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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예상문제, 분석, 예시답안2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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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예상문제, 분석, 예시답안1

 

다음 제시문은 나무 심는 일을 정치 원리에 비유하여 관리들에게 깨우침을 주고 있는 글이다. 이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나무 심기의 교훈을 교육 영역에 적용하여, 우리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교훈의 현대적 의의를 정당화해 보시오. (글의 분량은 1500자 안팎)

 

곽탁타(郭橐駝)는 원래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곱사병을 앓아 등이 우뚝 솟아 구부리고 다니기 때문에 낙타와 비슷한 점이 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타()라고 불렀다. 타는 그 말을 듣고 참 좋은데, 이름이 나한테 꼭 맞는군이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탁타라고 하였다.

 

타는 나무 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모든 장안의 세도가와 부자들 및 정원을 관상하며 노는 사람들과 과실을 파는 사람들이 모두 다투어 그를 맞이하여 나무를 키우고 돌보게 하려 했다. 타가 심은 나무를 보면 간혹 옮겨 심어도 살지 않는 것이 없었고 무성히 잘 자라서 빨리 열매가 많이 열렸다. 나무 심는 다른 자들이 비록 몰래 엿보고 모방하여도 같게 할 수는 없었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 탁타가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의 천성을 잘 따르고 그 본성을 다하게 하기 때문이죠. 모든 나무의 본성은, 그 뿌리는 뻗어 나가기를 바라고, 그 북돋움은 고르기를 바라며, 그 흙은 본래의 것이기를 바라고, 그 다짐에는 빈틈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나면 건드려서도 안 되고 걱정해서도 안 되며 떠나가서 다시 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에 심을 때는 자식 돌보듯 하지만 심고 나서는 내버린 듯이 합니다. 그래서 그 천성이 온전해지고 그 본성이 얻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무의 자람을 방해하지 않을 따름이지 나무를 크고 무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의 열매맺음을 억제하고 감소시키지 않을 따름이지 열매를 일찍 많이 열리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무 심는 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뿌리는 구부러지고 흙은 다른 것으로 바뀌며, 그것을 북돋움에는 지나치지 않으면 모자랍니다. 또한 이와 반대로 할 수 있는 자도 있으나, 그것을 사랑함에 지나치게 은혜롭고, 그것을 걱정함에 지나치게 부지런합니다. 아침에 보고 저녁에 어루만지며 이미 떠난 후에 다시 와서 돌보지요. 심한 자는 그 껍질을 긁어서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시험해 보고, 그 뿌리를 흔들어서 심어진 상태가 성긴지 빽빽한지를 봅니다. 그래서 나무의 본성에서 날로 멀어지는 거지요. 비록 그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해치는 겁니다. 비록 그것을 걱정한다 하지만 사실은 나무와 원수가 되는 거지요. 그러므로 나와 같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내가 그밖에 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묻는 자가 말하기를 그대의 도()를 관청의 일을 다루는 것에 옮겨 보면 괜찮겠소?”하니, 타가 말하였다. “나는 나무 심는 것만을 알 뿐이지, 다스리는 것은 나의 본업이 아니지요.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고을의 관청 어른된는 분을 보니 명령을 번거롭게 하기를 좋아하더군요. 백성을 매우 사람하는 듯하지만 마침내 그들에게 화()를 입힙니다. 아침 저녁으로 관리가 와서 이렇게 소리칩니다. ‘관에서 경작을 재촉하고 씨뿌리기에 힘쓰게 하고 수확을 감독하라고 명령하셨다. 빨리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빨리 실로 옷감을 짜라. 너희들의 자식을 잘 키우고, 너희들의 돼지와 닭을 잘 길러라!’ 그러면서 북을 울려 백성들을 모으고 딱때기를 두드려 그들을 소집합니다. 우리 소인배들은 아침 저녁으로 음식을 갖추어 가지고 관리들을 위로하기에도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우리들의 삶을 번성케 하고, 우리들을 본성을 편하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병들고 게을러집니다. 이와 같으니 나의 직업과 또한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까요?”

 

묻는 자가 기뻐하며 말하였다. “아주 훌륭합니다. 나는 나무 키우는 것을 물었다가 사람 돌보는 방법까지 터득하였습니다. 그 일을 전하여서 관의 경계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문제 분석 1]

 

이 문제에서 출제자는 나무 심기의 교훈을 교육 영역에 적용하여, 우리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교훈의 현대적 의의를 정당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쓰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제시문에서 교육과 관련하여 나무 심기의 교훈을 적절한 형태로 추출해 내는 일이다. 제시문을 읽어 보면 그 교훈을 읽어내기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무를 가꿀 때 나무의 본성을 존중하여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돌봐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교훈을 교육 영역에 적용해 보면, ‘사람을 교육할 때는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존중하여 그 특성과 자질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정도가 될 것이다. (논제를 어떻게 정리하는가는 학생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날 수 있으나, 그 기본 의미가 제시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상관 없다.)

