비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자신의 견해를 정확히 밝히라는 글에서 남의 견해를 장황히 인용해서는 안 될 것이요. 몇몇 청소년이 이상한 옷차림을 한 것을 보고 요즘 신세대는 모두 괴상한 옷차림을 한다고 말해서도 안 될 것이다. 자신의 논증이 설득력 있는가는 남의 입장에서 자신의 글을 읽는다는 가정으로 자신의 논리 전개를 살펴 보라.

 

5) 문제의 해결책을 항상 염두에 두라.

논술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글이다.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분석한 다음에는 반드시 문제의 해결책 또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자 말라는 조건이 붙는 수도 있는데(‘96년 서울대 논술 II와 같은 경우), 이럴 때는 물론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해결책을 제시해야 함이 일반이다. 문제의 해결책은 경우에 따라 본론에 쓸 수도 있고, 결론에 쓸 수도 있다. 문제 자체가 대안을 제시하라는 식으로 나오면 본론에서 일단 언급하고 결론에서 요약해 주는 식으로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해결책은 결론으로 미루어도 되겠지만 어쨌든 본론은 문제의 해결책에 이르는 과정임을 명백히 인식해야겠다.

 

3. 결론

결론은 논의를 요약하고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재강조 확산시키는 부분이다. 결론 쓰기의 유의점은 다음과 같다.

 

1) 요약은 간단히

논의를 요약하라 하니 결론 전부를 요약에 바치고 마는 학생들이 있다. 요약은 한 문장 정도로 간단히 끝내야 한다.

 

2) 정당성의 강조와 확산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인식시키기 위하여 자신이 도출한 해결 방안을 폭넓은 조망 속에 강조하고 마무리하는 성격이 명확한 문장으로 결론을 맺도록 한다. 일본 대중문화 수용을 점진적으로 하자는 주장을 의 요건이 충족된 결론으로 제시해 본다.

 

일본 대중문화는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 대중문화를 일시에 개방할 때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우리 문화가 일본 대중문화를 일시에 개방할 때는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바탕을 어느 정도 마련하기까지 그 수용은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좋겠다. 세계화의 길목에 있는 우리가 특정 문화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만큼 문화의 질 향상이란 관점에서 일본 대중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개요 작성

 

개요 작성은 서--결에 무엇을 담을까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개요가 잘 작성될수록 글쓰기가 용이함은 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개요 작성에 너무 시간을 많이 뺏겨서는 안 된다. 이는 다시 말해 구상에 지나친 시간을 할애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대학 입시에서는 제한된 시간 내에 한 편의 글을 써야 하는 만큼, 구상이 완벽히 안 되었더라도 어느 시점에서는 글쓰기로 진입해야 한다. 완벽한 구상이 되지 않았더라도 글은 써 나가는 중에 생각의 실마리가 풀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평소에 시간을 정해 글을 쓰는 연습을 충분히 하여, 구상하는데 자신이 보통 얼마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는가를 알아둔다면(정해 둔다면) 실제 수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개요 작성에는 나열식, 항목식, 요점식, 단락식이 있다.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수용이라 내용을 주제로 각각의 사례를 예시한다.

 

1. 나열식 : 글감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는 방법이다.

개 요 : 일본 대중문화 수용은 전향적으로 고려해야(서론).

일본의 실체를 너무 모름. 일본을 알기 위해서라도 개방 필요. 그러나 급격한 개방은 폐해 우려됨. 공연윤리위원회의 기능을 활용. 점진적 개방(본론).

일본 대중문화 심의위원회 구성 제안(결론).

 

2. 항목식 : 중요성의 계층에 따라 항목별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개 요 : 1) 문제 제기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한 논란

전향적 논의를 제안

2) 개방 찬성 이유

일본 연구의 필요성

선진국의 진입을 위해서도 개방 필요

3) 단계적 개방이 현실적

4) 공륜의 기능 활용

5) 일본 대중문화 심의위원회 구성 제안

 

3. 요점식 : 각 항목의 요점을 적는 방식이다.

개 요 : 1)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필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

2) 일본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일(知日)이 요청됨.

3) 급격한 개방의 폐해 우려

4) 공연윤리위원회의 활용을 통한 단계적 수용 제안

5) 일본 대중문화의 심의 위원회를 구성하여 우리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자.

 

4. 단락식 : 각 단락의 소주제문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개 요 : 1) 문제 제기

지금까지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론이 우세했다.

국제화가 시대적 조류인만큼 이 문제는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 개방 찬성 이유

강대국으로 부상한 일본을 우리는 충분히 모른다.

일본 대중문화를 통해 일본의 실체를 알 수 있다.

