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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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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N.D. 뉴엘

생명의 화학적 균일성

화학에서 제시하는 많은 증거에 의하면 모든 생물 군은 각자 독자적으로 생겼다기보다는 유전에 의해 상호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생물의 조직에 있어서 거의 99%에 이르는 구성 원소가 92개의 원소 가운데 단지 6가지 원소, 즉 산소 70%, 탄소 18%, 수소 10.5%, 질소 0.3%, 유황 0.05%, 인 0.04% 등만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들 원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탄소로서, 탄소 화합물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매우 탁월하다. 탄소와 생명 사이의 연계는 특히 주목할 만한데, 단순한 탄소 화합물이 함께 모여 매우 길고 복잡한 고분자를 형성한다. 이들은 실험실에서도 인공적으로도 만들 수 있으나 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는 교묘한 차이가 있다.

1세기 훨씬 전에 파스퇴르는 탄소 분자들이 비대칭이고, 일부는 좌측으로〔Lisomers〕, 다른 것은 우측으로〔Disomers〕꼬여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두 가지는 화학적으로는 동일하지만 통과된 광선으로 보면 구별된다. 이 두 가지 형태의 탄소 분자는, 무기적(無機的) 기원을 가진 탄소 화합물에서는 같은 비율로 나타나 광학적으로 비활성이다. 반면, 유기적(有機的) 기원을 가진 탄소 화합물은 대부분 한 가지 이성질체(異性質體,isomer)로만 구성되어 광학적으로 활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생물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인 단백질은 모두 L 이성질체로 구성되어 있다. 생물이 죽은 뒤에 이들 이성질체는 수천 년이 지나면 광학적 비활성으로 된다. 이러한 비활성화는 지질 연대를 계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어느 대칭성이나 특별히 유리한 것이 아니므로 대칭성의 선택은 생명 초기에 임의로 결정되어 유전된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 밖에 세포의 거대분자와 상호 작용하는 화학 원소 가운데서 중요한 것은 세포와 체액 속에 들어 있는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염소 등이다. 이들 5개 원소가 특별히 흥미 있는 것은 인간·어류·갑각류와 같은 서로 다른 생물 속에 들어 있는 이들 원소의 상대적인 비율이 놀랍게도 일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수에서도 거의 같은 비율을 보인다. 따라서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관련성이 이 생물들이 바다에 살던 조상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

모든 생물의 기본단위는 세포이다. 세포는 본질적으로 여러 가지의 생명 과정이 수행되는 화학 공장이다. 박테리아와 원생 생물은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나 성인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모도 하나의 세포였는데, 계속 분열하여 생긴 것이다. 즉 이 하나의 원세포(原細胞)는 수정란으로서 부모가 그들의 유전에 공동으로 기여한 것이다. 살아 있는 세포들은 기본 계획에 따라 공통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근본적인 동일성을 혈족 관계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창조론 자들은 이것을 신의 계획에 대한 증거로 본다. 모든 세포의 근본적인 성질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세포의 크기와 외형에 있어서는 각기 크게 다르다. 다세포 생물에서 근육이나 신경과 같은 독특한 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들은 특수화되어 있다. 모든 생물에 있어서 세포들은 같은 방법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세포들은 주위에서 들어온 원 물질(raw material)을 동화시켜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화합물을 만든다. 세포들은 그들의 유전자가 지시하는 데 따라 때가 되면 분열하고 정해진 방법으로 성장하여 꽃이나 나무 또는 아름다운 소녀로도 되는 것이다.

 

세포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단순한 원핵(原核)세포(박테리아에서 볼 수 있는)로서 핵이 없으면 독특한 세포기관들도 없다. 고등 생물들은 보다 정교한 세포 기관들을 내부에 갖고 있다. 이 세포 기관들은 모두 독특한 기능을 갖는데, 이들 가운데 하나로부터 화학물질인 ATP(동물이나 식물 모두에게 같다)가 에너지의 전환자로서 생산된다.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세포 기관들은 화학자들에게 특히 흥미가 있다. 이들은 둘 다 그들 자신의 유전자 체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체제는 그들이 그 안에서 작용하는 세포와는 다르다. 이들 체제는 초기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의 분열에서 생기는데 여러 가지 점에서 독립적인 미생물과 유사하다. 생물학자들은 이들이 영구적인 공생(共 生,symbiosis)으로 진핵 세포 속에 포함되기 전 박테리아와 같이 오래 전에 생겼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것의 발견은 생명의 역사에서 하나의 거대한 창조적 진보였다.

