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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SEAN )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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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SEAN )

 

 

196785일부터 7, 타이의 방콕에서 타이 외무부 장관 타나트 코망, 인도네시아 외무부 장관 아담 마리크, 말레이시아의 부수상 압둘 라자크, 필리핀의 외무 장관 나르시소 라모스, 싱가포르 외무 장관 라쟈라트남의 5명의 회담에서 ASEAN의 탄생을 결정했다. 이 조직은 원칙적인 합의로서 이미 1961년에 타이, 말라야 연합, 필리핀 3개국이 결성한 동남아시아 연합과 마찬가지로 정치 색을 겉으로 들어내지 않고, 경제를 중심으로 한 상호 협력을 내걸고 자국의 안정과 지역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발족되었다.

 

이 조직의 구성 당시 조직의 목적과 활동, 형태, 공동 성명문 등이 이렇다 할 이의 없이 결정되었으나 이것의 이면에는 새로운 국제 협력 조직을 필요로 하는 각국의 고뇌와 위기가 숨어 있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고 있던 타이의 경우, 당시 미국을 적으로 삼아 뜨거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라오스를 지배하는 데까지 이른 북베트남으로부터 구체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타이는 이러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서방측 인접국과의 협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전후 독립 이래 계속해서 비동맹주의로 일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카르노 대통령 주도의 말레이시아 적대분쇄 정책과 UN 탈퇴로 국제적인 고립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에 1966년 수하르토가 실권을 장악하게 되고 외무 장관으로 등용된 마리크는 인접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의 협력조직에 가담하게 된다.

 

필리핀에서는 1965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마르코스와 그의 먼 친척이자 외무 장관인 라모스는 선린 우호 외교를 전개함으로써 새로운 정권의 토대를 착실히 다지고자 하였다.

 

또 국가가 독립한 지도 얼마 안 된 말레이시아의 라만 정권은 싱가포르의 분리 문제,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과의 대립으로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라만은 싱가포르의 수상인 리광요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인도네시아와의 화해에도 반대했으나 그의 밑에 있는 라자크는 자국의 안정 보장을 위해서 자주선린 우호 외교를 진행시키는 방법 외에는 달리 길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소국인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막 분리독립한 상황이라 국가 기반부터 다지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었다. 게다가 중국의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인접국들은 중국계 국민이 다수인 싱가포르를 경계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새로운 조작에 가담한다면 인접국으로부터 동남 아시아의 구성원으로 새롭게 인정받으면서 동시에 '중국계 국가'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구성된 ASEAN은 다른 국제 기구와는 성격이 약간 달랐다. , 구성 국가를 구속하는 설립 조약이 없었던 것이다. 그 때문이었는지 내외의 반응은 조금 둔감했고 그 당시에 오늘날과 같은 ASEAN의 번영을 내다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ASEAN의 목적에 해당하는 창립 선언은,

 

지역의 경제 성장, 사회 진보, 문화 발전을 촉구한다.

 

지역의 안정과 안정 보장을 확고히 한다.

 

7개 항목을 거론했지만 모두 추상적 표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ASEAN은 정치군사 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당시 베트남 전쟁을 통해 인도차이나 전역에 세력을 떨치고 있던 북베트남을 염두에 두었을 때 '반공 연합'이라는 비난은 피하는 것이 현명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라쟈라트남에 의하면 ASEAN의 성공은 당초의 느슨하고 소극적인 조직 형태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애매한 당초의 설립 목적이나 소극적인 조직 형태는 ASEAN의 회원국들로 하여금 여러 사안에 대해 협의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도록 만들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그때까지 소원했던 각국의 정부 관계자들의 관계도 보다 친밀해지게 되었다. 경제 운영에 대해서는 브레인 역할을 담당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ASEAN의 각국은 경제 발전과 산업 진흥에 주력하였고 지역 외 나라에도 경제, 기술력, 활력까지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ASEAN 자체 내 지역 내 협력도 진전되었다. 경제 통합과 공동체를 지향하는 ASEAN의 일체감은 그 후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EC 등의 지역 외 나라와의 정기적인 대화 관계로 이어졌다.

 

 

흔치 않은 성공 사례가 될 정도로 발전한 지역 협력 조직 ASEAN의 미래는, 과거에 적대 관계에 있던 지역 내의 이질적인 나라들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그것을 바탕으로 어떠한 새로운 협력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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