 

문제는 그러한 교육 원리를 통해 우리의 교육 현실을 비판적으로 진단하고 동시에 그 원리의 현대적 의의를 정당화하는 데 있다. 글의 전체 내용은 어디까지나 이 두 가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먼저 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자. 이 점과 관련하여 제시문에서는 심한 자는 그 껍질을 긁어서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시험해 보고, 그 뿌리를 흔들어서 심어진 상태가 성긴지 빽빽한지를 봅니다. 그래서 나무의 본성에서 날로 멀어지는 거지요. 비록 그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해치는 겁니다.”라고 힌트를 주고 있다. 다시 말해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우리의 교육 현실은 개개인의 개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 비판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의 요구 사항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개성 중시 교육의 현대적 의의를 정당화하라는 것은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존중하는 교육이 현대 사회에서 왜 필요한가, 또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라고 풀어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 현실 비판을 적절히 해 낼 수 있으면 정당화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민주주의와 다원주의가 보편적 원리로 정착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개성과 창조성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사회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걸맞는 교육은 저마다의 적성과 소질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개인들을 길러내는 데 최고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 과거의 봉건제 사회나 군사 독재 시절과 같이 획일적인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데 치중하던 교육은 이제 더 이상 발붙일 여지가 없는 것이다.

 

글의 구성에 대하여

 

문제 분석과 아울러 주요 논점에 대한 구상이 끝났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차례다. 여기서는 글의 전체 논지를 어떻게 짜임새 있게 전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컨대 서론은 어떤 내용으로 쓰고, 본론은 몇 단락으로 나누어 어떤 흐름으로 써 나갈 것이며, 또 결론은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미리 점검하여 전체 개요를 짜야 한다. 다음 개요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참고하기 바란다.

 

I. 서론 : 제시문에 나오는 나무 심기의 교훈을 정리한 다음, 이 교훈이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해 던져주는 의의가 자못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II. 본론 :

첫 번째 단락 󰠏󰠏 나무 심기의 교훈을 교육에 적용할 때 어떤 교육 원리가 도출될 수 있는지 정리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는 이러한 교육 원리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두 번째 단락 󰠏󰠏 우리의 가정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 (예컨대 아동 과잉 보호나 유행에 휩쓸리는 교육 방식은 자녀의 관심과 능력보다는부모의 욕심이나 경쟁 의식이 우선시되는 잘못된 태도라는 점을 부각 시킨다.)

세 번째 단락 󰠏󰠏 우리의 학교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 (여기서는 학생 개개인의 인성과 적성을 무시한 채 오로지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갖가지 폐해를 지적한다.)

 

III. 결론 : 현대 사회에서 나무 심기의 교훈이 교육 원리로서 갖고 있는 의의에 대한 강조.

 

[예시 답안 1]

 

흔히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만큼 교육은 중요한 일이면서도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중요성은 잘 알면서도 정작 바람직한 교육 방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대부분 교육 문제를 오로지 교육자의 문제로 간주하는 데서 생겨난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피교육자를 그저 백지(白紙)와 같은 상태로 보고, 교육 문제란 교육자가 그 백지 위에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가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시문에 나오는 나무 심기의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나무든 간에 훌륭한 상태로 키우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그 나무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를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원리를 무시하고서는 결코 좋은 나무와 꽃과 열매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도 꼭 마찬가지다. 교육자는 마땅히 교육받는 자가 어떤 소질과 능력을 갖고 있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은 바로 그러한 소질과 능력을 제대로 발현시키기 위한 조건과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이 점에서 교육은 공작(工作)과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공작에서는 만드는 자의 계획과 목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소재를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공작자의 계획과 목표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은 그와 다르다. 교육 과정에서는 교육자 자신이 무엇을 바라고 기대하는가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다. 왜냐 하면 교육받는 사람이 교육자의 계획과 목표에 앞서서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육자의 계획과 목표는 어디까지나 피교육자의 자질과 특성에 따라 설정되어야 하며, 교육 내용과 과정도 그에 따라 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이러한 원리가 지켜지고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가정에서건 학교에서건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특성과 자질을 제대로 시험해 보기도 전에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이 학원, 저 학원을 옮겨다니기 바쁘다. 청소년기에 이르서도 자신의 능력과 소질과 무관하게 인문계 고등 학교나 대학 진학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학교는 학교대로 획일적인 교과 내용으로 마치 공장에서 상품을 제조해 내듯 몰개성적인 학생들을 대량 배출해 내고 있다. 우리 나라의 대다수 학생들이 10년이 넘는 장기간의 학교 교육을 받고 나서도 자신의 진정한 개성과 소질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교육은 교육이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공작에 가깝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인격체로 대접받기보다는 외부의 손길에 의해 일방적으로 가공되어야 할 일개 사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을 기대하기란 우물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제시문에 나오는 나무 심기의 교훈은 우리에게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진리를 깨우쳐 주고 있다. 개인의 능력과 소질을 무시한 타율적 교육 방식은 결코 그를 돕는 것이 아니라 해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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