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지구
by 처사21더워지는 지구
해가 갈수록 봄이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지고 …. 지구 온난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상 학자들은 최근의 기상 이변이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리뇨 현상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으나, 엘리뇨 현상은 3～4년의 주기를 갖고 나타나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고, 보다 장기적으로 거대한 변화는 온실효과에 의해서 진행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지구를 덥게 하는 이른바 온실 기체는 이산화탄소, 메탄, 프레온 가스 등이 대표적인데, 이중 가장 문제되는 것은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이다. 메탄은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농업, 축산업 등에 의해 생기므로 인위적인 조절이 어려우나, 이산화탄소는 지구 전체 온실 효과의 60%를 차지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있는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지난 1백년간 평균 기온이 섭씨 0.5도 가량 상승했는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1세기에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1～3.5도 올라갈 것이라고 유엔 산하 국가간 기후 변화 기구(IPCC)는 분석하고 있다. 지구가 더워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극지방과 고산 지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일어나는 해수면 상승이다. 기온 상승은 또 물의 순환과 강수량을 변화시켜 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북반구 고위도 지역은 강수량이 증가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비가 적게 오는 지역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해설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건조 지역, 반건조 지역과 농지의 분포를 바꾸고 생태계를 뒤흔들어 여러 동식물이 멸종하는 재앙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엘리뇨 현상과 이상기후
엘리뇨 현상이 과학적으로 처음 증명된 것은 1951년이다. 평상시에 태평양의 적도 부근 해면 수온은 서쪽편이 동쪽편보다 높다. 그 원인 적도 부근에서 불고 있는 무역풍이 해면 부근의 따뜻한 물을 태평양의 서쪽으로 운반하고, 동쪽에서는 찬물이 위로 용승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온이 태평양의 서쪽에서 높고 동쪽에서 낮으면, 서쪽의 공기는 상승하고 동쪽의 공기는 하강하므로 서쪽은 저기압, 동쪽은 고기압이 형성된다. 이 상태가 이 곳의 지상 부근에서 부는 무역풍을 강화시킨다.
이 무역풍이 12월과 2월 사이에 약해지면 서쪽에 쌓여 있던 따뜻한 해수가 마치 용수철이 튕겨나오듯 동쪽으로 전달되어 동쪽 태평양의 수온을 상승시키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엘리뇨(EL Nino:어린애) 현상이라고 한다. 엘리뇨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무역풍이 약해지거나 거꾸로 불면 엘리뇨가 발생한다. 무역풍이 약해지는 원인에 대해 최근 미국의 국제기상예측연구소(IRI)가 인도양에서 2개월 주기로 발생하는 「성난 율리우스」라는 큰 파도의 영향 때문이라는 연구를 내놓았을 뿐 아직 정확한 이유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엘리뇨의 피해는 광범위하고 심각하다. 금세기 들어 가장 심했던 지난 1982～1983년의 엘리뇨는 폭우와 가뭄 등으로 각국에 2천명의 인명 손실과 1백 30억 달러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되었다. 페루는 1983년 엘리뇨로 인해 국내총생산이 마이너스 12%를 기록했다. 페루 정부는 지난 6월 9개 주에 엘리뇨에 대비한 비상 사태를 선포했고, 가뭄이 심한 필리핀도 7월 수자원 관리를 위한 비상 조치를 발령했다. 이후 엘리뇨의 강도는 82～83년의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엘리뇨로 농작물의 작황도 나빠진다면 국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호주 등의 농산물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엘리뇨의 발생 간격은 불규칙적으로 2～6년의 주기를 가진다. 적도 쪽으로부터 북풍과 함께 이상 난수가 침입해오므로 오징어는 떼죽음을 하고, 정어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해조(海鳥)들도 굶어 죽고, 육상에서는 큰 홍수가 일어나 큰 피해를 입는다. 우리나라는 엘리뇨의 간접 영향권에 들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다만 엘리뇨가 나타난 경우 겨울에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인 경우가 있었다.
엘리뇨와 라니냐
최근 지구상에 나타나는 기상 재해의 원인을 엘니뇨에서 찾고 있다. 과거 기후에 대한 기록을 보면 기상 재해에 의한 인명 피해는 엘리뇨가 발생했을 때가 다른 기간에 비해 매우 크다. 엘리뇨가 발생했던 1972년을 '기상 이변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각종 기상 재해가 세계 각지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면 러시아는 극심한 가뭄으로 곡물 생산이 최악의 상태였으며, 중남미 아프리카 서부, 인도, 중국, 호주 및 케냐 등지에도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1972년의 엘니뇨와 기상 이변으로 인한 막대한 재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지역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기의 엘리뇨'라고 불렀던 1982년 및 1983년 엘리뇨에 의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극심한 가뭄에 의한 피해가 속출했고, 볼리비아, 에콰도르, 페루, 미국 등지의 홍수 등 전 세계에서 2천여명의 사망을 비롯해 약 65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백3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렇게 발생한 이후에야 엘리뇨 예측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했고, ENSO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니 실로 엘리뇨와 기후에 관한 우리의 인식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 나라도 1998년 엘리뇨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많은 피해를 발생시켰다. 지리산 폭우를 비롯하여 경기도, 충청도는 물론 전국적인 홍수로 인하여 사망 250여 명, 재산 피해는 2조여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엘리뇨는 피해만 입히는 것은 아니다. 1997년 7월～10월은 가뭄으로 일사량이 풍부해 풍년이 기록되었으며, 지난 겨울에는 이상 난동의 영향을 받아 IMF로 어려웠던 겨울을 에너지 걱정없이 지날 수 있었다. 근래의 기후 변동이 우리가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엘리뇨 또는 ENSO의 메카니즘과 대체로 일치하지만, 이와 같은 기후 이변이 모두 엘리뇨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나라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는 시베리아 고기압을 비롯한 중위도 대기 순환의 변화, 설빙 면적과 중위도 해수 온도의 변화 등이 있으며 이들 요소가 늘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로는 어떤 요인에 의한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다른 때에는 그 영향을 거의 탐지하지 못할 정도로 약해지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들리는 엘리뇨는 다른 요인에 의해 변조되어 뚜렷이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계절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우리 나라는 여름에 기온이 높고 건조한 경향이 있고, 겨울은 추운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 나라는 ENSO뿐만 아니라 다른 기후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 엘리뇨 현상이 가뭄과 폭설을 동반하는 기상 이변을 일으킨다면, 반대로 라니냐 현상은 엘리뇨 현상 뒤에 나타나는 것으로 이상 한파와 폭우를 몰고 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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