 

비슷한 추론이 원생 생물과 다세포 생물의 세포에 있는 섬모에도 적용된다. 섬모와 편모는 채찍 모양의 가는 세포발로서 모두 동일한 기본 구조를 갖는다. 각각의 섬모는 축 방향의 두 소관(tubules) 주위에 고리 모양으로 둘러싼 아홉 쌍의 미세 소관들(microtubules)로 구성되어 있다.

 

이 놀라운 구조는 인간과 그 밖의 동물의 기관(氣管), 해면 동물의 펌핑(pumping)세포, 미생물과 정자의 헤엄치는 기관, 그리고 모든 동물계에 나타나는 점막 세포 등에서 볼 수 있다.

 

전자 현미경이 발명되기 전에는 섬모를 세포의 구성 요소로서 생각하였다. 그러나 현대적인 연구에 의하면 이들 섬모는 스피로헤타 박테리아와 유사하고 다세포 생물이 나타나기 이전 초기 생명의 역사에서 얻어진 진핵 세포와 함께 이들 박테리아의 공생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전 기구

유전의 성질과 기구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지적인 성취 중의 하나이다. 수천 년 동안 동식물을 사육해 본 경험에 의해 사람은 일반적으로 ‘콩 심은 데 콩 난다’, 즉 조상의 특성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후손은 그의 부모와 차이가 있는데, 바로 이 점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동식물을 사육하는 동안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유전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는 구(舊) 체코슬로바키아에 속해 있는 브르노 시(市)의 모라비 교(敎)의 수도사 ‘멘델’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멘델은 수도원의 작은 정원에서 완두콩의 잡종 교배에 관한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에 의해 유전의 참모습이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멘델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유전이 혈액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두 부모의 혈액이 다음 세대에도 섞여서 나타나는 것으로 믿어졌었다. 이러한 과거의 생각이 아직도 ‘혈통’이라는 단어 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멘델이 밝힌 형질의 유전은 서로 섞이지 않은 상태로 성세포에 들어 있는 입자들에 의해 일어나며, 이 입자들은 그 특성이 생물의 외형에 나타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세대와 세대를 통해 독자성이 지속되면서 전달된다고 하는 것이다.

 

멘델은 또한 유전자들이 다음 세대에 다소 무작위 적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 후 유전자들과 형질 사이에는 1대 1의 관계가 없으며, 하나의 단순한 생물학적 형질로 보이는 것은 활동하는 수많은 유전자들이 일제히 통일적으로 조절되고 있는 것임이 밝혀졌다. 말하자면 유전자들은 몇몇 서로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형질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로써 인간에게 그 중요성이 계속 증대될 위대한 과학이 소박하게 출발하게 되었다. 이 과학에 의해서 유전의 비정상적인 면이 이해되었고, 사육 생물들의 질도 개선하게 되었으며, 생명과 생명의 역사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멘델의 획기적인 유전 법칙은 오랫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의 법칙이 재평가된 것은 유전자가 핵 속에 들어 있는 소시지형의 아주 작은 염색체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1900년이었다. 이 유전의 염색체 설은 1910년부터 1920년 사이에 콜롬비아 대학의 ‘모건’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이로부터 유전학은 많은 발전을 하였다.

성세포의 기원

생물의 난자와 정자는 감수 분열이라고 하는 놀라운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뒤섞여 염색체를 다시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환원 분열은 유성 생식을 하는 모든 생물의 상호 관련성에 관한 주요 논제 중의 하나이다.

모든 세포 속에는 염색체가 쌍으로 들어 있다. 수정되기 전 성세포 형성의 첫 단계는 염색체가 복제되어 각 쌍이 4개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들이 몇 개로 잘리어 그 조각들을 교환한다. 이 조각들은 복제가 아니다. 이 조각들은 잘린 부분에서 다시 결합한다. 환원 분열의 이 첫 단계를 ‘교차’라고 하는데, 이 결과 원래의 부계의 유전자와 모계의 유전자들이 복잡하게 섞여 재결합하게 된다.

 

제 2의 분열은 원래의 유전자 쌍을 분리시켜 4개의 성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정자나 난자는 각기 초기 환원 분열 단계에서의 염색체로부터 재결합된 유전자들이 독특하게 보충됨으로써 짝이 없는 염색체를 포함하게 된다. 여성에서는 4개의 성세포 중 오직 1개만이 난자가 되고 나머지 3개는 제 기능 발휘하지 못한다.

