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6가지 방법
by 처사21공부 잘하는 6가지 방법
시험보기 직전 급하게 외운 것들은 주로 단기기억으로 저장돼 조그마한 충격을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버린다. 단기기억은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쉽게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 변화, 즉 회로가 두터워지거나 새로운 가지가 돋아 나오도록 해야‘장기기억’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첫째, 내용을 이해하면서 책을 반복해 읽는 것이다.
단순히 반복해서 읽기만 하면 장기기억으로 저장은 가능하나 머리에 쉽게 떠올릴 순 없다. 전에 학습한 적이 있는‘똑같은 문제’가 나와야 겨우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전에 외운 적이 없거나 본 적이 없더라도 뇌의 원활한 활동으로 지식을 종합적으로 떠올리려면, 암기식 단순 반복 학습보다는 이해를 동반한 학습, 즉 개념들을 철저히 이해하고 이러한 개념들 사이의 관련성을 이해하는 학습법을 택해야 한다. 단순 암기 때보다 더 많은 신경세포 회로를 동원하므로 머리가 좀 복잡해진다.
둘째, 잊어버리기 전 바로 복습하고 다시 떠올리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보고들은 내용이 뇌에 완전 입력되기 위해선 단기기억의 흔적이 없어지기 전 다시 한번 저장, 신경세포 회로를 두텁게 만들면 장기기억으로 남길 수 있다.
셋째, 공부한 내용을 질문으로 바꿔 그 질문에 답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습득한 지식을 질문으로 만들어, 답을 찾다 보면 여러 종류의 지식이 저장된 신경세포 회로가 동원돼 서로 교신하므로 신경세포 회로가 잘 발달하게 된다.
넷째, 공부한 내용을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해본다.
전체를 이해하지 않고선 제대로 요약할 수 없으므로 읽고 들은 지식을 몇 줄로 요약해 보는 것은 전체 지식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섯째, 학습된 내용을 항상 비교해본다.
학습된 내용들 중 비슷한 점, 새로운 점, 다른 점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수많은 신경세포회로를 동원하게 돼 뇌세포는 활성화된다.
여섯째,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나도 영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뇌에 있는 긍정적 회로를 활성화 시켜주지만 실망감 패배감은 뇌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작동을 어렵게 만든다.
(송영주·주간한국부차장)
공부습관이 성적을 좌우한다
영화 ‘굳 윌 헌팅' 을 보면 대학교육이라곤 받아본 적이 없는 주인공이 세계적인 수학자들도 몇 달을 고생하며 푸는 고등수학 행렬문제를 아무런 어려움 없이 몇 시간만에 풀어낸다. 그는 또 하버드대학생이 밤을 새워도 풀지 못한 화학방정식을 그 자리에서 해결해내고 화학, 물리학은 물론 역사와 미술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그가 들여다보는 것은 모두 필름에 기록되듯 머리에 새겨지고, 미리 알고 있는 미로에 들어서듯 수학문제를 풀어낸다. 그의 지능이 어느 수준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천재 앞에서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느냐” 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그의 두뇌는 너무나 탁월해 ‘공부 잘하기’ 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실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부 잘하기’ 에는 선천적 지능, 기초학습의 정도, 학습습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교우관계, 수업의 질, 성취동기나 목표의식, 주의집중력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혹은 ‘왜 잘하는가’ 를 정형화하기는 실제 어렵다.
학업성취도와 관련된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때부터라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다.
기초학습 부족이 학습부진으로 나타나
서울대 교육학과 박성수 교수는 “학업성취도와 지능지수와의 상관관계로 볼 때 아이큐가 미치는 영향은 16~25%에 불과하다” 며 “아이큐가 학업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이 높아질 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고 말했다.
박교수에 따르면 단순히 선천적 지능만으로 학업성취도를 이룰 수 없는 시기는 초등학교 4~5학년 때다. 이시기부터는 다른 주변 변수가 학업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도 즉 성적과 관계되는 주변 변수 중 1차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선수(先修)학습량이다. 이전의 축적된 학습량이 향후의 학업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기초학습 부족으로 인한 학습결손이 누적되다 보면 결국 학습부진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수적 지식과 기능이 향후의 학습과제해결에 50%의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으며 선수학습이 미치는 영향이 거의 1~2년까지 지속된다는 보고도 있다.
