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위기와 극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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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위기와 극복 과제

 

 

오늘날 인류는 이성을 통한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탁월한 능력과 자유를 가지고 경이적으로 과학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은 인간 스스로의 지능으로 이룩한 과학 문명의 성과에 도취되고 자만하여 과도하게 물질적 욕망 충족에만 탐닉하는 부작용 또한 겪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동안 인간 본래의 모습인 존엄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사회는 수많은 사회악과 흉악 범죄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의 고등한 지능과 자유는 고통의 멍에가 되었고 저주받는 죄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과 특권을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여 선하게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여 역용하고 악용한 데서 온 자업자득 때문이다.

 

앞으로 인간의 과학 문명은 지금까지 발전했던 것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이 분명하고, 인류 사회는 세계화․정보화․다원화의 속도를 점점 더해 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명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의한 작용은 인류가 영위하고 있는 생활과 그 운명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며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비판의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공동의 문제는 그 역기능을 어떻게 방지할 것이며, 평화적인 순기능을 어떻게 증진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문명의 역기능을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 첫 번째 위협은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에서 오는 자연생태계의 훼손이며, 두 번째 위협은 물질 만능의 가치 전도에서 오는 정신 문화의 황폐화와 도덕적 타락이다. 세 번째 위협은 기원을 달리하는 문명과 문명의 충돌, 전통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갈등에서 오는 가치관과 규범의 혼란에 따른 인간 의식의 분열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지적한 것처럼, 환경 오염과 자연 파괴가 인류의 생존 기반을 얼마나 위협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범인류적인 대응과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느냐 하는 데 대한 경고와 위기 의식은 이미 전세계적인 것이다. 그러나 산업 사회의 제한 없는 경쟁과 무절제한 소비 생활은 우리의 생활 환경을 오히려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파괴하고 있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진단에 따라 우리는 이제 오늘의 인류 문명이 지니고 있는 위기 증상과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문명간의 갈등과 충돌이 가져올 혼란에 대응하는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는 7～8개의 서로 다른 문명권이 공존하고 있으며, 종교와 언어와 풍습을 달리하는 더 많은 인류 집단들이 있다. 또한 종족과 민족간의 감정과 경제적․정치적 이해가 대립된 국제적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앞으로 가속화될 정보화 기능은 이러한 다원화 사회의 모순과 대립을 조화롭게 해결하지 못한 채 경쟁과 갈등 속의 불안하고 혼란한 공존을 앞당겨 강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갈등과 혼란을 막고 화해와 상생의 평화 공존을 확실히 보장하기에는 오늘의 인류 사회의 도덕성과 문화 의식이 매우 무력하고 비윤리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참되고 선한 인간, 하늘이 낸 그대로의 진실한 인간은 인간적 존엄성과 인류적 양심을 지닌 존재이다. 그 인간은 진리와 생명의 근원인 절대 존재로부터 형상과 사명을 부여받은 높은 단계의 실존적 존재요, 상징적 존재다. 그러므로 진정한 인간은 우주와 자연의 내적 자아의 실현체이며 신과 자연의 중보자(仲保者)의 위치에 있다.

 

그러한 인간이 너나 없이 본연의 인간성 속에 지니고 있어야 할 참된 자아를 상실함으로써 창조 질서를 이탈하고 생명의 윤리와 공존의 정의를 배반하고 있다. 그 결과 신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괴리가 생기고 인간의 공동체적 삶의 질서와 조화는 깨어진 동시에 차별과 적대, 갈등과 분열, 혼란과 투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우리는 인간의 자기 생존과 민족과 인류의 평화 공존을 위하여 회개와 갱신, 진리와 정의, 사랑과 화해로 인간 회복과 다원적 공동체의 일체화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모든 산업 활동에서 공해 발생의 원인을 제거하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법 제도와 기업 윤리의 확립, 그리고 각 사회 구성원의 생산 활동 주체들이 만전을 다해 협력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모든 국민과 온 인류가 각 분야에서 공사간 일상 생활을 통해 의식주를 비롯한 소비 향락을 절제하고 건전하고 깨끗하게 하도록 협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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