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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외국어 교육에 대한 반성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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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외국어 교육에 대한 반성

 

 

 

요즘 들어 외국어 교육에 대한 반성의 일환으로서, 읽고 해석하는 독해 위주의 능력보다는 말하고 듣는 실제적인 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외국어 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또 하나 논의돼야 할 것이 있다. 우리 나라의 외국어 교육에 대한 과열된 관심에 비해서 실제 실시하고 있는 외국어 교육은 상대적으로 그 쪽 지역과 사회에 대한 연구와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궁극적으로 외국어 교육은 그 지역과 사회의 연구와 통합되어야 제대로 그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최근에 일본과의 '쌍끌이 어업 협정'이 문제가 된 이유는 분명 단순히 언어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를 넘어선 그 지역과 사회에 대한 우리 나라 관료들의 무지 때문에, 우리 나라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국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무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외국어 학과는 많은데 비해 이 언어들이 사용되는 지역을 연구하는 학과는 전무하거나 드물다. 외국어 공부에는 그처럼 정력을 쏟으면서 그 언어가 쓰이는 지역에 대한 연구는 이렇게 소홀해도 좋을지 의문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상대국과의 교류에 있어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즉 상대국에 대해 잘 모르고 상대국 언어만 잘 알면 실속을 차릴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국을 모르면서 그 언어만을 사랑한다면 그 나라 문화의 노예가 되기 쉽다.

 

 

따라서 일부 학생들이 특정 지역에 여행을 간다거나 외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필요한 것은 외국어는 물론이지만, 그 지역 전문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영문과(英文科), 일문과(日文科)보다도 영국학, 미국학, 일본학의 일환으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서구의 경우, 한국어는 한국학의 일부로 가르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국제적 역할을 맡는 전문 직종과 전문인을 보면 필수 과목으로 영어 그리고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대학의 학과 분류에 따른 개별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전부이며 채용 과정도 이 두 가지를 측정하는 데 그친다. 이 같은 제도를 생각할 때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지역 문제에 대한 전문성은 이론 없이 실무 경험과 재치로 되어 있다는 관찰이 가능하다. 각 지역에 대한 종합적, 학문적 연구 바탕에다 실무 경험을 쌓게 한다면 더 우수한 지역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국제화되는 시기에 있어서 국제 분쟁의 소지는 나날이 높아가고 있고, 이를 우리 나라의 이익과 더불어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 이외의 국제 사회와 그 지역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학계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지역 문제 전문 학자는 해당국에 유학하면서 그 나라의 외교 정책, 역사, 문학, 법 가운데 하나를 공부한 사람이 주가 된다. 종합적이고도 학문적인 접근이 없다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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