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창고

장 자크 루소의『인간 불평등 기원론』

by 처사21
728x90
반응형

장 자크 루소의『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18세기에 쓰여졌다. 이 책은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사회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한 탁월한 고전 중의 하나이다. 전세계적으로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냉전의 상태, 그리고 멈추지 않는 인종 분규와 민족 전쟁의 내전 등을 경험한 지금의 20세기 막바지에, 우리는 새삼스럽게 다시 이 책을 다시 읽어볼 필요를 느낀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이 탐구하고 있는 주제는 인간이 불평등하게 된 기원을 사회 구조 속에서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 아래 루소는 이 책을 '자연 상태'를 서술하는 1부와, '사회 상태'를 비교하는 2부로 나누어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루소가 이 책에서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사회 상태의 야만성,' 즉 불평등과 부자유는 오늘날 우리가 매일의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명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그의 비판에 귀기울여야 한다.

 

 

장 자크 루소(1712년~1778년)

 

루소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국가인 쥐네브에서 출생했다. 그는 태어난 지 열흘만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고모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 10살 이후로는 고향을 떠나 방랑하게 되었다. 그의 방랑은 20대의 행복하지만 짧았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일생동안 지속되었다. 그가 저술한 책들, 즉 인간이란 자연적 존재로서의 ''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을 모두 갖고 있는 존재임을 밝힌 인간 불평등 기원론과 민주주의의 성서(聖書)의 하나가 된 사회계약론, 그리고 자연주의 교육의 성서라 불리는 에밀등은 그가 생존하는 동안 유럽의 지식인 사회를 뒤흔들었으며 루소의 이름은 동시대의 다른 모든 사상가를 압도했다.

 

루소의 사상은 당시에는 급진적이라고 평가되었다. 그가 각국 정부의 탄압을 받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오늘날 그는 근대 정신을 개척한 사상가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역사적 존재다.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가장 생명이 긴 작품의 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시종일관 인간의 '자유'를 추구하였으며, 자유를 손상시키는 악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한 힘든 작업에 전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뚜렷한 목표가 내재되어 있었기에 그의 사상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기초가 될 수 있었다.

 

 

저술의 시대적 배경

 

루소가 태어나고 활동한 18세기는 계몽주의 사상이 대두한 시대다. 당시에는 ''의 문제가 철학의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졌다. 계몽주의는 인간을 불안하고 불완전하며 '원죄'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파악하는 기독교에 대한 반발의 산물이었다. 때문에 인간이 짊어져야 하는 악이 어디에서부터 기원되었는지를 종교적 가르침과는 다른 방식으로 탐구하였다. 루소는 다른 사상가들과는 달리 악의 문제를 순수한 철학적 관점에서 취급하지 않았다. 그의 천재성은 이를 현실 생활과 사회의 문제로 파악했다. 특히 그는 사회 제도나 정치에서 악의 근원을 찾았다. 그는 인위적이며 타락한 인간 사회를 부정하고, 인간이 각기 독립된 존재로서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살았던 '자연 상태'를 이상적인 사회로 간주하는 사상을 전개하였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이러한 자연 사상을 논술한 것으로써 그의 모든 사상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 주요 내용

 

자연 상태에 있는 '자연인'들은 평등하고 행복한 관계를 이루었다. 루소는 자연인에게는 대인적, 대사회적 관계에 의해 생기는 부정과 악 등이 존재하지 않고, 단지 자기 보존의 충동과 연민의 감정만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자기 존재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의미하는 '자기애(自己愛)'가 인간애의 원천이 된다. 다른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연민의 정은 자기애가 발전된 결과다. 이러한 감정을 토대로 자연인들은 서로 존중하며 평등한 삶을 살아나갈 수 있었다.

 

사회 상태에서 나타나는 부의 불평등이 모든 인간적, 사회적 불평등의 근원이다. 현재의 인간에게는 자연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불평등은 인간에게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인간 정신의 발전과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루소는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사회 상태로의 이행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어떤 토지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것은 내 것이다'하고 선언하는 일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대로 믿을 만큼 단순한 사람들을 발견한 최초의 사람이 정치사회(국가)의 참된 창립자였다." 루소는 토지 소유권과 사유 재산권이 확립되고 이를 공고화시키는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인간의 사회적 불평등이 굳어졌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다음의 짧은 글에서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도대체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 간에 어떠한 종속 관계의 속박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불평등의 네 가지 기준(, 사회적 지위 혹은 신분, 권력, 개인적 가치)을 제시한다. 다른 세 가지 기준이 모두 ''에 귀착된다는 점을 통찰함으로써 부의 불평등이 모든 불평등의 기원이라는 점을 밝혀주고 있다. 현존하는 사회 세계처럼 소유권이 확립된 곳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지배한다. 따라서 인간이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다. 그 속에서는 약간의 자연적인 불평등, 즉 지식, 용기, 힘 등에 있어서의 미미한 차이가 인간 제도의 불평등으로 인해 증폭된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가난한 사람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으며, 좀더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더 많은 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동기인 장래의 희망과 꿈조차도 그러한 환경과 무관할 수 없다. 때문에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은 최종적으로 어떤 것으로도 메울 수 없을 만큼의 간격을 드러내게 된다.

 

사회적 불평등은 자연적이지 않으며 정당하지도 않다. 루소는 사회 상태에서 이룩된 사유제가 가져온 최초의 효과는 사람들 간에 경쟁 의식과 대항 의식, 이해 관계를 대립시킴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욕망을 증폭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욕망에 의해 촉발되는 인간들간의 대립이 불평등을 가속시키며 불평등은 다시 사회의 무질서를 초래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 결과 인간은 사회 상태의 무질서로부터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위정자들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사회 상태의 사람들은 "서로간에 해결할 사건이 너무 많아 중재자 없이는 안되었고, 또 강한 욕망과 야심이 지나치게 많아 오랫동안 주인 없이는 안되었던 것이다" 즉 루소는 인간을 속박과 억압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마련된 당시의 정치 제도가 애초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인간들 간의 불평등에 기초해 있다고 보았다. 동시에 그 불평등을 확대, 증폭시키는 부정의한 제도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728x90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독서창고

처사21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