선수학습은 학습 습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 이해력이 빠른 학생, 즉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배우는 양이 많지 않은 초등학교시절에는 추가적인 학습 없이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학습량이 많아지는 중, 고등학교로 올라갈 수록 추가적인 학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초등학교 때와 같은 성적을 유지할 수 없다. 결국 공부습관이 문제가 된다” 학생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흥사단청소년상담센터 장금희 선임연구원(32)의 말이다. 그는 “공부습관은 자기 스스로 학습을 관리하는 능력으로 향후 성적을 좌우하게 된다”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초학습이나 공부습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현저히 떨어지거나 반대로 초·중학교 때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성적이 향상되는 현상이다. 두 경우 모두 부모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 전자의 경우는 80%정도가 맏아들에게서 나타나는데 부모의 기대와 칭찬이 학습동기나 성취의욕을 불러일으켰으나 어느 순간부터 공부에 대한 가치관이나 개념에 혼돈현상을 보이면서 현저히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난이도 높아질수록 흥미·기호 달라져
이와 반대로 뒤늦게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은 오히려 부모가 자식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등 가정적 요인은 지능보다도 학업성취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외부환경적 요인만으로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설명할 수는 없다. 주변 환경이상으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개인의 성취욕구나 의욕이다.
공부자체에 대한 흥미나 기호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업성취도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부에 대한 흥미나 기호는 학습과제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떨어지거나 높아진다. 이것은 자기와 관계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와 개인적 성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서울대 박성수 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즉 공부를 좋아하는냐 싫어하느냐가 학업성취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생각된다” 며 “이는 인위적으로 일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고 말했다.
공부에 대한 기호도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라는 학생들은 생각 없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많은 학생들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과의 차이를 전혀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의 공부방법을 설명한 ‘수능 막판 뒤집기’ 의 저자 황치혁씨(36)는 “결과론적으로 무엇이 시험에 나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학생들이 태반” 이라며 “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분석 없이 공부를 한다” 고 말했다.
“공부에 왕도·비결은 없다”
공부방식과 관련해 교사나 동료학생과의 학습상담만으로도 상담을 받은 학생의 성적이 향상되는 사례도 있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김영진씨의 박사학위논문에 따르면 교사나 상위그룹 동료학생의 상담을 받은 학습 부진아와 학습 정상아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월등한 성적향상을 보였다. 이것은 단순히 성적향상뿐만 아니라 학습습관형성과 학업성취동기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 “책만 잡으면 딴 생각이 난다” 는 등의 의식분산을 호소한다. 사실 얼마만큼 책을 오래 붙잡고 있느냐보다는 얼마나 집중력을 가지고 공부를 하느냐가 학습효과의 관건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기수련의 하나인 뇌호흡을 가르친 경남 진해중학교는 집중력과 학업성취의 관계를 말해주는 실증적인 예다. 이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있는 이원영 교사(41)가 1학년 모반학생들을 대상으로 뇌호흡을 가르친 것은 지난해 11월. 1학기 때인 5월 달과 뇌호흡을 가르친지 한 달여만인 12월달의 성적변화를 보면 H군은 전교 35등에서 3등, J군 122등에서 95등, J군은 4번의 중간·기말시험성적에서 120~170등을 오락가락하다 12월 시험에서 유일하게 100등 안에 들었다. S군은 127등에서 44등, U군 203등에서 150등으로 성적이 올랐다.
진해중학교 학생들은 “30분만 책상에 앉아있어도 좀이 쑤셨는데 지금은 3시간을 앉아있어도 머리에 잘 들어온다” 는 말을 했다. 과학적 메카니즘을 설명하기 힘들지만 뇌호흡을 통해 집중력이 향상됐고 기억력 등 학습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추론할 수 있다.
어떤 학자도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가’ 를 단적으로 말해줄 수는 없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옛말처럼 비결은 없는 것이다. 공부가 즐거울 수 있게끔 학부모나 학생이 스스로 길을 찾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길밖에는 없겠다. 그래서 자녀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칭찬’ 이나 ‘질책’ 보다는 긴장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위로’ 를 받는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는 학자도 있다. “잘했다” 보다는 “힘들었지” 라는 말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교육 실정상 공부는 어렵고 힘든 것이니까.
"IQ 85이상이면 공부에 지장없다"
고액 불법과외로 서울대 총장이 물러났다.
우리 사회의 과외 문제는 그만큼 심각하다. 그래서 한 달 반 동안 족집게 과외에 2,000만원도 불사하는 사례가 나온다. ‘공부’ 하나로 인생이 좌우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인식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도대체 공부가 뭐길래 하는 느낌까지 든다. 과연 공부란 무엇일까, 무엇이 공부를 잘 하게 하는가.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무턱대고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과목마다 적당한 요령이랄까, 방법이 있어야겠지요.”