<후 략>

 

개요 작성은 지금까지 예시한 어느 한 가지 방식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혼합해서 여러분이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개요 작성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논의의 일관성을 잃지 않는 것에 있지 그 방식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개요에 따른 논술문을 보자.

 

일본 대중문화를 인위적으로 차단하고 있던 빗장을 푸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이제 해묵은 논쟁거리지만 아직도 중요한 현안 중의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80년대 이래로 정부와 문화계 내에서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논의가 더러 있었으나 그때마다 내린 결론은 시기상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식과 사람, 상품이 국경 없이 넘나드는 지금에 와서도 특정한 어느 한 나라의 문화에만 빗장을 질러 놓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라 할 수 없고 또 그것은 우리의 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따라서 이 글은 일본 대중문화의 선별적 단계적 개방을 제안하면서 그 이유와 그에 따른 대책을 간략히 밝혀 본다.

 

우선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빗장을 풀자는 것은 우리가 일본을 알아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에서 나온다. 요즘 일본에 대한 연구서가 학문적 차원이나 견문기 차원에서 활발히 나오고 있으나 아직 일본의 실상을 알기엔 미흡하다 할 수준이다. 일본인들의 통계에 따르면 1984년 현재 세계적으로 출간된 일본인론이 천 수백 종에 이른다 하니 채 수십 종에도 이르지 못한 우리의 일본론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셈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 바로 근접한 이웃나라이며 세계 2위인 경제대국인 일본에 대한 연구가 이처럼 부족하고서야 어떻게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이룰 것이며 무한 경쟁 시대의 조류를 극복해 낼 것인가. 과거 우리를 침탈한 일본에 대한 민족적 감정은 정작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접어 두어야 할 또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실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빗장을 풀어 그 실체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본의 실상을 파악하자는 한도 내에서의 개방 허용이기에 선별적이고 단계적이어야 함을 제안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만약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전면적 개방을 선언한다면 그것은 무차별적으로 마치 홍수처럼 우리 사회에 파급될 것을 우려치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자본과 기술 그리고 상업적 아이디어에 뒷받침된 일본의 만화,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전자 게임, 대중가요 등이 제한 없이 이 땅에 상륙할 때 그것의 부정적 폐해는 불을 보듯 훤하다. 노년 세대 가운데는 일본 문화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이조차 있는 실정이며, 아직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층에서 맹목적으로 그것에 몰두할 가능성이 많아 우리 문화 시장의 장식 및 행위와 사고의 일본화가 우려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본의 실상을 알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공연윤리심사위원회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일본 문화 상품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일본 만화나 전자 게임, 비디오 등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음성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판국이니, 이러한 장치를 통해서 수용되어지는 것이 일본 문화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우리의 젊은 세대에게도 합리적 인식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또한 우리의 전통 또는 문화 시장을 보호하는 현실적 방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한시 바삐 학계, 문화계, 관계 당국자로 이루어진 일본대중문화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서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 기준을 정하고 공륜과 긴밀한 협조를 해 나갈 것이 요청된다.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은 결국 우리 문화의 질을 높이고 우리 문화 상품의 질을 높이는 것임을 절실히 인식해야 한다.



2장 문단의 개념과 전개

 

 

문단을 적절한 곳에서 나누어 주고, 문단의 내용을 채워 나가느냐는 것은 논증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학생들이 문단 나누기에 대해서는 각별한 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은 듯한데, 문단은 사고의 논리적 전개를 위해 그 형식과 내용 양면의 성격을 잘 파악해 두어야 하는 부분이다.

 

 

. 문단의 개념과 문단 나누기의 원칙

 

고교생들이 쓴 논술문을 대하다 보면 급히 써 내려 가느라고 그랬는지 문단 구분에 신경을 안 쓴 글들이 많이 보인다. 심한 경우는 본론이 한 문단으로 서술되어 있을 때도 있는 정도이다. 문단은 사고를 조리 있게 정돈해 주는 단위이므로 문단 나누기를 이렇게 해서는 감점이 될 수밖에 없다.

 

1. 문단의 개념

문단이란 형식상으로는 하나의 공간 구획이다. 즉 긴 글을 이어 쓰지 않고 나누어 씀으로써 읽는 이들에게 그 글이 어떤 단위로 구획 지어져 있는가를 알게 하며 글의 호흡이 어떻다는 것을 동시에 파악하게 하여 지루함을 덜게 해준다. 한편 문단은 글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고 매듭지어 지는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즉 내용상으로 문단은 사고의 전개 단위인 것이다. 하나의 사고가 문단을 토대로 종결되고 문단을 매개 삼아 점진적으로 펼쳐지므로 문단은 마치 건축물로 말하면 하나의 과 같은 것이다. 각 층들이 연결되어서 하나의 건물이 이루어지니까 말이다.

