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호르몬
by 처사21환경 호르몬
환경 호르몬의 영향과 그 심각성
요즈음 우리가 즐겨 먹는 컵 라면과 1회용 식기 등으로 사용되는 스티렌수지 용기에 '환경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 유해성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각국에서 야생 생물의 이상이 확인되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걱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식 이상은 종의 종속에 위기를 가져온다. 최근의 연구 결과 젊은이들의 정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환경 호르몬은 인체 호르몬이 나오는 내분비계를 교란하며, 인체의 균형을 깨고 발달을 방해한다. 호르몬은 수많은 세포와 기관의 정보교환을 돕는 물질로 피 속에 녹아 있다가 특정 세포의 수용체에 작용한다. 그러나 화학 구조가 체내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대신 이 수용체와 결합하거나 수용체의 입구를 막아버리면 인체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해성이 입증된 환경호르몬은 살충제인 DDT, 유산(流産) 방지제로 쓰이는 DES와 산업 폐기물을 태울 때 소각로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등 몇 개의 물질에 불과하다. '환경 호르몬'으로 선정된 물질은 국가별 기관별로 조금씩 다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세계 야생 보호 기금(WWF)이 선정한 67종이 우선적인 연구 대상이다. 이 가운데 51개 물질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42종이 규제대상이다.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스티렌트리머는 최근 식품 의약품 안전청 검사 결과 컵라면의 플라스틱 용기에서 검출되었지만 비규제 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사람의 정자수는 정말 감소되고 있는가? 1997년 11월에 미국에서 감소되고 있다는 논문이 나왔으며, 최근 일본에서도 도쿄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50명과 37~53세 남성 44명의 정액을 제공받아 조사한 결과 1㎎의 평균 정자수는 40대 전후에는 약 8,400만 개였으나 20대는 약 4,600만 개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보아 환경호르몬으로 정자수가 감소하고 있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자수의 감소가 환경호르몬의 절대적인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쉬운 시기는 특히 태아기의 초기로 낮은 농도로도 영향을 받는다. 또 여러 종류의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존재하면 상가 효과(相加效果)가 일어난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환경 호르몬 문제가 부각되자 정부에서는 대책 회의를 가졌다. 환경부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 추진 대책'을 발표, 음료캔의 내부 코팅제인 비스페놀A와 공업용 세제인 펜타․노닐패놀류 등 4종을 '관찰 물질'로 규정, 제조 수입 때 물량과 용도를 당국에 신고토록 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환경 호르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환경 호르몬의 원인 물질
최근 전 세계의 매스컴과 환경 단체에서는 환경 호르몬의 심각성에 대하여 앞다투어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 환경호르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길래 이처럼 전세계의 인류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일까?
원래 호르몬이란 인간이나 동물의 체내에 있는 내분비기관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매개로 하여 표적 기관의 신진대사를 조절함으로써 미량으로 생물의 생명 활동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호르몬은 모든 호르몬의 표적 기관이 가지고 있는 리셉터라 불리는 수용기와 결합함으로써 생명 활동과 관련된 체내의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을 미량으로도 변화시키는 강력한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표적 기관의 수용기에 인간의 산업 활동에 의하여 만들어진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이 결합되어 생식 기능 이상이나 면역 기능 약화, 이상 행동의 증가, 암 발병 등을 일으키는데 이처럼 동물과 사람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endocrine disrupter)을 총칭하여 환경호르몬이라 한다.
국내의 남해안 전역에서도 선박의 밑부분 도료로 사용되고 있는 TBT(트리부틸주석)이라는 환경 호르몬에 의해 암컷의 고둥에 수컷의 생식 기관이 발달한 임포섹스 고둥이 발견되었다. 일본 국립 환경연구소의 호리구치 도시히로의 연구 조사에 의한 임포섹스 고둥 발생 과정을 보면 암컷 고등에 페니스가 형성되고 특히 수정관의 페니스 쪽이 현저한 발달을 보인다. 그 후 페니스가 점점 자라 페니스의 앞 끝 부분이 갈라져 난관을 막아 산란 불능의 임포섹스 고둥이 된다. 이러한 임포섹스가 더욱 진행되면 난소가 정소로 성전환이 일어나 정자만을 생성함으로써 번식력 상실에 따른 고둥의 멸종은 멀지 않은 셈이다.
또한 1992년 정자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인 덴마크의 코펜하겐 대학 발달생식부 주임 닐스스카케벡이 193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 전세계 20개국의 건강한 남성 1만 5천명을 대상으로 정자 수와 정액의 양을 조사해 본 결과 1940년에는 1억1천3백만마리/mL이었으나 1990년에 조사해 본 결과 6천6백만 마리/mL로 불과 50년 사이에 남성의 정자 수는 45%가 감소되었으며 정액의 양도 25%나 줄어들었다. 이러한 정자수 감소나 생식기의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난포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물질로 1960년대에 유산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임산부에게 투여되었던 '다이에틸스틸베스트롤(DES)'이라는 환경 호르몬으로 밝혀졌다.
현재 전세계에서는 매년 수십만 종 이상의 화학 물질이 실험실에서 합성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계에는 얼마나 많은 수의 환경 호르몬이 존재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세계 야생 보호 기금(WWF)은 자연에 노출된 환경 호르몬의 종류를 크게 농약류 43종, 합성 화합물류 24종 총 67종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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