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창고

논술 주제별 특강 1 - 개인과 사회

by 처사21
728x90
반응형

▣ 주제별 특강 1 - 개인과 사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집단 이기주의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집단 이기주의가 등장하면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

 

 

생각을 정돈하기 위해 우선 사회란 그 성원 상호간에 구속력을 갖는 어떤 행동규칙을 인정하고 대부분 그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어느 정도 자족적인 공동체라고 생각해 보자. 나아가서 이러한 규칙은 그 성원들의 선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된 협동체제가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사회란 비록 상호간의 이익을 위한 협동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이해관계의 일치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의 상충이라는 특성도 갖는다. 각자가 자기 혼자만의 노력에 의해서 살기보다는 사회 협동체를 통해서 모두에게 보다 나은 생활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이해관계의 일치가 있다. 그러나 또한 이해의 대립이 있게 되는 것은, 그들은 노력에 의해 산출될 보다 큰 이익의 분배방식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적은 몫보다는 큰 몫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득의 분배를 결정해 줄 사회체제를 선정해 주고 적절한 분배의 몫에 합의하는 데 필요한 어떤 원칙들의 체계가 요구되어 진다. 이러한 원칙들이 바로 사회정의의 원칙으로서 그것은 기본적인 사회제도 내에서 권리와 의무를 할당하는 방식을 제시해 주며 사회협동체의 이득과 부담의 적절한 분배를 결정해 준다.

 

그런데 어떤 사회가 그 성원들의 선을 증진해 줄 뿐 아니라 공공적 정의관에 의해 효율적으로 규제되는 경우 그 사회를 질서정연한 사회라 해보자. 즉 그것은 1) 다른 사람도 모두 동일한 정의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모든 이가 인정하고 있고, 2) 사회의 기본제도가 일반적으로 이러한 원칙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그 사실 또한 널리 주지되어 있는 그러한 사회를 말한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상호간에 비록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될지도 모르나 그 요구를 판정하게 될 공동의 입장을 인정하게 된다. 인간의 이기적인 경향성이 서로간에 경계를 불가피하게 한다면 이러한 공공적인 정의관은 그들의 굳건한 결합을 가능하게 해준다. 각자 서로 다른 목적과 의도를 가진 개인들간에 공유되는 정의관은 동료 시민으로서의 유대를 공고히 해주며 정의에 대한 일반적 욕구가 다른 목적들의 추구에 한계를 정해 준다. 우리는 이러한 공공적 정의관이 질서 정연한 인간 공동체의 기본적인 헌장을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기존하는 사회가 이런 식으로 질서 정연한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정의와 부정의가 무엇인가조차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들 공동체의 기본 조건을 규정해 줄 원칙에 대해 의견이 불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각자 그 나름의 정의관(conceptions of justice)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를 할당하고 사회 협동체의 이득과 부담에 대한 적절한 분배를 정해 줄 어떤 특정한 원칙들의 체계가 필요함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주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다양한 정의관들과 구별되면서 그 상이한 원칙과 견해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역할이 나타내 주는 정의의 개념(concept of justice)을 생각해 본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상이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일지라도 개인들간에 기본적 권리와 의무를 할당함에 있어 부당한 차별을 두지 않고 사회 생활의 이득에 대한 상충되는 요구를 적절하게 조정해 줄 규칙들이 있을 경우, 그 제도는 정의롭다는 점에 합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정당한 제도에 대한 이러한 설명에 합의할 수 있으리라는 이유는 정의의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는 바, 부당한 차별과 적절한 조정이라는 관념에는 각자가 받아들이는 정의의 원칙들에 맞추어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권리와 의무를 정함에 있어 개인간의 유사점과 차이점 중 어떤 것이 합당한 것인가를 선정해 주며 이득을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적합한가를 명시해 준다. 정의의 개념과 다양한 정의관간에 이러한 구분을 한다고 해서 어떤 중대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것은 단지 사회 정의의 원칙들이 하게 되는 역할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롤스,사회정의론중에서

 

 

<유의 사항>

1. 논제와 성명을 표기하지 말 것.

2. 글 자수는 빈칸을 포함하여 1,600(±200)자 내외로 할 것.

