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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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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근대 자본주의의 바탕을 분석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쓰여진 것은 거의 100년 전이다. 그는 이 책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근원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가 승리를 구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점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다. '가진 자''못가진 자' 사이의 갈등,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빈부 격차도 나아질 줄 모른다. 무섭게 성장하던 아시아 경제가 휘청했던 것도 근래의 일이다. 또한 자본주의의 대표 주자를 자임하는 미국도 곧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과연 자본주의의 문제는 무엇일까? 이런 문제에 있어서 베버의 저서는 그 문제점의 근원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막스 베버 (Max Weber 18641920)

 

막스 베버는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로서 하이델베르크, 베를린 대학 등에서 법학, 경제학, 철학, 역사학을 공부했다. 이후에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하이델베르크 대학 등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비교 종교학, 역사 철학, 및 역사 문명사 등에 걸쳐 수십 권의 저서를 펴냈다. 그의 저서는 해박한 지식과 투철한 분석력으로 사회 과학 방법론을 확립했다.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이래 사회 과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시대적 배경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발표한 것은 19041905년이다. 독일은 영국 프랑스보다 늦은 1870년대에 이르러 산업 혁명을 완수하고 근대 국가로 등장했다. 급속한 공업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은 깊어만 갔다. 당시는 빠르게 성장한 노동 운동, 사회주의 운동으로 독일 자본주의의 존립이 위협받던 시대였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주요 내용

 

 

베버의 근대 자본주의관

 

베버는 서구의 근대 자본주의를 '서구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파악했다. 이전에는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형태로 근대 자본주의를 보았던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적 경영을 이익 추구 그 자체와 분리시켰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양의 화폐와 물질을 갖고자 하는 욕구, 즉 부()에 대한 욕망은 거의 모든 시대와 장소에 존재한 것이다. 그러한 '획득을 위한 무제한의 탐욕'은 자본주의와 같은 것이 아니라고 이해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금전적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어느 곳이든 투기를 했다. 이런 종류의 기업가, 즉 자본주의적 모험 상인들은 어느 곳에든 존재했다. 무역과 신용, 그리고 은행 거래를 제외한 그들의 행위는 비합리적이며 투기적 성격이 강했다. 강제에 의한 획득, 주로 전쟁에서 직접적인 방식으로 건, 아니면 신민(臣民)들을 지속적으로 착취해서건, 어쨌건 노획에 의한 획득을 지향하였다. 근대 서양에서는 이에 더하여 다른 어떤 곳에서도 나타난 적이 없던 매우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가 발전했다. '형식적으로 자유로운 노동의 합리적인 자본주의적 조직화'가 그것이다."

 

여기서 베버가 말하는 '노동의 합리적 조직화'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기능하는 기업 안에서 주어진 노동력을 이용해 최대한의 효율을 올릴 수 있도록 엄밀한 계산 아래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뜻한다.

 

 

근대 자본주의 정신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 정신과 금욕적인 프로테스탄티즘의 관계를 분석했다. 근대 유럽의 기업가, 자본가, 고급 숙련노동자, 특히 기술적상업적 훈련을 받은 근대 기업의 구성원 대부분이 프로테스탄트였다는 역사적 사실에 착안해서였다.

 

"여러 종파가 섞여 있는 지역의 직업 통계를 보면 한 가지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데,자본 소유자와 경영자층, 상급의 숙련 노동자층, 특히 근대적 기업에서 높은 기술적, 상인적 훈련을 받은 구성원들이 프로테스탄트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점이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를 도덕과 무관하게 개인적 이득을 추구하는 데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일을 의무로 여기고 엄격한 책임에 기초를 둔 것으로 인식했다. 또 정당한 경제적 활동을 통해 부()를 얻으려는 헌신적 노력, 그 과정에서 얻은 소득을 개인적 향락에 사용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조화를 이룬 것을 근대 자본주의 정신으로 파악했다.

 

"모든 자연스러운 향락을 엄격히 억제하면서 더욱더 많은 돈을 취득하려는 것이 순수한 목적이 된다. 따라서 특정 개인의 행복에 비추어볼 때 이것은 매우 비합리적인 듯하다. 인간은 자기 삶의 목적으로서 이러한 취득에 지배된다. 취득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자기의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단이 아니다.

 

우리가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이렇게 역전되는 사실은 자본주의 영향권 하에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자본주의의 주도 원리가 되고 있다"(일반적으로 인간은 현세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욕망이 있고 그 욕구를 채웠을 때 만족감이나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베버가 파악한 근대 자본주의 정신은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물질적 취득이 아니라 물질 취득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베버는 이러한 상황을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역전(逆轉)'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베버는 어떤 기업에서 '생산의 합리적 재조직'이 일어나는 것은 자본의 투입보다는 자본주의 정신이 도입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엄격한 계산에 토대를 둔 합리화이며, 경제적 성공에 대한 예측 및 조심성이다. 이것은 농민들의 하루살이 생활과는 현격히 대조적인 것이다. 길드 수공업자의 특권적 전통주의, 그리고 정치적 기회를 독점하려 하고 비합리적인 투기를 지향하는 모험적 자본주의와도 마찬가지로 대조되는 특징이다"

 

 

근대 자본주의 정신의 토대 프로테스탄티즘

 

베버는 '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세속적인 쾌락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부의 축적을 위한 충동'을 낳은 배경을 프로테스탄티즘의 '천직' 개념과 '현세적 금욕주의'에서 찾았다. 천직 개념은 '개인의 도덕적 의무의 최고 형태는 현세적 일에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베버에 따르면 프로테스탄트들이 사용하는 직업이라는 말에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라는 의미를 담은 천직(Calling) 개념이 함축돼 있다. 이는 루터의 종교 개혁 때부터 나타난 개념이다. 그 뒤 칼뱅주의는 '개인은 신()의 도구로서 성실하게 자기의 일(천직)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천직을 금욕적으로 추구한 결과 얻어지는 물질적 이윤은 도덕적으로 권장하기까지 했다. 이 점에서 자본주의 정신과 프로테스탄티즘 윤리가 연결된다. 근대적 자본주의 정신, 그리고 그뿐 아니라 근대적 문화에 구성적인 요소 중의 하나인 천직 사상에 입각한 합리적 생활 방식은 기독교적 금욕의 정신에서 탄생한 것이다.


 

 

<용어 설명>

 

*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

16세기 종교 개혁 운동에서 발달한 기독교의 여러 교의. 현세적 금욕주의를 바탕으로 근면과 절약을 강조했으므로 동양권에서는 그 교도들을 청교도(淸敎徒)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 마틴 루터(Martin Luther) : 종교 개혁가. 로마 교황청이 면죄부(죄를 없애 준다는 표를 돈을 받고 팔았다) 장사를 하는 등 부패한 것에 반기를 들었다.

 

* 신민(臣民)

전제(專制) 군주 시대의 관원과 사회 구성원을 말한다. 민주사회의 구성원인 시민과 달리 책임이 있으면 권리도 있다는 주권자로서의 자각이 거의 없었다.

 

* 칼뱅주의(Calvinism)

16세기 프랑스의 종교개혁자 칼뱅에게서 비롯된 개신교 사상. 신의 절대적 권위, 신에 의한 인간 운명의 예정, 노동의 신성함, 청렴, 절약, 검소의 생활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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