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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주제별 특강 7 - 여성과 가족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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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별 특강 7 - 여성과 가족

 

다음은 기술의 발전과 여성문제를 다룬 글이다. 아래의 글을 읽고 기술이 여성에게 미치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한 후 미래에 대한 전망을 논술하라.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가장 급격하게 의료화 (medi- calization)된 분야 중 하나이다. 오늘날 임신을 마음먹는 순간부터 아이를 낳을 때까지의 전 과정이 의학적 용어와 설명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임신한 여자는 여러 가지 산전검사와 의사의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당연하거나 적어도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진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대다수의 여성이 집에서 아이를 낳았으나 지금은 대다수의 여성이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있다. 그 동안 이와 같은 출산의 의료화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가 따랐다. 하나는 이 의료화가 원시적인출산 풍습으로부터 과학적이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현대의학으로의 진보라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산모가 중심이 되고 여자 친지, 이웃, 조산사 등이 참여하는 여성들만의 의식적인 행사였던 출산의 경험이 병원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에 의해 산모가 소외되는 경험으로 바뀌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휘그니적(whiggish) 해석인 전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출산의 의료화를 싸잡아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후자의 경우도 전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여성의 생식경험은 자연스런출산을 넘어 산전 관리기술과 출산기술, 임신 보조기술 등 여러 가지 생식기술에 의해 중재되는 경향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던 80년대 초반 페미니스트들은 이를 여성의 몸과 생식능력에 대한 가부장적 착취와 통제의 한 형태로 보고 거세게 반대한 반면, 최근의 논의들은 여성이 이러한 기술들을 수용하여 사이보그가 됨으로써 자연과 문화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전자가 생식기술이 가지고 있는 성차별주의 강화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생식기술에 대한 비판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후자는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성의 범주를 둘러싼 지배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음을 전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식출산의 의료화를 간단히 부정해버리기보다는 좀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고찰하는 것이 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여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산과 관련하여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남아선호의 측면이다. 남아선호에 관한 한,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한 국가로 분류되는 한국에서 남아선호는 여성의 건강에 깊고, 심지어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남아선호는 여성의 열악한 지위의 결과이자 동시에 그 원인이다. 한국의 남아선호는 아들 후손을 통하여 집안의 이름을 보존하고 죽은 조상에 대한 제사를 치르며 노부모를 봉양하기를 기대하는 등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현상이다. 반면 딸은 결혼을 하면 다른 집안의 식구가 된다고 생각하여 하찮은 존재로 여겨진다. 결혼한 여자는 스스로 가치가 없는대신에, ‘가치 있는아들을 낳는 데서 자기만족을 얻고 집안에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남아선호는 아들 낳고 기르기에만 집착하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딸들의 건강에도 매우 유해하다. 남아선호가 강한 나라에서 딸들은 평균적으로 아들과 비교하여 모유를 먹는 기간이 훨씬 짧고, 자라면서도 훨씬 영양가가 떨어지는 음식을 그것도 적은 양만 먹을 수 있으며, 아플 때도 남아에 비해 의료의 혜택을 받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큰 해악은 여아들이 스스로를 가치 없는존재로 생각하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극복하기 힘든 심리적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아선호는 여아에게 있어 죽음을 뜻할 수도 있다. 남아선호가 강한 나라에서는 여자 유아의 사망률이 더 높으며, 20세기 후반 양수검사와 초음파검사 등 태아의 성을 구별할 수 있는 의료기술의 발달은 딸의 경우 태어나기도 전에 제거되는 빈도를 높여왔다. 한국의 경우 초음파 검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부터 성비가 급격한 불균형을 이루기 시작하여, 1980년에 여아 100명당 남아의 비율이 104이던 것이 1990년에는 117로 급격히 늘어났고, 출생순위 세 번째 아이의 경우 성비가 200이 넘는 현상을 낳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새로운 생식기술이 쓰이는 방식이다. 초음파검사는 원래 태아의 기형 여부를 밝히거나 임신시기의 확정 등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남아선호가 강한 나라에서는 태아의 성감별에 이용되고 결국 여아를 제거하는 데 쓰이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열악하고 남아선호가 심한 지역의 여성들 자신이 그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권력에 순응하여 이러한 기술을 채택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식기술은 여성들로 하여금(불임의 극복을 포함하여) 생식을 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를 좀더 자유롭고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 오조영란,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중에서

 

<유의사항>

1.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200)내외로 할 것.