 

유전적인 다양성이 나타나는 것은 염색체의 쌍들이 무작위 적으로 재구성될 때 유전자가 재결합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염색체 쌍의 개수를 n이라고 하면 조합 가능성은 2n 가지이다. 염색체의 개수가 별로 많지 않은 종에 있어서는 무작위 적인 방향성과 분리에 의한 양친 유전자의 재결합 방법이 많지 않겠으나 인간과 같이 많은 (23개) 경우에는 그 효과가 223, 즉 성세포 염색체의 결합 가능한 방법이 8,388,608개에 이른다. 정자에 의한 난자의 수정 방법은 결합 방법의 숫자를 제곱한 70조를 넘게 된다. 사람이 임신할 때는 1cc당 5천만개의 정자가 나와서 활동하지만 그 중 하나만이 유전자 결합에 참여하기 때문에 변이는 더욱 증대될 수 있는 것이다.

 

23쌍의 인간 염색체 속에는 약 10만 쌍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고 믿어진다. 이들 쌍으로 된 유전자는 비슷하여 변이에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유전자의 10% (60%까지도 된다고 추산됨.) 정도가 적어도 우성과 열성의 쌍이라고 한다. 그 숫자는 참으로 방대하여〔2n = 210,000〕, 이로써 우리는 어느 두 개체도(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면) 유전적으로 동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648년 철학자이면서 의사인 브라운이 말한 신비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토록 많은 얼굴 가운데 똑같은 얼굴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공통된 신비이다.”

돌연 변이

감수 분열 기간에 나타나는 염색체와 유전자의 변화는 생물의 발달에 있어 그 효과가 모호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를 돌연 변이라고 하는데 개체 집단의 다양성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록 일부 돌연 변이 때문에 세포의 복제 기능이 파괴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뒤따르는 분열에서 재생산된다. 정상적인 생물이 환경에 잘 적응하는 데 비해 돌연 변이는 일상적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감소될 수도 증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종에 따라서는 돌연 변이의 종류가 많은 경우도 있지만 그 범위는 제한되어 있으며, 돌연 변이의 출현 빈도 역시 다양하다. 어느 경우나 돌연 변이는 예측할 수 없으며 돌연 변이가 진화의 방향성을 보인다는 증거도 없다.

 

돌연 변이는 일상적인 환경의 변화 때문에 생물이 멸종되는 위험으로부터 생물 군을 보호해 주는 기능의 하나다. 유전자의 돌연 변이와 재결합으로 생기는 개체 집단 내의 변이는 환경 변화로 나타나는 새로운 조건에 충분히 적응할 만큼 그 범위가 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종은 사멸하고 만다.

 

일부 생물에서 나타나는 돌연 변이의 빈도는 일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 자체가 다른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돌연 변이는 온도의 변화, 고(高) 에너지의 방사선 및 특수 화합물에의 노출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

 

새로운 돌연 변이의 출현은 드문 현상이 아니다. 평균하여 보면 인간의 난자와 정자마다 10만 개의 유전자에 하나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계산된다. 유전자의 돌연 변이는 매우 드물기도 하고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돌연 변이 유전자는 동일한 유전자를 소유한 두 개체가 결합하여 자손에 이중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그 효과가 표면에 나타나지 않으며 열성의 상태로 무한히 전달된다. 여기서 돌연 변이가 표면에 나타나는 것을 유전병이라고 한다.

 

최근까지는 돌연 변이로써 진화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왔다. 이러한 돌연 변이의 소유자가 성숙단계까지 생존하여 정상적인 상대와 교배함으로써 이들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돌연 변이의 소유자는 정상적인 개체와의 경쟁에서 열세하기 때문에 결국 소멸·제거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음이 밝혀졌다.

