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by 처사21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서진규
시골 술장삿집 딸이라는 사실에 나는 꽤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밑바닥 출신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그 시절 내게는 내게로 쏟아져 들어오던 별빛처럼, 가슴 속에 빛나는 꿈과 이상이 있었다. ............
현실이 내게 기대했던 것과는 동떨어졌을 때, 나는 그 현실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현실과 맞서 싸웠다. 나는 내 의지와 노력, 그리고 나에 대한 믿음으로 '진정한 운명'의 길을 개척해왔다.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설득하기 힘든 것이 자기 자신이지만, 일단 자기 자신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기 이전의 나는 여러 개의 나로 분열되어 수시로 갈등한다. 갈등하면 힘이 모이지 않고 분산된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하나하나 제거된다. 하나의 목표만 설정된다. 이것이 바로 꿈을 보는 자기만의 눈이다. ..... 현실 그 자체는 변하지 않으나 자신의 마음가짐, 즉 현실을 보는 시각만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각만 달라져도 힘이 생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던가.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원효스님의 말씀은 신비로운 진실이다!
내 앞을 가로막은 벽, 그것이 내가 열어야 할 문이었다.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라. 높이 그리고 멀리 보라.
나를 파악하고 나를 장악하는 것
나는 무슨 일에 도전하기에 앞서 항상 세가지 리스트를 작성한다.
첫째,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둘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세 가지 문제에 답할 수 있다면, 현재의 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에 도전하려는 나를 알고 있다면, 그 희망은 이미 절반은 이룬 셈이다. 그런 후엔, '죽을 각오'를 하고 희망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나는 올바른 정신은 오직 올바른 몸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자식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부모 자신들로부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 스스로 아이들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모델이 될 수 없는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말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역경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른 나의 성취를 칭찬한다. 그 성취의 비결은 아주 단순하다. 내 희망을 뒷받침해준 나의 건강 때문이었다.
학문에도 왕도가 없듯이 외국어에도 왕도는 없다. 외국어를 배우는데 가장 중요한 요건은, 좋은 지침서나 훌륭한 학원이 아니다. 유능한 교사도 아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그것은 배우려는 각자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외국어든 다른 공부든, 시간이 쪼들린다는 핑계는 있을 수 없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공부를 하기 싫다는 말과 같다.
꿈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꿈꾸는 사람을 가혹하게 다룬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그때그때 주어지는 숱한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이든, 언제나 하나 이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해답을 찾을 때에도 주어진 범주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 선조들이 가르쳐준 범주는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찾아낸 것일 뿐이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그 범주는 이미 낡은 것일 수도 있다. 스스로 범주를 만들어내는 상상력과 도전이 절실하다. 늘 새롭고 더 큰 세계를 꿈꾸어야 한다. 그리고 해답을 찾았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찾아낸 해답은 누군가를 움직일 때에만, 즉 사회화될 때에만 진정한 해답이 된다. 해답을 확실하게 육화한 다음,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개개인의 중요성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 개인들이 저마다 세계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사회의 리더는 개개인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이끌어내고, 그것이 공동체적인 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이나 억압이 없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법과 제도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만일 그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바로 우리 인간이 고쳐나가야 한다. 나는 그것이 곧 우리의 고귀한 권리이자 신성한 의무라는 것을 일깨우려고 애썼다.
나는 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아탑에서 이루어지는 학문 탐구도 중요하지만, 삶의 현장에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한하다. 하지만 그런 살아 있는 지식은 그것을 애써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깨어 있는 눈에만 보인다고 일러주었다.
또한 제도 교육 시스템에 너무 구애받지 말라고 당부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십육 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설사 몇 년 늦어지더라도 가치 있는 교육, 즉 산 교육을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한 성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삶은 어쩌면 대화가 전부인지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그렇다. 우리는 서로의 의사를 존중했다. 처음에는 딸이 내 의견을 필요로 할 때에만 내 의견을 말했다. 또 둘 사이에 지켜야 할 비밀이라면, 절대로 지켜주었다. 나에겐 무슨 이야기든 안심하고 할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나갔다. 우리는 엄마와 딸이라기보다는 친한 친구로서 우정과 사랑을 다져갔다.
성아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될 땐, 군대에서 내 부하들을 다루던 방식을 응용했다.
딸아이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를 조용히 지적하고, 해명할 기회를 주었다. 내가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을 했을 때, 남 앞에서 야단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처사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꾸지람을 듣는 아이는, 자기가 잘못한 것을 뉘우치기보다는 남 앞에서 망신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반항적으로 나오기가 쉽다. 더욱이 성아처럼 자존심이 강한 아이일수록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큰소리를 치지 말아야 한다.
나는 화가 난 상태에선 절대로 아이를 야단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화가 나면 공격 본능이 튀어나온다.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야 만다. 화가 나서 '엎지른 물'은 주워담지 못한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엎지른 물은, 물이 아니라 독극물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나의 체험을 들려주며 딸아이에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고 말했다. '물이 반쯤 차 있는 컵' 이야기를 해주며, 삶은 마음먹기에 따라 즐거울 수도 괴로울 수도 있다고 얘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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