올해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옛 과기대)에 진학한 김주원(19)군은 학업성적이 좋은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한다. 김군은 과외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흔한 학원 한번 안 갔다는 얘기다. “어느 과목이 부족할 때 학원에 다니면 도움이 되겠지요. 그런데 다니면서 본인이 열심히 해야지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하면서 대충 다니면 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수능 얼마 앞두고 하는 단기간의 족집게 과외는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학원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혼자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학생은 원래 머리가 좋았던 것이 아닐까? IQ(지능지수)를 물었다. 멋쩍은 듯 “134든가 그렇지요” 라고 한다. 높은 편이다. “아이큐 높아도 공부 잘하지 못하는 친구를 많이 봤습니다. 반면에 제가 볼 때 아주 똑똑해 보이는 친구가 아이큐는 낮게 나온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큐라는 게 객관적인 수치가 아닌 것 같아요.”
대개 세칭 일류대 인기학과에 들어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아이큐가 좋아서 성적이 좋다고는 안한다. 겸손의 표시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험적 진실을 담고 있는 것도 같다.
“IQ와 학업성적 상관관계 높지 않다”
물론 일반인들의 통념은 다르다. 역시 머리 좋은 사람, 타고난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우리 나라의 경우 아이큐와 석차의 상관관계는 백분률로 말하면 16∼49%입니다. 아이큐 순위가 석차와 일치할 확률이 100명중 최고 49명, 최소 16명이라는 얘기지요. 둘 사이에 관계가 물론 있지만 그렇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이큐 85∼145면 학습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85 이하이면 학습이 곤란하고 145 이상이면 천재급으로 보통 사람과 단순히 비교할 수 없지요. 그러나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큐 100이든 130이든 그렇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즉 아이큐 말고도 더 많은 어떤 요인들이 학생들의 학교공부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출세와 성공도 마찬가지지요. 인생을 길게 볼 때 성공하고 출세하는 사람들이 꼭 아이큐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인내심, 지구력, 주의집중력, 좋은 성격, 대인관계 등이 출세와 성공을 더 잘 예언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는 이렇게 단언한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이큐가 나빠서 공부를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아이큐와 학업성적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것은 교육학계의 정설이다.
아이큐는 그 사람의 ‘머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머리의 극히 일부분 능력만을 말해줄 뿐이다. 아이큐 검사에서 파악하는 두뇌능력 항목은 기억, 수(數), 지각, 추리, 공간, 언어 등 7가지. 이성적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며 창의력 따위는 평가대상조차 아니다. 게다가 일정한 수의 문제를 제한시간 안에 답하도록 하기 때문에 빨리 풀어내지 못하면 지수가 낮게 나온다.
J. 길포드라는 미국학자는 1950년대 후반에 이미 인간의 지적 능력은 최소한 120여개 능력의 조합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기억력에도 문자 그림 숫자를 기억하는 능력이 다 달라 무려 24종이나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특히 아이큐는 80% 정도는 유전이지만 나머지 20%는 후천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그렇다면 아이큐가 공부와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는 견해는 완전히 잘못된 것
일까?
수렴적·확산적 사고능력으로 나뉘어
교육학자들은 공부의 유형을 ‘수렴적 사고능력’ 과 ‘확산적 사고능력’ 두 가지로 나눈다.
수렴적 사고력이란 지시 받은 내용을 잘 기억하고 정보를 종합해서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 많은 사람은 남의 지시를 쉽게 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수렴적 사고력이 떨어진다. 한국의 학교에서 강조하는 것이 바로 수렴적 사고력이다. 대학입시에서 수학능력시험과 논술고사가 도입된 이후 그런 경향이 줄어들긴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창의력과 응용력 등을 측정하기에는 전적으로 미흡하다.
반면에 확산적 사고력은 자신이 문제를 설정해서 꾸며나가고 창의력을 발휘하고 하는 능력이다. 미국 등 외국 대학에서는 학생을 선발할 때 이런 능력을 중시한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공부 잘한다는 것과 미국에서 공부 잘한다는 것은 사뭇 다른 점이 많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 가서 학위를 따고도 참신한 연구성과를 내는 경우가 적은 것은 바로 확산적 사고에 훈련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큐는 바로 수렴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알맞은 검사법이다. 그런 만큼 우리 나라에서는 외국보다 성적과의 연관성이 비교적 높다.
