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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보다 실리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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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thless Ivy League? / Robert J. Samuelson 객원 칼럼니스트

 


경제적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명문대 졸업보다 개인의 능력


미국사회는 非명문대 출신이라도 유능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선호

 



대학 진학이 경제적 성공에 필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대학 명성과 성공 정도가 비례하며, 예일大나 스탠퍼드大를 다니는 것은 예를 들어 애리조나 주립大를 다니는 것보다 낫고, 같은 능력을 가졌어도 명문대를 나오면 돈을 더 많이 번다는 것이다. 더 나은 연줄, 명석한 급우들, 어려운 교과과정이나 훌륭한 교수진이 보너스로 작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내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모들의 두려움은 입시를 위한 각종 안내서와 상담소, 사설학원의 폭발적인 성장을 부추겼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버드大나 듀크大 같은 명문을 다닌다고 자동적으로 더 나은 직업과 더 높은 급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개 명문대 졸업생은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누린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타고난 능력 덕분이다. 이런 학생들은 지명도가 낮은 대학을 선택했더라도 평균적으로 그만큼은 잘 살 수 있다. 결론은 엘리트의 상징인 아이비 리그가 갖는 상대적인 이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학이 학생들의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성공을 만들어낸다. 그런 학생들이 결국 학교 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 증거가 프린스턴大의 경제학자 앨런 크루거와 앤드루 W. 멜론 재단의 연구원 스테이시 버그 데일의 새로운 연구에서 나왔다. 기존의 연구 결과는 타고난 능력보다 명문대 진학여부가 졸업생들의 수입을 좌우한다는 것이었다. 학교들 간 SAT(대학진학적성시험)점수 1백 점 차마다 3∼7%의 수입 격차가 났다.

그러나 데일과 크루거는 이런 미미한 프리미엄도 통계적인 오류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보다 나은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느 대학을 다니더라도 더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요인들은 취업시장에서도 보상받을 가능성이 있다. 규율·상상력·성취욕·끈기·성숙도, 그리고 어떤 특출한 능력이 바로 그런 요인들이다. 입학사정 담당관은 인터뷰나 지원자가 이수한 과정의 난이도(평균 성적이 아닌)로부터 그런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연구는 그런 요인들을 고려하지 못했다.

 



그런 요인을 감안하기 위해 데일과 크루거는 34개 대학의 76년 입학생들을 조사했다. SAT 점수가 가장 높은 예일大·브린 모어大·스와스모어大를 비롯, 점수가 가장 낮은 펜실베이니아 주립大·데니슨大까지 대상으로 삼았다. SAT 점수 최상위 대학과 최하위 대학의 점수차는 약 2백 점이었다. 데일과 크루거는 학생들의 졸업 후 수입은 물론 어느 대학이 이들을 받아들였고 어느 대학이 탈락시켰는지도 조사했다. 95년에 이르자 남자 졸업생들은 평균 8만9천26달러, 여자 졸업생들은 7만6천8백59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 다음 그들은 같은(또는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 입학시킨 학생들과 탈락시킨 학생들을 비교해 보았다. 입학사정 담당관이 성숙도에서 야망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인 특성에 대해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비슷한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비슷한 강점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뒤 데일과 크루거는 그 학생들이 다닌 대학과는 상관없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수입을 비교했다. 차이는 없었다.

그에 대한 설명은 어쩌면 간단할 수도 있다. 대개 학생들은 마음만 먹으면 어느 대학에서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데일과 크루거는 “非명문대의 우수 학생은 같이 공부할 다른 우수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마찬가지로 명문대에도 능력이 모자라거나 게으른 사람은 있다. 사회진출 초기 몇 년 간은 출신대학이 중요하다. 회사는 신입사원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기 때문에 아이비 리그의 ‘빛나는 졸업장’은 상당한 이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진정한 능력이 더 중요하다. 회사는 명문대 출신의 무능한 사원보다는 非명문대 출신의 유능한 사원을 선호한다.

학생이 명문대가 제공하는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명문대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보다는 학생들 자신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 교훈은 사회 전반에도 적용된다. 미국은 사회 병폐의 치유 수단으로 대학 교육을 홍보해 왔다. 사회에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문제가 된다는 생각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고, 대졸 출신이 고졸 출신보다 훨씬 많은 봉급을 받기 때문에 수입을 올려주기 위해 더 많은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 식이다.

그 결과 미국의 고교 졸업생중 약 4분의 3이 대학(전문대 포함)에 진학하고 있다. 그러나 그중 절반 이상이 졸업하지 못한다. 누가 끝까지 학업을 마치는 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美 교육부의 수석 연구원 클리퍼드 아델만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 고교 교과과정의 난이도라고 지적했다. 어려운 교과과정은 순수한 지식·기술의 전수 외에도 그 과정을 완수하는데 따르는 경험과 자신감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교 과정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난이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런 시기에 있는 10대에게 규율·수완·책임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어떻게 전수할 수 있을까. 부모들이나 사회 전체가 매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그 대답이 자명하다면 우리는 이미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 진학이 그 대답으로 가는 지름길은 결코 아니다. 하버드大 같은 명문이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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