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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한가?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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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여름 들어 처음으로,

잘 손질한 모시옷을 입고 길을 나섰습니다. 
어머니는

오랜만에 입는 옷이 어색한 지 자꾸 옷매무새를 만집니다.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교회에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탄 어머니가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차 타고 가면 모시옷 구겨질텐데, 머리에 이고 갈까?” 

 




어릴 적 너무 아까워 신지 않던 운동화처럼,

아끼다가 허리가 맞지 않게 된 바지처럼,

고장날까봐 책상 깊이 숨겨놓은 비싼 카메라처럼,

아끼다가 맛이 간 생선처럼,

날치기 당할까봐 농장 깊이 숨겨놓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처럼,

귀한 소유물은 자칫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주인이 되나 봅니다. 
귀하면 귀할수록 더욱 그런가 봅니다. 

사용하기 아까울 정도로 귀한 물건은, 

어쩌면 만들지 말아야 할 물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니의 농담을 들으며, 그런 망상을 했습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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