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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이해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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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이해

김 광 수 (광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광고와 의식

 

의식이란 한 문화권 내에서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는 집합적 행동을 일컫는다. 광고는 바로 이러한 의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남편과 아내가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을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을 연인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행동을 광고는 일일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광고하는 상품을 연출의 한 품목으로 사용해서 이루어진다. 하다 못해 비행기에 타서 여승무원을 대하는 태도나 식당에서 우아하게 행동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소비자는 남성다워지기 위한, 혹은 여성다워지기 위한 스타일을 늘 광고로부터 배우고 있다. 특히 일상 생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광고기법은 소비자가 자신의 준거 집단으로 삼는 표준형 혹은 이상형의 생활 양식을 따르도록 한다.

 

1. 광고의 가치전달 기능

 

문화를 잘게 썰면?

광고는 문화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문화란 심벌, 영웅, 의식, 가치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광고는 이러한 문화 요소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는 가치를 창출한다. 가치는 무형적이므로 광고에서 어떤 가치를 전파라고 유지하는지를 쉽게 관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의 내용 분석등을 통해서 광고가 지향하는 가치를 조사할 수 있다.

 

크게는 자본주의라는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합리적 인간을 상정하고 어떠한 물리적 강제를 배제한 자유를 가정한다. 이러한 체제 아래 광고는 생산자의 이윤 창출을 위해 소비자의 개인 욕망에 호소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광고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리성을 기초로 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과정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광고는 합리성과 자유라는 가치를 옹호하고 있다 그래서 광고를 자본주의의 꽃이라 하지 않는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광고

또한 광고는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대우 세탁기를 사용하는 가정 주부와 삼성 세탁기를 사용하는 가정주부의 이미지에 차이가 있는가? 에스페로를 타고 있는 사람과 에란트라를 타고 있는 사람의 이미지는 어떤가. 상표에 따라 소비자가 어떨 것이라는 연상을 하면 대체로 서로 다른 이미지가 떠 오른다. 광고는 이러한 차별적인 이미지의 생성에 기여하고 있다 즉 광고는 각각의 상품에 부가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측면이 있다. 유명한 향수를 쓰면서 어떤 위세나 매력을 느낀다면 이러한 심리적 느낌은 다른 향수와 비교하여 소비자에게 가치를 부가해 주는 것이다 광고는 이처럼 상품에 의미를 부가하고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광고는 심벌을 만들고 있다.

 

광고는 또한 우리가 특별히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필요한 가치를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아름다워지려는 욕구, 보다 하얀 이를 가져야한다는 강박관념, 입안의 나쁜 냄새는 식후에 빨리 없애야 한다는 등을 일부 조장하는 것은 사실이나 결국 필요한 사람만, 그리고 살 수 있는 사람만 살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밖에도 광고가 전하는 가치의 종류는 수없이 많다 광고를 통한 기업문화의 제고에는 기업의 가치가 담겨 있다 그리고 공공 켐체인에는 사회 도덕이란 가치가 함유되어 있다 광고를 통한 성 차별문제는 또 다른 가치인 셈이다. 이처럼 가치의 종류는 관심의 영역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여기서는 고정관념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2. 광고와 고정관념

 

대머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우리가 흔히 어떤 집단에 대한 평가를 할때 모든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적용시킨다. 이를 고정관념 stereotype이라고 한다. 대학 생, 신세대, 오렌지족, 기성세대, 일본인, 운동권 학생 등등, 이러한 집단을 생각하면 우리는 어떤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있다.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도 고정관념에 들어간다. 또는 대머리 곱슬머리 금발머리를 이야기 할 때 여러분 머릿속에는 정력, 고집, 성적매력과 같은 고정관념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러한 고정관념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개개의 사례를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화시켜서 정보 처리하는 효율성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사물을 분류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흔히들 고정관념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따라다닌다. 개별 사례를 잘 고려하지 않고 특정인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관념을 관련 대상 모두에게 적용시키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광고는 사회의 거울인가.