3. 본문을 인용할 경우는 인용부호(따옴표)를 반드시 붙일 것.

 

 

 

【논제분석】

 

1. 논제정리

집단 이기주의라는 말은 집단과 이기주의가 합쳐진 말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개인이 자신만의 이익을 뒤쫓는 것을 이기주의라 하면, 집단 이기주의란 어떤 집단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을 집단 이기주의라 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규칙이 특정 집단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때 집단 이기주의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집단 이기주의란 특정집단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집단의 이익을 희생시키거나, 희생을 강요할 때 붙여지는 이름이다. 이런 집단 이기주의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나름대로의 원칙에서 만들어진 사회 규칙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이다.

 

2. 제시문 분석

앞의 글은 미국의 철학자인 존 롤스의 사회정의론에서 발췌한 것이다. 여기서 롤스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수단으로 사회정의라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개인과 사회의 관계는 대립적으로 이해되면서도 조화로운 것으로 여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마치 운동 선수가 운동 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의 규칙들과 같은 사회 규칙들이다. 이런 규칙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때 사회적인 정의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 때 규칙의 수가 적으면 사회적인 합의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적지만, 규칙들의 수가 많을 경우 적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규칙적용은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흡연은 건강에 해로움으로 모두에게 금지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흡연은 개인의 취향이므로 금지할 수가 없다라는 두 입장을 들어보자. 첫 번째 입장의 경우 흡연이 가져오는 신체적, 육체적 피해에 맞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에게서 문제가 되는 간접흡연이 문제로 된다. , 스스로가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흡연자에 의한 공기오염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어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불이익을 입게 된다. 이런 불이익 때문에 비흡연자들의 흡연금지 주장은 나이와 성별을 뛰어 넘어 전 사회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흡연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국가나 사회가 법률로써 개인적인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고 응수한다. , 이들에게서 흡연이란 개인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취미활동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런 취미활동을 다른 사람들이 강제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전제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두 입장은 보기에 따라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충하는 두 입장은 사회 속에서 합의되는 과정이 있다. 흡연이 개인적인 선택이라는 사실 때문에 흡연은 사회 속에서 인정되지만,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는 신체적 해악이 크기 때문에 흡연은 금지된다. 그리고 공공장소의 흡연은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금지된다. 이렇게 합의된 사회적 규칙들을 특정 집단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하여 규칙을 위반하는 문제가 발생할 때 사회정의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3. 논술개요

서론 : 집단 이기주의에 대한 개념정의

본론

집단 이기주의가 발생하는 사례를 제시

집단 이기주의와 사회정의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제시

결론: 집단 이기주의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풀기 위한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사회정의란 관점에서 서술

 

 

◈ 읽기 자료 - 정의의 원칙

 

롤스가 상정하는 사회적 기본 가치, 즉 자유, 기회, 소득, 부 등은 서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는 일정한 분배의 규칙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사회적 기본 가치들의 분배 규칙이 그가 말하는 정의의 원칙이다.

 

1원칙

각자는 모든 사람의 유사한 자유 체계의 양립할 수 있는 동등한 기본적 자유의 가장 광범위한 전체 체계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2원칙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두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편성되어야 한다.

(1)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득이 되고,

(2) 기회 균등의 원칙하에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책과 직위에 결부되어야 한다.

 

1 우선성 규칙(자유의 우선성)

정의의 원칙들의 순위는 축차적(逐次的) 서열로 되어야 하며 따라서 자유는 오직 자유를 위해서만 제한될 수 있다.

 

2 우선성 규칙(효율성과 복지에 대한 정의의 우선성)

정의의 제2원칙은 서열상으로 효율성의 원칙이나 이득 총량의 극대화 원칙에 우선적이며 공정한 기회는 차등의 원칙에 우선해야 한다.

