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주제별 특강 10 - 대중문화의 겉과 속
by 처사21▣ 주제별 특강 10 - 대중문화의 겉과 속
다음 중 (가)글은 마르쿠제의『일차원적 인간』의 일부이고, (나)글은 신영복의『더불어 숲』에서 발췌한 글이다. (가)글은 현대사회의 대중문화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글을 잘 읽고, 첫째, (가)글의 저자가 어떤 점에서 대중문화를 비판하고 있는지 (나)글을 참고하여 서술하고, 둘째, 그러한 비판적 관점에서 제시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일지 논리적으로 추론하라.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라.
(가) 현대의 새로운 특징은 고급문화의 반항적·이질적·초월적인 요소-고급문화를 현실의 ‘또 하나의 차원’으로 삼고 있던 요소-를 말살함으로써 문화와 사회적 현실간의 대립 항쟁을 일소한다는 점에 있다.
…(중략)…
사람들은 광고와 정당 강령이 반드시 옳지도 않고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거나 느끼면서, 그래도 그것을 듣거나 읽고 때로는 그것에 이끌리기도 한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전통적, 가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들의 정신적인 양식의 일부로 삼는다. 매스컴이 예술, 정치, 종교, 철학 등과 상업을 조화스럽게, 때로는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함께 뒤섞으면, 매스컴은 이들 문화영역에서 공통점-즉 상품형태-을 뽑아내는 것이다. 혼의 음악은 판매술의 음악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진실의 가치가 아니고 교환가치이다. 현상의 합리성은 이 교환가치에 결집하고 모든 이질의 합리성은 그 지배 아래 놓인다.
자유, 완성 등의 심원한 말들이 선거운동 중인 지도자와 정치가들에 의해 영화나 라디오, 텔레비젼에서 발언되면, 그 말은 의미 없는 소리로 변질되고 선전, 상업, 수양, 기분전환의 문맥으로만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동화(同化)’는 이상이 능가한 정도를 증명한다. 이상은 영혼, 정신 또는 내면적 인간의 승화된 영역에서 끌어내려져 조작적인 용어와 문체로 번역된다. 여기에 대중문화의 ‘진보적’ 요소가 있다. 이 도착(倒錯)이 제시하는 것은 선진 산업사회가 이상의 물질화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 사회의 잠재 능력은 인간의 조건이 표현되고 이상화되고 고발되는 승화된 영역을 점차 감소시키고 있다. 고급문화는 물질문화의 일부가 되고, 이와 같이 변형됨으로써 그 진리의 대부분을 상실한다.
- 마르쿠제『일차원적 인간』중에서
(나) 파리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누리게 되는 것은, 이처럼 언제나 기존의 관습과 관성을 일상적으로 뛰어넘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惰性)이라는 사실입니다. 타성은 우리가 그것이 억압이나 구속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그것은 견고한 무쇠방입니다.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감성이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 복무해야 할 목적이나 예술이 수행하는 기능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전에, 예술은 개인과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에너지를 열어주는 해방적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방이야말로 예술의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용과 다양성은 그런 점에서 예술의 전제이며 예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인간을 예술화하고 사회를 예술화하는 미래적 과제는 무엇보다 먼저 해방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진부한 틀에서 해방하고 완고한 가치로부터 해방하는 과제입니다. 나는 파리의 패션이나 쇼윈도의 디스플레이를 감히 예술이라고 부르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술관에 소중히 전시되고 있는 명작들에 이르러서도 그것이 우리를 어떤 미적 타성에 가두는 것이라면 이미 예술 본연의 모습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많은 천재들이 태어난 프랑스의 19세기를 예술의 세기라 하는 까닭도 바로 이 19세기가 해방의 세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세 교회의 페트런십에 갇혀 있던 예술혼이 드넓은 광장으로 걸어나온 프랑스 혁명의 세기였기 때문입니다. 미술관의 대명사인 루브르가 곧 혁명의 소산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혁명은 그 사회의 모든 닫힌 공간을 열어주고 잠긴 목소리를 틔워주는 격변의 경험을 사회에 안겨줍니다. 이것이 파리를 예술과 사상의 도시로 태어나게 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오늘의 파리는 비단 예술에 대한 모색뿐만 아니라 서구 자본주의를 끊임없이 반성하는 수많은 담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성과 회의는 그 바탕에 있어서 파리가 갖고 있는 예술혼의 발로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예술은 결국 인간과 세계 사이의 깊이 있는 관련을 추구하는 것이며, 어떠한 미래와도 연결될 수 있는 ‘소통방향’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신영복, 『더불어 숲』중에서
<유의 사항>
1. 글의 논리적 연결성에 유의할 것.
