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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 토마스 모아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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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의 비판정신

유토피아 사람들은 돈 만드는 재료가 되는 금·은에 대해서 아무도 그 자연적인 가치 이상으로 값을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금·과 은은 그 용도에 있어서 쇠보다 훨씬 못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이 물이나 불이 없이는 살 수 없는 것과 같이 쇠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자연은 금이나 은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꼭 없어서는 안 될 그러한 용도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들어 그것을 값진 것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은 그 희소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희소한 것이 꼭 값진 것은 아닙니다. 자연은 인자하신 어머니처럼 공기나 물이나 땅과 같이 유익한 것은 모조리 볼 수 있도록 노출시켜 놓았으나, 헛되고 유익하지 못한 것은 모두 우리에게서 가능한 한 멀리 숨겨 놓고 있습니다.

만일 이 금·은들은 탑 속에 잠겨 둔다면, 일반사람들의 어리석은 상상입니다만, 통치자나 관리들이 계략을 짜서 백성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한다는 의심을 받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으로 물잔이나 다른 정교한 장식품을 만들어 쓴다고 하면, 그것을 다시 녹여 군졸의 봉급을 지불해야 할 경우에는 백성들이 아껴 쓰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하여, 금을 지극히 소중히 여겨 조심스레 간직하는 우리들의 제도와는 정반대로,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방법을 만들어 냈습니다. 뭐냐하면, 이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데는 정교하긴 하지만 값어치란 거의 없는 토기나 유리그릇을 쓰면서도, 공회당이나 가정을 막론하고 아무데서나 쓰는 요강 같은 천한 용기들은 모조리 금이나 은으로 만들어 씁니다. 더구나 노예들을 묶어 두는 사슬이나 족쇄도 금은제로 합니다. 그뿐 아니라 참으로 부끄러운 죄를 범한 죄수에게도 금제 귀고리·반지·목걸이를 걸어주고, 또 금관을 씌웁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모든 방법으로 그들은 금·은을 불명예의 표상으로 만듭니다. 그러므로 모든 다른 나라에서는 금·은을 잃는 것을 마치 목숨을 잃기나 하는 듯이 아깝게 여기지만, 유토피아에서는 금·은을 다 잃는다 해도 동전 한 닢 잃는 것보다 덜 아까워할 겁니다.

보석도 마찬가집니다. 해변에는 진주가 있고, 가끔 언덕진 곳에서 다이아몬드나 루비 등이 발견되지만, 그들은 일부러 그런 것들을 찾지는 않습니다. 어쩌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 잘 닦아서 어린이들의 장식용으로 씁니다. 어린이들은 처음엔 그러한 장식을 자랑하고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것이 어린애들만의 장난감임을 알고 부모들이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부끄러워 팽개쳐 버립니다. 이는 마치 우리네 어린애들이 자라면서 공깃돌이나 딸랑딸랑이나 인형들을 내던져 버리는 것과 꼭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관습과는 다른 그러한 진기한 관습이 어떻게 다른 생각이나 감정을 만들어 내는가는, 아네몰리아(Anemolia)국('허영에 들뜬 사람들'이란 뜻)의 외교관들의 경우만큼 더 절실히 느낀 적이 없습니다. 제가 그곳에 머물고 있는 동안, 그들은 아마우로툼에 왔었습니다. 그들이 온 것은 중요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였는데, 도시들은 제각기 세 사람씩의 대표자들을 보내서 그들과 만나 협의케 했습니다. 이전에 유토피아를 방문해본 일이 있는 이웃 나라들의 모든 외교관들은 유토피아 사람들의 생활태도를 직접 경험했었는데, 그들이 값비싼 의복에 대해서 존경은커녕 경멸로 대하며 금을 수치의 표지(標識)로 여긴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유토피아에 올 때에는 언제나 간소한 옷차림으로 왔었습니다. 그러나 아네몰리아 사람들은 유토피아에서 먼 거리에 살고 있어서 접촉도 거의 없었던 터라, 고작 유토피아에 관해서 들은 것이라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으며, 그것도 또한 손으로 짠 털옷 정도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유토피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갖고 있지 않은 줄로 여겼던 게죠. 이것이 그들을 으스대게 만들어 잘못을 저지르게 했던 겁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의복의 위풍으로 자신들을 신처럼 보이게 하려 했고, 또 찬란한 장식으로 초라하게 보았던 유토피아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이리하여 세 외교관들은 백 명의 수행원들을 모두 빛깔이 요란한 비단 옷을 입혀 장엄하게 데리고 들어왔었습니다. 자기네 나라에서 귀족출신인 이들 외교관들은 금칠갑을 하여, 육중한 금목걸이와 귀고리·금반지 등을 하고, 모자에는 진주와 보석들을 줄줄이 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치장에 잔뜩 사용한 그 모든 것은 유토피아에선 노예들을 처벌하거나 죄수들을 욕보이거나, 또는 어린애들을 즐겁게 해 주는데 쓰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들을 구경하러 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유토피아 사람들의 옷차림에 비하여 으스대던 그들의 꼴은 정말 볼 만한 구경거리였습니다. 그러나 또한 적잖이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완전히 기대를 잘못 걸었고 헛다리짚었다는 점입니다. 볼일이 있어서 외국에 가볼 수 있었던 몇몇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토피아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게 수치스런 연극으로 밖에 보일 수가 없었으니까요. 따라서 일행 가운데 가장 지위가 낮은 자들이 오히려 상감인 양 존경받고, 금 사슬을 줄줄이 달고 있었던 외교관들은 노예로 취급되어 아무런 경의도 받지 못했습니다.