고정관념을 광고에 적용할때는 광고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함께 따라오게 마 련이다. 즉 광고가 사회의 가치를 단순히 반영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가치를 형성시키느냐? 대답부터 이야기하면 양쪽 다 맞다이다. 광고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단순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의적으로 가치관을 형성시키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면 광고는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고 그와 동시 에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구축해 주기도 한다. 만에 하나 여러분이 반영과 형성 중의 어느 하나를 믿는다 해도 광고가 고정 관념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 광고가 우리 사회의 가치를 생성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면 각사회 집단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그리고 어떤 아이디어를 전파하는지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광고가 사회현상을 단순히 반영한다면 묘사되는 내용이 정확하고 대표성을 띠도록 해야 할 것인가. 따라서 여러분이 광고의 힘이 어 느쪽이라고 믿든지간에 광고가 묘사하는 내용에 대한 책임과 논란이 항상 붙어 다니게 마련이다. 특히 현실을 제대로 관찰할 통찰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옳지 못한 고정관념은 지양되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광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왜곡된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광고에서 가장 심각히게 문제 삼고 있는 집단은 여성이다.

 

* 광고에 니타난 노인의 고정관념

노인 집단의 묘사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일반 대중매 체에서는 노인들을 물리적 정신적으로 약하고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묘사하는데 비하여 광고에서는 반대로 묘사하고 있어 흥미롭다. 광고에서 묘사되는 노인은 대체로 나이가 들었음에도 젊게 보인다. 그리고 건강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도 아니며 왕성한 정력을 자랑하기 일쑤다. 게다가 노인이 광고에 등장할 때는 병약한 노인의 모습이 아니라 원숙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3. 광고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광고에서 여성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

고정관념에 대한 쟁점 분야중의 하나가 여성의 묘사였다. 일반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현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은 젊고 예쁜 사람으로만 묘사되고 여성의 역할은 남성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하여 여성이 나이가 들게 되면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데 초점을 모은다. 대체로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서 주름살 흰머리등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잡지 광고를 분석한 결과 여성 모델이 20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30대로 밝혀져 여성의 젊음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의 텔레비젼 광고를 조사한 결과 35세이하의 남성들은 40%였는데 비하여 여성들은 70%나 차지하고 있어 젊은 여성들이 광고에 대거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많은 여성들이 가정주부나 어머니의 역할로 묘사되고 있으며 직장인이나 전문인 또는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역할은 지극히 적거나 없는 실정이다.(SEX ROLE)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그려지고 있으나 그러한 역할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에는 슈퍼우먼의 역할을 해낼 것을 강요하고 있다. 즉 예전에는 슈퍼맘의 역할을 강요 받았으나 이제는 슈퍼우먼의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예를 들면 화장품 광고에서 묘사한 변신하는 여자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지만 남자를 만날때는 다시 여 성다운 여성으로 돌아가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즉 가정에서 깨끗이 세탁을 하고 열심히 방 청소를 하며 정성드려 요리를 할뿐만 아니라 남편을 위해서 매혹적인 화장을 해야한다.

 

세째 여성의 부정적 성격이나 태도가 전파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들이 남성에 의존하여 남성의 보호를 필요 로 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가장을 즐겁게 해야 집안에 행복이 있다거나 주부는 가장이 맛있게 먹어야 보람을 느끼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리고 여성이란 집안의 가구가 번쩍거려야 마음이 놓이고 집안에 먼지가 있으면 마음을 졸이는 식으로 묘사된다. 여잔 겉다르고 속 다르다니까. 여자 속을 모르겠어. 등과 같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광고 표현이 이에 해댱된다.

 

네째 여성은 열등 하다는 남녀 차별의 메시지나 여성의 파워란 성적인 데서 나온다는 메시지가 비판을 받고 있다.

 

박갑수가 조사한 사례중 다음과 같은 광고 문구가 있다. 전세계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최신형 컬러 사진 자동 현상기 광고로서 여성/초보자라도 3일 정도의 교육으로 운영할 수 있다”(중앙일보 1993.10.27.) 도대체 여성에게 이 물건을 팔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광고문구라 아니할 수 없다.

 

역전되는 여성상

그러나 요새는 여성 상위시대. 광고에서도 여성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전문인으로서는 물론이고 남성과의 관계에서도 대담한 자세와 행동이 연출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광고(여성으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있는 남성). 이제 남성들이 불만을 터뜨려야할 시기가 온 것인가?

 

* 여성들이여 분기하라

미국의 전국 여성 연맹은 여성에게 가장 모욕적인 광고의 목록을 만든다 그리하여 회원들에게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에 그처럼 모욕적인 광고를 만든 데 대해 항의를 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포르노에 반대하는 여성 단체는 음란성이 강하고 여성을 가장 비천하게 만든 광고를 선정하여 플라스틱 돼지상을 수여한다. 그리하여 여성을 비롯한 소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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