2. 한편의 독립된 글이 되도록 할 것.
3.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논제 분석】
1. 출제 의도 파악
(가)의 제시문을 읽어보면 마르쿠제는 대중문화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대중문화를 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지, (나)에 나오는 예술의 가치와 비교함으로써 비판의 근거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문제는 먼저 (가)글을 통해 마르쿠제의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논점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써 <예술의 가치와 잠재력의 개발>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 된다.
2. 논제 정리
(가)글의 대중문화 비판은, (나)글에서 표현된 예술의 ‘해방적 잠재력’, 즉 현실의 통제와 불합리를 비판함으로써 그것에 저항하는 기능을 대중문화가 가지지 못하는데 근거한다. 대중문화와 매체는 수용자의 비판의식과 성찰의 힘을 마비시킴으로써, 정치적 조작과 통제의 역할을 새롭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은, 현대의 통제적 문화 속에서 예술의 비판적, 해방적 역할을 복구하는 것이다.
3. 제시문들을 통해 마르쿠제의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정리해 보자.
먼저 (가) 제시문을 보면, 마르쿠제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구분하고 있다. 그는 고급문화, 즉 예술이 가지고 있던 반항적(현실에 쉽게 안주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이고 진부한 틀로부터의 해방적인 요소들을 대중문화나 매체가 말소해 버린다는 점에 대해 비판적이다. 즉 대중문화의 속성은, 현실에 대한 비판이나 자유에 대한 메시지조차도 상업적인 것으로 만들고 상품화된 것으로 대량생산한다는 것이다. 예술이 추구하던 진리나 이상들 또한 대중문화 속에 편입됨으로써, 그 진정한 의미보다는 하나의 이미지나 멋으로써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개인이 되기보다는 조작되고, 길들여져 자신이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우매한 대중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마르쿠제의 주된 비판점이다.
4. 그에 대한 대안으로써 <대중매체 시대의 예술의 역할>에 대해 정리해보자.
(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술의 본질은 인간과 사회의 해방적 잠재력의 발산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억압과 길들여짐, 진부한 것, 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혼인 것이다. 그것은 자기완성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시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창작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세계의 깊이 있는 관련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은 개성적이면서도 보편성을 띠고, 한 시대를 뛰어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예술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본질적 잠재력은 대중문화 시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에서 마르쿠제가 비판하고 있듯 대중문화가 가지고 있는 획일성과 저속성, 체제순응적 경향 등의 한계점들을 예술의 본질적 속성들로써 극복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가진 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5. 이에 대하여 자신의 찬반 견해를 정리해 정리해 보자.
먼저 글쓴이의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 대해 자신의 찬, 반 견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글쓴이와 마찬가지로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면, 그 근거를 글쓴이와 마찬가지로 예술과 비교해서 찾는 것이 옳은지, 또 예술적 가치가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써 볼 수 있다. 또한 대중문화의 비판적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대중문화의 어떤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킬 것인지를 중심적으로 생각해야할 것이다. 그 외에도 제 3의 입장으로, 대중문화와 예술의 구분자체를 문제시하는 입장도 가능할 것이다. 어떤 입장이든 자신의 주장에 대한 분명한 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6. 개요작성
▶서론 : 대중문화에 대한 상반된 시각
▶본론
① 마르쿠제의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그 근거
② 대안으로써 대중문화 시대 예술의 역할
③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
▶결론 : 요약 및 재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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