2. 두 가지 상반된 견해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자신의 견해를 구체적 예와 함 께 명확히 밝힐 것.

 

 

【논제분석】

 

1. 출제의도

일반적으로 과학과 기술은 가치 중립적인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객관적이라 믿고 있는 과학 역시 권력과 무관하지 않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남성 중심적 과학은 성차별을 정당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즉 기술이 남성 중심적 지배질서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기술이 여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관찰한 것을 요구하며 제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기술이 여성억압적 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기존질서에 대해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의 측면도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립한 후 논술해 나간다면 문제의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2. 논제정리

제시문에 나타난 여성의 생식 경험중 하나인 출산의 의료화와 이러한 생식기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하는 한편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해보는 것이다.

 

3. 제시문에서 나타나는 여성과 기술의 문제에 대한 정리

사회의 전 영역에서 기술발달이 급진전됨에 따라 여성의 출산과 관련된 기술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제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출산의 의료화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평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으로서 과거 원시적 출산풍습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기술은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이라는 점에서 여성에게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과거 여성들만이 참여하던 의식적인 출산행사가 병원으로 장소를 옮김에 따라 산모가 출산과정에서 소외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부정적 측면의 예로서 한국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남아선호사상을 지적하고 있다. 남아선호사상은 아이를 출산하는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며 성장과정에서도 아이는 남녀간의 차별로 인해 건강뿐만 아니라 치유하기 어려운 심리적인 상처를 입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새로운 생식기술의 등장은 여성의 출산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이러한 가능성이 여성 억압적인 사회적 요소들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남성 중심적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성적 불평등을 민주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4. 우리사회에 나타나는 생식기술 발전의 성격과 그에 따른 다양한 모습을 정리해 보자.

제시문에도 지적하듯 새로운 생식기술은 태아의 기형여부와 임신시기를 확정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한국처럼 남아선호사상이 강력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기존의 여성 억압적 질서를 공고히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즉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기존 가부장제의 강요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태아감별을 채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지적되어야 할 점은 새로운 생식기술이 상당부분 남성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출산을 위한 생식기술은 대부분 여성의 몸에 가해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을 고안하고 실험하고 시행, 승인하는 과학자들이나 의사들은 대부분이 남성들이라는 점이 문제로 대두된다. 공격적이고 실험적인 접근방식이 여성에게 그대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술이 자본화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 얼마전 세계최고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예를 들어 85년에 6%에 머물렀던 제왕절개 분만율이 9013.3%, 9521.3%, 99년에는 그 비율이 무려 43%에 달해 세계최고 수준을 나타내었다. 이는 여성과 태아의 생명과 건강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원치 않는 출산을 여성이 스스로 통제하고 기형아의 감별에 이용되는 새로운 생식기술은 윤리적 문제를 논외로 한다면 여성에게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새로운 생식기술에 대한 미래를 조망해 본다면 무엇보다도 남성 중심적인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새로운 기술 도입에 있어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없는 한 새로운 생식기술은 여성 억압적인 사회를 확대, 재생산 할 뿐이며 남녀평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은 요원할 뿐이다.

 

5. 개요작성

서론 : 기술이 갖는 왜곡된 사회적 인식

기술은 항상 객관적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며 특히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남성중심적 권력이 작용함

본론

제시문에서 밝히는 생식기술의 발전에 따른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제시

-한국사회에 나타나는 구체적 예를 제시

생식기술이 갖는 두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성 제시와 함께 자신 의 견해를 밝힘

생식기술 발전이 내포하고 있는 긍정적 측면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회적 조건 형성의 필요성 제기

결론 : 자신의 견해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과 기술과 출산에 대한 고정관념 의 전환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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