 

2. 문단 나누기의 원칙

글을 써내려 가다가 문장이 계속 이어진다 싶으면 다음 원칙을 상기하여 반드시 문단 나누기를 해 주라.

 

1) 리듬성

운문 뿐 아니라 산문에도 글의 리듬이 있다. 그것은 문단 나누기로 이루어진다. 100, 200자 정도를 썼으면 반드시 글의 호흡을 위하여 문단 나누기를 고려해 보라.

 

2) 통일성

한 문단 내의 주제문은 하나여야 한다. 문단은 그 자체로 통일된 글 한 편이다.

 

3) 일관성

문단 내의 문장들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되어야 한다. 문단은 무질서한 문의 집합이 아니라, 문들의 체계적 연합이다.

 

4) 강조성

핵심 내용, 즉 주제문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어느 대목이 강조되었는지 또는 주제문인지 알 수 없는 문단은 논지를 정확히 드러내 주지 못한다. 논술문에서 주제는 따라서 보통 두괄식 형태로 드러내 주는 경우가 많다.

 

 

. 문단의 전개 방식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문단은 한 편의 작은 글이다. 이에 따라 문단은 글쓴이의 주장이 명료히 드러나고 그것을 논증해 주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문단의 전개 방식은 논증의 전개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방식은 시간의 순서에 의한 전개, 공간상의 배열에 의한 전개, 예시에 의한 전개, 정의에 의한 전개, 비교와 대조에 의한 전개 인과 관계의 단독으로 선택되어 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복합적으로 채택되어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1. 시간의 순서를 통한 전개 방법

문단의 전개를 벌어진 사건이나 현상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행하는 것이다. 선행 사건을 먼저 기술하고 나서 그 다음 벌어진 일을 기술하는 식이다. 가령 어제 하루는 아주 기분 잡친 날이었다. “ 주제문을 문단 첫머리에 썼을 때, 어제 벌어진 언짢은 일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써 주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글이 될 것이다.

 

어제 하루는 아주 기분 잡친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뒤숭숭하던 꿈자리의 여운이 남아 기분이 지뿌드드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등교하던 길에 서둘러 버스를 타려고 뛰다가 다리를 젖히고 말았다 덕분에 하루 내내 절뚝거리면서 다녀야 했는데 이건 또 웬일.

오후에 하교하는 길에 차를 타고 보니 지갑이 없지 않은가.

 

2. 공간상의 배열을 통한 전개 방법

구체적인 공간. 즉 장소의 묘사로 문단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다. 어떤 지역을 설명 할 때 그 지역의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설명해 나간다든지, 한정된 장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주는 방식이다.

 

우리 학교는 정문을 들어서면 백양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큰 길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그 도로를 한참 걸어가면 돌 건물로 된 우뚝한 본관이 나온다. 본관의 벽돌들은 보기 좋게 퇴색해 있어 건물의 오랜 역사를 잘 드러낸다.

 

3. 예시에 의한 전개 방법

논술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전개 방법이다. 쉽게 채택할 수 있는 논증의 한 방식이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증거해 주는 논증 방식이자 문단의 전개 방식이다. 구체적 사례는 경우에 따라 하나만을 들어 줄 수 도 있고 여러 개를 들어 줄 수도 있다. 인간의 성선을 주장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단 전개가 적절할 것이다.

 

나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본다. 가령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변에서 그 길을 멋모르고 건너려는 어린 아이가 있다고 치자. 아장아장 도로로 걸어 들어가려는 그 아이를 방치해 두고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 순간만은 아이를 안아 안전한 곳에 내려놓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 속에 내재해 있는 선한 본성의 발로이다.

 

4. 정의에 의한 전개 방법

1) 정의의 개념

정의란 낯선 개념 또는 용어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동시에 한정하는 것이다. 가령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 했을 때 이것은 인간의 의미를 규정한 것이요. 이성적 동물이란 개념 규정이 다른 존재에게는 적용될 수 없음을 한정해 준 것이다.

정의는 이처럼 용어의 개념을 명확히 해 주는 것이기에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살아 가면서 경험하는 갈등이나 분쟁 등은 한갓 말의 개념 규정이 분명치 않아 그로 인해 초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엄밀성과 객관성을 중시하는 논술이나 학술 논문 등에서는 정확한 개념의 언어 사용이 필수적이다. 가령 논술에서 일상적으로 잘 쓰지 않는 생경한 용어를 썼을 때는 그에 대한 개념 정의를 반드시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정의는 다음 도표에서처럼 정의되는 항(피정의항)과 정의하는 항(정의항)으로 이루어진다.