인간의 두뇌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은 그 동안 많이 발전했다.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교육심리학)는 84년 저서 ‘마음의 틀’ 에서 다중지능(MI:Multiple Intelligence)을 제창했다. 그는 특히 아이큐 검사 항목에서 빠진 창의력에 관심을 보였다.
가드너 교수는 지능은 아이큐처럼 한 종류가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고 보고 MI를 구성하는 8가지 지능을 설정했다.
①언어지능
말과 글이라는 상징체계에 대한 소견과 적성이 뛰어난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이다. 시인묵객들이 이 지능이 뛰어난 부류에 속한다.
②음악지능
소리 가락 리듬과 같은 음악적 상징체계에 소질과 적성, 예민성이 큰 사람의 능력을 말한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이 그렇다.
③논리수학지능
숫자 기호 규칙 명제 등의 상징체계에 소질과 적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뉴턴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등이다. 아인슈타인은 그냥 아이큐가 높았던 것이 아니라 MI 가운데 논리수학지능이 특히 높았던 것이다.
④공간지능
도형 그림 지도 입체설계 등의 상징체계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사람으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조각가 화가 건축가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
⑤신체운동지능
춤 운동 표정연기 몸짓 등에 소질과 적성을 지닌 사람으로 무용가 운동선수 연기자 등이 이에 속한다.
⑥대인(對人)지능
대인관계에 출중한 능력과 소질을 소유한 사람의 능력을 말한다. 정치가 자선사업가 등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희생·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이 능력의 소유자다. 간디, 테레사 수녀, 처칠 등이 대표적이다.
⑦대내(對內)지능
자신의 감정과 의견, 태도를 엄격히 통제할 줄 아는 소질과 적성을 말한다. 종교가, 순교자, 선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신념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아는 사람들도 대내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가드너 교수는 최근에는 동식물을 관찰·수집하고 좋아하는 자연지능을 추가했다.
이상의 8가지 지능은 모든 인간이 동시에 다 높게 갖지는 않는다. 8가지중 하나 또는 몇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도 있다.
대내지능, 학업성취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
다중지능과 공부의 함수관계는 어떨까.
서울대 대학원 교육학과 김현진씨가 최근 일반 고교생 200명, 과학고, 체육고
예술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 각 100명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자.
다중지능 8개 부문과 교과목별 상관관계를 보면 국어는 언어지능이, 수학은 논리지능과 대내지능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은 논리·공간·대내지능이, 영어는 논리·언어·대내지능이 의미 있는 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관계의 정도는 17% 미만으로 결정적이지 않았다.
성적 상위집단과 하위집단 비교에서도 두 그룹의 다중지능 각 부문별 지능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상위집단이 하위집단보다 논리지능과 대내지능에서 다소 높았다.
이 조사를 놓고 보면 학업성취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의견, 태도를 엄격히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인 대내지능이다.
대내지능과 유사한 것이 지난 90년 미국 뉴햄프셔대학 심리학 교수인 존 메이어와 예일대 교수 피터 샐로비가 내놓은 정서지능(EI:Emotional Intelligence)이다.
정서지능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예컨대 아인슈타인이 아무리 논리 수학적인 지능, 즉 이성능력이 뛰어났다 해도 그 능력을 인내심과 정열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지 않았다면 홀륭한 과학적 업적을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에디슨의 경우도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고 있었지만 100여 차례 이상의 지루한 반복실험을 해낼 수 있는 지구력과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발명에 실패했을 것이다.
정서지능은 기억력이나 계산력 추리력 등이 발휘되게 하거나 그런 능력을 억압하고 제한하는 감정능력이다. 기억력이 아무리 좋아도 기억하겠다는 의지와 감정이 없으면 기억행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이어와 샐로비는 “머리가 좋은 것과 좋은 머리를 실제로 사용하려는 의지와 감정은 서로 다른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정서지능은 아이큐와는 달리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개발되거나 감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성능력이든 정서능력이든 타고난 능력이 성적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일까?
문용린 교수는 “공부를 얼마나 잘하게 되겠느냐를 알려주는 예언지표는 그 공부에 시간을 얼마나 투입했느냐이다” 라고 말한다. ‘머리’가 좀 떨어져도 정상인의 범주 안에 있다면 시간을 더 많이 투입하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들 말하는 노력이 문제가 된다. 다만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느냐의 문제가 남는 것이다.
이광일·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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