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창고

삼국지연의

by 처사21
728x90
반응형

삼국지연의

(96.1.5. 한국일보)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명나라 때의 나관중(1300~?)이 쓴 삼국지연의는 수호전 금병매 서유기와 함께 중국 4대기서의 하나로 불린다. 삼국지연의는 장편소설인 동시에 인생의 철학서요, 최고의 병법서이기도 하다. 수많은 인물을 통해 빛나는 지혜와 여러가지 사유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내용 자체가 인류에게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삼국지연의가 중국인 뿐아니라 세계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가장 많이 읽힌 중국 문학작품으로 인정 받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184년부터 280년까지 즉 후한말에서 위..오의 3국 정립시대를 거쳐 진나라에 의한 천하통일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조 등 여러 유형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각기 개성이 뚜렷한 40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데 모두 살아 숨쉬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렸다.

 

연의란 말은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 쓴다는 뜻으로 삼국지연의가 장편역사소설의 길을 튼 후 역사소설이 크게 융성했다. 삼국지연의는 고사성어의 원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임금과 신하 사이의 우정을 나타내는 수어지교, 버릴 수도 쓸 수도 없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계륵은 물론이고 백미 삼고초려 움참마속 등 내용 곳곳에 나오는 수많은 고사성어는 요즈음에도 즐겨 쓰인다.

 

이 책은 군사와 정치의 교과서로도 널리 쓰였다. 청나라 초기에는 만주어로 번역돼 군인들에게 읽혔으며 이자성이나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킨 농민군들은 이 책을 병법의 교재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지연의는 적어도 수백년동안 저잣거리의 이름없는 이야기꾼들과 여러 문사들의 입과 손을 거쳐 이야기의 뼈대가 만들어졌으며 나관중은 그들 가운데 대표성을 가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수의 삼국지가 조조를 긍정적으로 서술한 것과는 달리 삼국지연의는 유비를 옹호하고 조조를 배척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근대에 와서는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며 이와는 반대로 유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곽말약은 조조를 민중의 대변자로까지 끌어올렸으며 유비는 무너지는 가치체계에 집착한 보수주의자로 깎아 내렸다. 관념론적 영웅사관, 신비주의, 숙명론 등에 지나치게 빠져있다는 작품 전반에 대한 비판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성욱기자>

 


 

728x90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독서창고

처사21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