 

정의항 = 피정의항 (종차+종개념)

 

정의를 할 때는 먼저 정의되는 용어(피정의항)를 하나의 큰 부류(종개념)에 귀속시킨다. 그리고 다음으로 다른 부류의 용어와 구별되는 성격, 즉 종차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정의란 큰 유사점과 차이점을 들어 그것을 조합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정의 시의 유의 사항

위에서 설명한 것은 정의의 기본 등식이고 이외에도 정의를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한다.

 

정의에 쓰이는 용어와 지식은 필자와 독자 쌍방에게 공통되는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가령 어떤 어학자가 짝사랑이란 일방적으로 어떤 사람을 척애(혼자서 좋아함)하는 것이다.”란 정의를 내렸다면 이 정의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척애라는 말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로, 지나치게 어려운 말을 써서 의사 전달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의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사전을 뒤적여야 하는 이런 정의는 제대로 된정의라 할 수 없다.

 

피정의항의 술어나 관념을 정의항에서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정의할 때 무의식 중에 종종 저지르는 실수이다. 가령 정치가는 무엇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정치가는 정치하는 사람이라고 답하게 되면 정치란 개념은 이미 피정의항에 등장한 말로써 정의가 필요한 개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 된다. 이것을 논리학에서는 순환 논법의 오류라 하는데 정의에서는 특히 이에 유의해야 한다.

 

피정의항이 부정적이 아닌 한 정의항도 부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가령, “수라는 여느 사람들이 먹는 밥이 아니었다.‘하면 여느 사람들의 범위가 어디까지 제한되는지 불분명해서 누가 먹는 음식인지 알 수 없고, 또 밥이 아니었다고 하니 이었다는 혼동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식의 정의는 개념의 혼동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한다.

 

3) 형식적 정의와 비형식적 정의

지금까지 설명한 정의 방법은 객관적이면서도 정확한 형식에 입각한 정의 방법이다. 이와 같은 정의를 형식적 정의라 하는데 이와 달리 필자의 주관에 따라 정의하는 비형식적 정의도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가령 법은 강자의 정의란 식으로 정의를 하는 경우이다. 이것은 정의에 대한 객관적인 개념 규정이라고는 할 수 없고, 사회에서 실현되는 법이 힘있는 자의 뜻에 좌지우지되는 현상을 풍자하고 조롱하느라 만들어 낸 성격이 짙은 개념 규정이다. 그러나 이런 정의도 글쓰기에는 종종 동원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아두어야겠다.

 

5. 비교와 대조에 의한 전개 방법

비교와 대조 또한 많이 쓰이는 전개 방법이다. 비교는 두 대상의 유사점을 밝혀 설명하는 것이고 대조는 두 대상의 차이점을 밝혀 설명하는 방식이다. 엄밀하게는 이렇게 정의하지만 두 용어는 실제 큰 차이 없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즉 비교나 대조 모두가 두 대상들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작업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논해 보라는 문제를 받는다면 이럴 때 비교와 대조는 유용한 논증 수단이 된다. 즉 외국의 교육 제도와 교육 사례를 거론하면서 그것을 우리 나라와 비교하거나 대조해 보면 우리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6. 인과 관계의 분석에 의한 전개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 본 전개 방식들은 어떤 현상들 자체에 대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인과관계 분석에 의한 전개란 것은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여차저차한 결과가 생겼다고 하는 것을 밝혀 주는 기술 방식을 규정해 주어야 한다. 예컨대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 했을 때 동물이란 개념은 인간이 하위 요소로 귀속될 수 있는 하나의 종개념이다. 그 다음 이성적이란 개념은 다른 동물 또는 종과 구분되는, 인간에게 고유한 성격이다. 즉 선행 원인을 밝혀 주고 후행 결과를 서술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우리 사회의 가족 파괴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라는 문제를 만났을 때 이러한 논증 방식이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답하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의 급격한 산업화, 이에 따른 물질 우선주의의 확산, 가치관의 혼란 등을 차례로 짚어 주어야 할 것이고 그 다음 이런 원인들로 말미암아 가족 파괴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고 서술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인과 관계에 의한 분석이란 바로 이러한 서술을 말함이다.

 

이 방법은 그러나 반드시 선행 원인을 밝히고 후행 결과를 쓰는 식이 아니라 후행 결과를 먼저 쓰고 그 원인을 밝혀 주는 방식도 알아두어야겠다. 그리고 원인 분석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원인을 두루 밝혀서 써 주는 두 가지 방법이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 이 두 가지를 같이 적용하든지 한 가지만을 적용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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