 

정의에 관한 원칙들의 기본적인 주제는 사회의 기본 구조(basic structure of society), 사회의 주요 제도가 권리와 의무를 배분하고 사회 협동체로부터 생긴 이익의 분배를 정하는 방식임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다. 따라서 사회의 기본 구조는 이 정의의 두 원칙이 적용될 수 개의 구체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즉 그것은 첫째, 시민의 기본적 자유”, 말하자면 정치적 자유(선거권과 피선거권) 및 언론과 집회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 사유 재산권과 신체의 자유, 그리고 부당한 체포 및 구금을 당하지 않을 자유 등을 균등하게 규정하고 보장할 사회 체제와 관련된다. 둘째는,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곧 소득 및 재산의 분배 문제와 책임 및 명령 계통의 조직 등과 관계를 맺는다. 이때 재산 및 소득의 분배가 반드시 균등할 필요는 없으나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되도록 베풀어져야 하며, 동시에 권한을 갖는 직위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책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개방되어야 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1원칙이 제2원칙에 우선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부와 소득의 분배, 그리고 권력의 차등화 문제는 평등한 시민권의 자유와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는 기본 전제 밑에서 추구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컨대 평등은 자유를 결코 앞지를 수 없다. 바로 이런 뜻에서 롤스는 자유주의의 기본 틀 속에서 정의의 문제를 따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롤스는 특히 두 번째의 원칙에 더욱 짙은 관심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자유주의와 자신의 그것의 분기점이 바로 이 원칙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또한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듯이 보인다. 여기서 그는 자연적 자유 체제’, ‘자유주의적 평등 체제그리고 민주주의적 평등 체제를 서로 구별하고 있다. 우선 그는 평등한 자유에 관한 제1원칙은 충족되고 있으며 경제체제는 생산 수단의 사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대체로 자유 시장 체제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자연적 자유 체제는 모든 사람이 어떠한 직위든 그것을 자유롭게 취득할 수 있는 동등한 법적 권리를 갖는다는 뜻에서 형식적 기회 균등을 옹호하는 자세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회적 조건의 평등이나 유사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현존하는 부와 소득의 분배는 오로지 천부적 재능과 능력의 힘에만 내맡겨져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 체제의 도덕적 불공평성은 배분의 몫이 지극히 자연적이고 임의적인 요인들에 의해 부당하게 좌우된다는 점에 있다. 다른 한편 자유주의적 평등 체제는 능력 본위와 공정한 기회균등을 결합시킴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체제는 공정한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한다는 점에서, 즉 사회적 우연성을 경감시킨다는 면에서는 자연적 자유 체제보다는 낫지만, 아직도 능력과 재능의 천부적 배분에 의해 부나 소득이 결정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적 평등 체제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과 차등원칙’(difference principle)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롤스가 추구하는 사회 체제이다. 만일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 균등이 확보되는 사회 제도를 상정할 경우 사회적으로 처지가 나은 사람들의 보다 높은 기대치가 정당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들이 최소 수혜자’(the least advantaged)들의 기대치를 향상시키는 체제를 수용할 경우이다. 차등의 원칙은 결과적으로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고,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아래 모든 이에게 개방된 직책과 직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재조정하는 역할을 떠맡는다.

 

우리는 여기서 이 차등의 원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롤스의 평등 이론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차등의 원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차등의 원칙은 보상(redress)의 원칙과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평등의 보다 폭넓은 구현을 위해 우연적인 조건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사회적 불리함을 보상해 주자는 기본 취지에서는 그와 비슷하다. 보상의 원칙은 마치 모든 사람이 동일한 경주에서 공정한 바탕 위에서 경쟁할 것이 요구되듯이 사회로 하여금 불리한 조건을 똑같이 해 주도록요구하는 것이지만, 차등의 원칙은 예를 들어 교육에 있어서 재원을 할당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볼 때 최소 수혜자의 기대치를 향상시키도록 노력한다. 롤스는 자연적 조건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보상의 의미와 한계를 다음과 같이 명백히 밝히고 있다.

