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by 처사21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논술 시험의 시행 이유가 위와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어떤 내용, 즉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논술은 근본적으로 창의적이고 논리적 사고력을 테스트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소재는 무궁무진한 것이라야 한다. 우리의 사소한 일상 생활에서부터 우주의 근본 진리를 묻는 것에까지 그 소재는 광범하게 널려 있는 것이다. 학생들 중에는 간혹 논술 예상 문제에 집착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은 논술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무한한 소재 중에서도 출제 교수들은 가장 독창적인 성격의 문제를 궁리하여 내놓으려 하는데 마치 단답형 객관식 문제와 같은 문제를 내놓을 리도 없고 내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논술에 대비하려는 학생들은 평소에 모든 일에 깊은 관찰력과 탐구력을 가지고 사색하는 습관을 들여 놓을 일이다.
단, 이러이러한 문제에 대해 읽고 생각하고 써 보라고 포괄적인 범위는 제시해 볼 수 있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1. 나 : 나의 인생관, 감명 깊었던 책(혹은 영화, 연극, 음악), 나의 친구,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또는 예능), 장래 희망(꿈), 내가 원하는 사회, 나 자신 또는 사회에 대한 나의 불만(과 그 해결 방안), 나의 직업관.
2. 가정 : 가정의 의미, 가정과 사회의 관계, 가정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역할, 부모의 고마움, 내가 원하는 가정, 바람직한 부모상, 가족 중 나의 위치,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문제, 가족 전통, 가훈,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부모님의 봉양, 효의 의미.
3. 학교 : 학교의 의미와 존재 의의,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 영재 교육, 조기 영어 교육 또는 월반제의 문제, 사제 관계, 요즘 고등학생들의 학습 태도,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 학문하는 태도.
4. 사회 :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소외의 개념, 정보화 사회의 개념과 전망, 후기 산업 사회의 개념, 여성 문제, 도시와 농어촌, 교통 도덕과 사회 질서, 인구의 도시 집중, 요즘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 황금만능주의의 원인, 범죄 증가의 원인.
5. 정치 : 민족주의와 근대화, 지방자치의 의의와 문제, 자유민주주의의 의의와 한계, 남북 통일, 법의 지배, 국회와 국회의원.
6. 경제 : 경제 발전과 소득 분배, 경제의 활성화 방안, 과소비, 국제 경제의 개방화에 따른 생존 전략,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정보화에 따른 생산과 유통의 변모 양상.
7. 문화 : 문화의 개념과 특징, 대중문화의 발생과 변모, 대중문화에 대한 찬반론, 문화에서 전통의 개념과 의미, 동서양 문화의 특징, 문화와 언어의 관계, 한국 문화의 특징, 전통 문화의 계승 요소 및 계승 방안, 한국인의 민족성과 그 장단점.
8. 철학, 종교 : 자유 의지론과 결정론, 유교와 불교와 기독교의 인간관, 자유의 한계와 책임, 신의 존재 유무, 각 종교의 이념, 현대 사회에서의 종교의 역할과 문제점, 현상과 본질의 차이, 예술의 존재 양상과 의의.
9. 자연 : 자연과 인생, 물과 인간, 자연 변화의 원인, 자연 파괴의 원인과 자연보호의 방안, 국토 개발과 자연 훼손, 공해 문제.
◈ 이 항목들은 권두환 교수의 ‘주제의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완벽 논술문 이렇게 써라」 문학사상사 간)라는 글을 부분적으로 참고하였음을 밝혀둡니다.
어떻게 대비할까
논술에 왕도는 없을까? 어떻게 하면 완벽한 논술문을 쓸 수 있을까? 이 문제 또한 학생들이 몹시 궁금해 하는 의문 중의 하나일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도 바로 이것 하나만 구비하면 된다고 하는 그런 단일한 해결 방법은 없다.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생각하여 대비해야 하고 또 그런 대비책들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아래에 그런 대비책들 중에서도 중점적인 내용 일곱 가지를 제시한다.
1. 넓고 깊은 책읽기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 많은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새삼스럽게 들릴 강조 사항이다. 하지만 책읽기의 중요성은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는 일이다. 독서를 통해 학생들은 우선 다양한 지식을 얻고 깊은 사고력을 연마할 수 있다. 또 글의 구성도 배운다. 좋은 문장이란 어떤 것인가도 부지불식 간에 익힌다. 이처럼 다양한 이점들이 있으니 어찌 독서를 강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좋은 글쓰기란 읽기 70%, 쓰기 30%의 노력으로부터 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넓은 분야에 걸쳐 읽고, 생각하면서 깊이 읽어 보라. 바로 논술의 첫걸음이다.
2. 관찰하고 탐구하기
독창적인 사고, 깊이 있는 사고는 평소의 관찰력과 탐구 정신으로부터 나온다. 주위의 사람과 사물-세상사에 대해 특별한 문제 의식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의미 있고 깊이 있는 글을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세상은, 이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꽃과 새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자연과학적이고 인문적인 관심을 꾸준히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항상 ‘왜’라는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 나는 왜 세상에 나왔나? 나는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번에 신문에 난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인가? 왜 이 사건의 담당 기자는 이런 식으로 사건을 보도했나? 끝없이 이어지는 왜, 왜, 왜가 여러분들의 관찰력과 탐구력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3. 토론하기
문젯거리를 두고 친구들과 혹은 부모님, 선생님과 토론해 보라. 단, 토론은 언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토론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고 또 상대방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토론은 섣부른 결론을 얻기 위한 대화 방식도 아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견해를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의사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가, 또 다른 이의 어떤 의견을 수용하여 우리가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묻는 민주적 의견 수렴의 한 방식이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서 학생들은 문제 의식을 배양하고 표현과 사고의 논리성 및 체계성을 익힐 수 있다.
4. 근거와 해결 방안의 모색
어떤 문제에 대해 ‘왜’를 물었을 때는 반드시 그에 따른 근거(또는 논거)를 생각하고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가령, 요즘 학교 폭력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를 물을 때 그에 대한 답은 충분한 논거를 가지고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하고도 명백한 이유를 한 가지 정도 들어서 될 일이 아니고 보다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근거들을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대안도 항상 생각해 보아서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문제 해결의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5. 사전은 항상 옆에
풍부한 어휘력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 하는 것 또한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고민일 터이다. 글을 쓰다 보면 적절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아 고심을 해 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많은 글을 읽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항상 사전을 옆에 두고 사전 찾기를 습관화하도록 한다. 사전 찾기는 단순히 새로운 어휘력을 늘리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단어의 정확한 사용을 위해서도 들여놓아야 할 습관이다. 단어의 뜻을 잘못 알고 엉뚱한 표현을 쓰는 학생들이 꽤 있다.
6. 메모
항상 메모하는 습관 또한 갖추어야 한다. 좋은 구절, 좋은 생각, 좋은 표현 등은 항상 메모해 두라. 생각나는 대로 아무 곳에나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따로 준비한 논술 노트에 옮기는 식으로 해도 좋고 아예 논술용 노트에 처음부터 기록하는 것도 좋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 두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도 결국은 놓쳐 버리게 된다.
7. 보여 주기
자신이 쓴 글은 남에게 보여 주라. 보여 주어서 표현, 논리성, 주제 등 여러 면에 걸쳐 다른 사람의 지적을 들어 보는 것이 좋다. 부모님도 좋고 선생님도 좋고 친구도 좋다. 글은 남에게 보여 객관적 평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친구들과 토론해 가면서 자신의 글을 살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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