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베개를 베고 잘 수는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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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에 싸인 개운한 베개를 사용했다.

그런데 숯을 재료로 만든 건강 베개가 하나 더 생겼다.

삼베 베개는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숯 베개는 명성과 유용함으로 나의 마음을 끌었다.

결단성이 없는 나는, 삼베 베개를 베고 자다가 그 지나친 편안함 때문에 숯 베개를 그리워 하고, 숯 베개를 베고 자다가 그 불편함 때문에 삼베 베개를 그리워하곤 했다. 

 

© awesomesauce_creative, 출처 Unsplash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내 방에 뒹굴어 다니는 베개 두 개는 나에게 짐이 되었다.

어느 베개도 나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어느 베개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몇 번쯤은 베개 두 개를 다 베고 누워 보기도 했지만,

결국 베개가 두 개여도 그 둘을 다 베고 잘 순 없었다. 

세 끼를 굶었다고 이튿날 여섯 끼를 먹을 수 없듯이.

수 천개의 베개가 있다 한들, 우리 삶에서 베개는 한 개면 족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도 새로운 베개들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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