 

차등의 원칙은 요컨대 천부적 재능의 분배를 공동의 자산(common asset)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에 상관없이 이러한 분배가 주는 이익을 함께 나누어 가지는데 합의함을 나타낸다. 누구든지 간에 천부적으로 보다 유리한 처지에 있는 자는 아주 불리한 처지에 있는 자의 여건을 향상시켜 준다는 조건하에서만 그들의 행운에 의해 이익을 볼 수 있다. 천부적으로 혜택받은 자는 그들이 재능을 더 많이 타고났다는 바로 그 이유만으로는 이득을 볼 수 없으며 훈련과 교육비를 감당해야 하고 불운한 자도 도울 수 있도록 그들의 자질을 사용해야 한다. 아무도 자신의 보다 큰 천부적 능력이나 공적을 사회에 있어서 보다 유리한 출발 지점으로 이용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차이점들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롤스에 의하면 천부적 재능의 분배는 정의와 부정의의 잣대로 따질 수 있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또한 사람이 어떠한 특정한 지위에 태어나는가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은 단지 자연적인 사실’(natural fact)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을 인간과 제도가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방식은 정의의 원칙이 적용되는 대상이 된다.

 

둘째, 차등의 원칙은 호혜성(reciprocity)의 입장, 즉 상호 이익의 원칙이다. 자연적 우월성은 그것을 누리고 있는 개인의 공로 탓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한 가정이나 사회적 여건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보다 많은 천부적 혜택을 입고 있는 자는 타인의 복지에 기여함이 없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협동 체제를 요구할 자격과 권리가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행복은 사회적 협동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상식적인 견지에서 볼 때이 차등의 원칙은 유리한 처지에 있든 불리한 처지에 있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것은 평등주의적인 사회 질서를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차등의 원칙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이점은 그것이 박애(fraternity)의 정신을 고양시킨다는 사실이다. 차등의 원칙에 따라서 행동한다면 전체 이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처지가 뒤떨어지는 한 구성원의 이득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이익을 얻으려 들지 않을 가족 관계에서와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왜냐하면 처지가 보다 나은 자는 보다 불운한 자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체제 하에서만 보다 큰 이익을 기꺼이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롤스는 이 차등의 원칙에 절대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 차등의 원칙은 과연 어느 정도 유용한 대안인가?

 

롤스의 일반적 정의관”(general conception of justice)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기본 명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모든 사회적 기본 가치(social primary goods) - 자유, 기회, 소득, 부 및 기존감(self- respect)의 기반- 는 이러한 가치들의 일부 혹은 전부의 불평등한 분배가 최소 수혜자의 이득이 되지 않는 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도 명백히 드러나듯이 롤스는 불평등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는불평등의 극복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심하게 말해서 내가 나의 천부적 재능과 가정적 혜택의 덕으로 많은 부와 소득을 누린다고 가정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의 지극히 적은 부분을 예컨대 거지(최소 수혜자)에게 사적으로 희사하거나 공적으로 헌납함으로써 거지를 이롭게 한다면, 나와 거지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은 말할 것도 없고 거지 자신의 사회적 불평등 역시 불가피한 것으로 양해될 수 있다는 것이 롤스 이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간단한 도식으로 그의 모든 관심사를 다 해명할 수는 없다. 롤스는 한편으로는 천부적 재능이나 가정적인 유산에 의해 쌓은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인정한다는 이러한 차등의 원칙에 집착함으로서 일정하게 그 한계를 벗어나고 있음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차등의 원칙마저 2우선성 규칙에 의거해 기회 균등의 원칙에 종속시키고 있다. 그가 시인하듯이 기회의 균등이란 영향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사적인 추구에서 보다 불운한 자를 뒤에 처진 대로 내버려두는 그런 식의 평등한 기회(equal chance)”를 뜻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회 균등은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왜냐하면 기회 균등의 원칙은 원칙적으로 사회적 성공이나 실패 여부를 사회적 환경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능력의 결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등의 원칙이 수용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회에서는 보다 많은 부와 소득을 누리는 계층이 오히려 최소 수혜자보다 더 많은 보답을 받지 않을까? 서로우(Thurow)는 바로 이러한 측면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는 차등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최소 수혜자에게 물방울 똑똑 떨어지는 듯한”(trickle-down) 사소한 혜택이 돌아가는 대신 고소득 그룹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 예견한다. 이렇게 볼 때 롤스 스스로 야심만만하게 제시하고 있는 이 차등의 원칙은 더욱 빛을 잃게 되는 결과를 빚는다.

 


 

728x90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독서창고

처사21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