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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통해 본 미래 사회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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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통해 본 미래 사회

 

 

최성우

21세기를 맞이하여 미래 사회의 전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미래 사회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전망은 자연과학자나 공학자, 혹은 사회학자, 경제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못지않게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예측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사람들은 바로 공상 과학(Scientific Fiction) 작가들이다. 따라서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미래 사회를 성찰해 보고, 인간의 상상력이 어떻게 현실화되어 왔는지를 살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미래 사회의 성찰의 의미

SF 소설이나 영화가 보는 미래는 여러 가지 모습이 교차하고 있다. 과학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힘입어 갖가지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의 혜택으로 더욱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기대가 섞인 낙관적인 견해가 있는가 하면, 기계에 의한 인간의 지배 혹은 핵전쟁이나 기타 재난에 의한 인류 멸망 등 비관적인 전망들도 적지 않다. -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

낙관적인 전망의 대표적인 작가로 아이작 아시모프를 들 수 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로봇은 모두 지루하고 힘들고 위험한 일들을 대신해 주는, 인간의 충실한 하인이거나 친구이다. 그의 유명한 연작 소설 「파운데이션」에서는 사람들이 우주 공간을 자유 자재로 여행하며, 초현대 문명을 갖춘 엄청난 규모의 대제국이 은하계 전체에 걸쳐 끝없이 펼쳐진다. SF 작가는 아니지만 「제3의 물결」, 「미래의 충격」 등을 통해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를 예견하고 날카롭게 분석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역시 현재와 미래의 과학 기술과 인류 문명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다. - 낙관적인 전망의 예

그러나 비관적이고 끔찍한 미래를 그린 작가들도 적지 않다. 그 중 고전적인 것은 아마도 조지 오웰의 「1984」일 것이다. 미래 사회는 ‘빅 브라더’라는 독재자에 의해 지배되는 전체주의 사회이며 컴퓨터와 같은 첨단 기술이 인간을 억압하는 데에 쓰인다.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작인 「멋진 신세계」 역시 문명과 과학을 신랄하게 풍자한 디스토피아[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 소설로 유명하다. - 비관적인 전망의 예1

아무래도 미래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모습을 그린 작가는 ‘사이버 펑크[컴퓨터가 지배하는 환경을 배경으로 현세적이고 반문화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들]’의 원조라 불리는 윌리엄 깁슨일 것이다. 그가 1984년에 선보인 「뉴로맨서」는 오늘날 일상 용어가 되어 버린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단어를 처음 등장시키면서 인터넷과 컴퓨터 정보화 사회가 낳을 새로운 사회상을 예리하게 전망하고 있으나, 지극히 끔찍하고 우울한 자화상을 보여 준다. 컴퓨터 칩을 인간의 뇌에 이식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사이버 스페이스는 거대한 컴퓨터 망에 연결되어 어떤 다국적 기업에 의해 지배되며, 해커들이 정체 불명의 상대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 비관적인 전망의 예2

그 동안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 SF 영화들도 대부분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묘사하고 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서기 2019년의 로스엔젤레스는 언제나 밤처럼 어두컴컴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이며, 도시는 온통 대기 오염 상태여서 항상 산성비가 내린다. <터미네이터>에서 사람들은 핵전쟁의 폐허 위에서 다시 기계와 컴퓨터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여야만 한다. <토탈 리콜>에서는 3차원 입체 영상 홀로그래피[(hlography) : 레이저 광선을 써서 입체상(立體像)을 공간에 재생하는 기술. 또는 그 방법.]와 가상 현실이라는 멋진 첨단 기술에도 불구하고 미래 사회는 여전히 어둡고 암울하다. 역시 가상 현실이 등장하는 <매트릭스>에서는 인간이 기계의 지배를 받는 정도가 아니라,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인공 지능 컴퓨터가 만들어낸 인공 자궁 안에 갇혀 그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리고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 당하여 기억마저 그들에 의해 입력되거나 삭제되는 등 철저한 통제를 받는다. - 비관적인 전망의 예3

SF에 등장하는 갖가지 과학 기술들이 긍정적인 쪽으로든 부정적인 쪽으로든 현실화된다고 해서 SF의 역할이 꼭 미래의 첨단 과학 기술을 예측하는 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도리어 미래의 사회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아울러, 과학과 인간의 존재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아가는 데에 SF의 진정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두렵고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상당수 공상 과학물들이 과학 기술의 잘못된 이용에 대해 경고를 내리는 것도 좋으나, 이것이 과학 기술의 발전 자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맹목적인 거부감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미래 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드느냐, 디스토피아로 만드느냐는 과학 기술을 다루는 주체인 인간의 손[어떤 사람의 영향력이나 권한이 미치는 범위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SF의 진정한 의의와 인간의 자세

공상 과학 소설과 영화를 통해 본 미래 사회에 대한 글로 공상 과학 영화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미래 사회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입장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입장을 소개한 후, 공상 과학 영화 속에서 그려진 사회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공상 과학 영화의 역할은 미래의 사회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아울러 과학과 인간의 존재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임을 밝히고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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