식물과 일부 단순한 동물 군에서는 염색체의 수가 교배 기간에 갑자기 증가한다. 이를 배수성(倍數性)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돌연 변이는 무성(無性)에서는 가장 흔하게 영구적으로 나타난다. 일부 식물학자들은 수만 종의 현화 식물 중 거의 반이 이렇게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배수성은 식물, 원생식물 그리고 대부분의 원시 동물들이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보인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종들은 대부분 유전자 구성에 큰 차이가 없다. 유전적인 차이는 주로 그들의 염색체 수와 형태에 있다. 이러한 차이는 유연 관계가 있는 종들을 생식 적으로 격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염색체가 체형이나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인상적인 예는 많은 종들에서 볼 수 있는 성적 이형(性的異形) 현상이다. 이들 유전자는 거의 같고 염색체 상에 아주 작은 차이만을 갖는다. 속이나 과를 나누는 것은 작은 숫자의 염색체 역위(逆位)만으로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인간은 23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으나 원숭이는 24쌍을 갖고 있다. 인간의 염색체 중 한 쌍은 다른 것보다 큰데, 이는 원숭이 계열의 염색체와 비슷한 두 쌍의 염색체가 융합된 것으로 보인다.

염색체의 돌연 변이는 동물들 사이에 비교적 자주 나타난다. 수천에서 수만 마리의 탄생에 1회의 빈도로 나타난다.

유전의 화학적 기초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유전학의 놀라운 혁명이 일어났다. 이는 생명의 가장 심오한 성질을 연구함에 따라 얻어진 결과로서, 모든 생물들이 공동의 선조로부터 진화해 온 것임을 화학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출생에서 죽음에 이를 때까지 일정한 성장 단계를 통해 발달하는 생물학적 특성은 유전자에 의해 규정되고 안내된다는 사실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효소의 활동으로부터 눈의 색깔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의 특성은 이들 유전자에 의존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들 유전자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오랫동안 남겨진 수수께끼였다. 왜냐 하면,유전자는 너무 작아서 직접 관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전자란 DNA 핵산이라고 하는 매우 길게 꼬인 분자들의 부분으로서, 화학 물질이라는 증거가 많은 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그 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인 1874년 스위스의 젊은 생화학자인 미쉐르에 의한 것이지만, 모든 생명체에 있어서 이물질의 중요성이 알려진 것은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

 

미국의 에버리와 그의 동료인 차가프, 그리고 런던 대학의 윌킨스와 프랭클린 등이 이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밝히는데 기여하였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크릭과 와트슨은 그 뒤 나선형의 DNA 분자와 이들이 어떻게 그 자신을 영속시키는지를 밝혔다. 뒤에 전자 현미경과 그 밖의 여러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욱 상세한 사항이 밝혀졌다.

 

DNA와 그것의 짝인 RNA는 둘 다 매우 긴 복잡한 분자로서 쌍으로 된 나선형 체인을 이루고 있다. 이들을 각각 ‘이중 나선’이라고 하는데 가끔 나선형 계단과 비교된다. 이들은 정상적으로는 오른쪽으로 감기지만〔B-DNA〕왼쪽으로 감긴 것〔Z-DNA〕도 있다. DNA계단의 횡연결, 즉 단(段)은 쌍으로 된 4가지 종류의 뉴클레오티드인 A(아데닌), C(사이토닌), G(구아닌), T(티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당(糖)과 인산 분자들로 된 바로 옆의 가닥들에 어긋나서 연결되어 있다.

세 군의 뉴클레오티드는 어느 것이나 암호 문자, 즉 코돈(codon)을 형성한다. 이 암호 문자는 생물의 세포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아미노산 중의 어느 것을 규정한다. 하나의 인간세포에는 30억 개의 뉴클레오티드의 결합 방법이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전자 배열은 거의 무한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유전 암호

모든 생물계 내에 DNA 문자인 A, C, G, T로만 이루어진 오직 하나의 유전자 규약이 존재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그리고 단지 20가지의 아미노산들이 수천 가지의 물체를 형성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경이롭다. 어째서 이들 4개의 뉴클레오티드와 20가지 아미노산만이 있고 그 외에는 없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생명의 역사 초기에 DNA 의 조성과 아미노산 저장고가 단순하게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 이후 모든 생물들에 의해 유전되어 내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창조론 자들은 이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전자 암호는 창조 당시 수많은 가능성 중에 신이 선택한 것이고 더 이상의 탐구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뉴클레오티드의 배열 순서들을 고려하면 64가지의 결합 방식이 가능하다. 두 가지 이상의 코돈이 같은 아미노산을 규정함으로써 별도의 융통성이 생긴다.

