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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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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96.4.12, 한국일보)

 

존 스튜어트 밀(1806~73)은 자유주의라는 자본주의의 고유이념에 처음으로 개혁의 메스를 댄 영국의 사상가였다. 그로 인해 자본주의는 처절한 생존투쟁만 존재하던 정글에서 낙오자에게까지 관용을 베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체제'로 변화했으며 이를 원동력으로 20세기말 사회주의와의 전투에서 한차례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자유론'은 바로 개혁적 자유주의자 밀이 자신의 사상을 집대성한 책이다. 밀은 아버지에 의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해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는 공리주의의 동조자로 길러졌다. 그러나 20세 전후에 국가의 개인에 대한 계몽과 간섭을 인정하는 사회주의적 관점에 동의하게된다. 그의 사상적 편력은 1840년대 들어 자유주의를 골간으로, 사회주의를 부차적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데 1850년대 중반에 쓰여진 '자유론'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저작이다.

 

'자유론'1.2장에서는 밀의 자유주의자적 면모가 드러난다. 그는 이 책에서 지배자들이 교육받지 못한 다수를 통제해 다수결의 횡포를 일삼고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가 왜곡됐다는 현실인식을 피력한다. 이어 밀은 소수의 의견을 박해하는 것은 정당한 사상의 출현과 성장을 가로막아 사회의 진보를 더디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설사 잘못된 이념이라도 정당한 토론과정없이 사장시켜버리면 기존 사상의 건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요지의 자유 사상론을 전개한다.

 

3.4장에는 밀의 사회주의적 자유주의자로서의 특징이 나타난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주장을 펴거나 행동에 옮기는 것은 개성의 실현과 사회의 진보라는 측면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나 만약 그것이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국가는 반드시 이를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자유의 한계에 대해 논한다. 5장에서는 독약매매 술주정 매음 도박 등의 사례를 들어가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론'은 한마디로 1848년 공산당선언에 대한 자유주의자의 대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자본주의가 방치했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사회적 부의 일부를 할애하고 진보적 성향의 반체제파를 정치적으로 포용하는 복지.개혁 국가론적 시각이 여기서 출발했다.

 

그러나 밀의 사상은 자본주의 모순의 근본 원인을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지극히 무력했다는 것이 후세 학자들의 평가이다. 또 후세 자유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자본주의 특유의 건강성을 해쳐 오히려 체제를 약화시키는 이론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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