 

DNA 가 직접 단백질을 형성하지는 않으나 RNA 분자를 통해 지시한다. 대부분의 RNA 부자들은 리보솜이라고 하는 아주 작은 입자들로서 세포핵 외측에 있다. 유전적 암호에 단서를 주는 것이 바로 RNA 의 형태이다. 미국의 니렌버그는 코돈 암호를 발견하여 해석하였는데, 이 발견으로 그는 노벨상을 받았다. 이로부터 전세계의 많은 연구소에서 체계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즉 RNA 의 수많은 코돈을 연구하여 이들이 어떤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가를 밝히려는 것이었다. 결국 20 개의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코돈 문자가 모두 발견되었다.

 

여기서 잠시 DNA 분자와 비디오 레코드의 자성 테이프를 비교해 보자. 자성 테이프에는 수조(數兆)의 철산화물 입자가 있어 여기에 정보를 저장한다. 베토벤 심포니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시청각적으로 테이프에 저장하여 마음대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는 틀림없이 기적이라 할 만한 것이다.

 

보다 놀라운 것은 무한히 작은 DNA 분자들의 작용이다. 이들에 의해 옛 조상들의 가계(家戒)가 성장하는 생물의 세포 분열 속에서 수조(數兆) 차례나 확실하게 복제된 것이다.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와 형태, 그리고 행동 등의 정보가 복제되어 재생된 것이다.

유전자의 종류

처음에 유전자는 생물의 외형과 색깔 및 행동에 미치는 그들의 효과에 의해서만 확인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유전자가 유기 물질의 생성, 몸의 구조적 성분에 관계되는 단백질을 제조한다는 사실일 알려졌다. 이들을 구조 유전자라고 하는데, 단백질의 화학 성분으로 쉽게 동정(同定)되고 조사된다. 두 번째 종류의 유전자는 성장기간에 나타나는 수많은 변화들의 순서를 조절하는 조절 유전자이다. 구조 유전자들은 DNA 분자를 따라 외측으로 뻗어 있는 파편들 속에 들어 있고 그 조각들은 매우 긴 DNA로 분리되어 있는데, 이 긴 DNA 의 기능은 쉽게 알 수가 없다.

 

DNA 의 일부 조각들은 단위나 덩어리와 같이 행동하는데 체인에서 움직이며 대리역할을 담당하는 능력이 있다. 이 덩어리들의 운동 범위는 상당하며 이들은 그들 자신의 운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조 유전자의 조각들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RNA 는 유전자 조각들을 포함하는 전체 DNA 섬유를 복사한 것이다. 그러면 사이에 낀 배열은 제거되고 유전자 조각들만 모인다. 결국 이로써 RNA 분자가 간추려지며 유전자의 정확한 복사물로서 세포핵으로부터 세포의 리보솜까지 이동하는데, 이곳에서 유전자 메시지가 실행되고 적절한 단백질이 합성한다.

중립적인 유전자

포유류에서는 구조 유전자의 30 ~ 70% 가 반복적인 계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중 어떤 것은 수백 번이나 반복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단백질 구조와 기능에 의하면 단백질 분자에 서로 어긋매껴서 아미노산이 대치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치가 유전자 기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는 않으므로 ‘중립적(또는 중성)’이라고 한다.

 

매우 많은 수의 유전자들이 중립적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진화론자들은 종의 기원이 자연 도태에 의한 것이 아니고 기회 유전자와 환경 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도 자연 도태가 환경에 대한 적응을 유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분자의 가계(家戒)

생물간의 유전적 유사성은 공동으로 소유하는 동일한 유전자 계열의 백분율로써 정확하게 측정된다. 이렇게 측정되는 유사성은 가끔 조상의 기원을 지시하기도 한다.

진화의 화학적 증거

여기서는 전체 생물계가 유전에 관계되는 공통의 분자에 의해 그 특징이 나타난다는 근본 원인을 다루었다. 진화의 기구는 복잡한 유기 분자 속에 있다. 이 분자들은 화학과 생물학의 법칙에 따라 행동하고 그들의 기원을 보여준다.

 

생물들간의 물리적 유사성은 화학적 유사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두 가지 증거로 진화의 기원과 과정을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한정된 화석 기록 내에서 생각할 때 진화의 생화학적 양상은 진화 계열의 층서학적(層序學的) 순서와 일치한다.

 

관찰된 양상이 단순하게 ‘지혜로우신 창조주’의 이해할 수 없는 결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창조론 자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도 없으려니와 비과학적이며 건전한 종교적 전망에 대한 본질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N.D. 뉴엘 /미국 태생으로 전세계 여러 곳의 지질학과 고생물학에 관하여 연구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명예 학예관이자 동시에 콜롬비아 대학의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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