더 기찬 것은, 어린애들이었습니다. 보석이나 진주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애들이, 그런 것을 모자에 잔뜩 달고 있는 외교관들을 보고 모두 쿡쿡 찌르며 말했습니다.

"저 봐 엄마! 저 다 자란 바보들이 아직도 꼬마인 양 진주 보석을 달고 다니네!"

그러나 어머니는 엄숙한 표정으로 이러더군요.

"조용해, 얘야! 저 사람은 대사 님이 데리고 다니는 하인일 거야."

그밖에, 다른 사람들은 그 금 사슬들이 하도 가늘어서 노예가 쉬 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쓸모 없이 잘못 만들었다고 보기도 했고, 또는 그게 하도 허술해서 노예가 언제나 집어 던지고 아무데나 도망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야 이 외교관들은 비로소 그곳에는 금이 아주 흔해 빠져서 아무런 가치가 없고,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정도 이상으로 금이 경멸 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자기네 세 사람이 걸치고 있는 것을 다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금과 은으로, 도망치다 잡힌 노예를 묶는 사슬을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곳 몇 사람들과 얘기해 보고 그들의 관습과 견해를 알고 난 뒤에, 그렇게 으스대던 장식품들을 부끄럽게 여겨 떼어버렸습니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별이 반짝이고, 눈부신 해가 있는데도, 조그만 보석 따위의 불투명한 반짝임에 현혹되어 좋아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깁니다. 그들은 또한 질이 좋은 양털 옷을 입었다고, 마치 더 고상하기나 한 것처럼 생각하는 그 정도로 사람이 어떻게 미쳐버릴 수 있는지 도무지 알지를 못합니다. 양털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것은 양의 털임에 틀림없으며, 또 그 양은 어디까지나 양임에 틀림없으니까 말입니다.

더구나 그 본질상 쓸모라고는 전혀 없는 금이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그렇게도 진귀하게 다루어지고 있고, 그 가치가 사람이 있고 나서 비로소 있는 것이고, 또 사람이 씀으로 해서 가치를 부여받게 되는 것인데도, 오히려 사람값이 금값보다 싸게 쳐지고 있는 것을 그곳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게 사실인 것은, 나무덩어리에 못지 않은 지력(知力)밖에 갖고 있지 않는 납덩어리 머리를 가진 바보며, 행실도 그 정도로 불성실한 자가 우연히 금화를 많이 갖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없이 똑똑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자도, 어떤 불운이나 법의 속임수(이것도 운수와 마찬가지로 사태를 역전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로 말미암아 그 금화가 가장 비천한 종놈에게 넘어가게 되면, 마치 그 자신이 금화의 종속물이나, 아니면 그 한푼에 지나지 않았던 것처럼, 곧 그 종놈의 하인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이런 것보다도 더 추하게 유토피아인 들이 생각하는 것은, 하등 신세진 것도 없으면서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밖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부자에게, 거의 신주 모시듯 굽신거리 는 인간의 추잡함입니다. 이 인간들은 그 부자들이 너무도 인색하여, 살고 있는 동안 단돈 한푼도 내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니 말입니다.

유토피아 사람들의 이런 사상은 여태껏 말한 그런 어리석은 제도들과는 너무도 다른 제도를 가진 사회에서 자랐다는 것과, 또 교육과 좋은 책의 독서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도시마다 다른 일에서 떠나 학문에만 종사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나, 다시 말하여 어릴 적부터 특출한 성품이나 일급의 지성이나 또는 학문적 적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는 않으나, 모든 어린이들은 좋은 책을 소개받아 읽습니다. 그리고 남녀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먼저 말한 바와 같이 노동하고 남는 시간을 평생토록 배움에 바칩니다.

- 토마스 모어/유토피아 Thomas More ; Utopia에서

 

이해와 감상

 

Utopia는 그리스말의 Outopos에서 유래한다. Ou는 not, topos는 Place이다. 그러니까 유토피아는 바로 not Place(어디에도 없는 곳) , 다시 말하면 이상의 나라이다. '유토피아' 의 원제목은 '사회 생활의 최선의 상태에 대한, 그리고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새로운 섬에 대한 유익하고 즐거운 저작' 이다. 토마스 모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영국의 정치경제의 모순을 풍자하고 비판하려는 데 있었다.

이야기는 필자가 학자이며 모험가인 라파엘 히스로디를 만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히스로디는 항해 도중에 찾아본 나라 중에서 유토피아라는 나라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하면서 영국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실정이 다르더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가 영국을 비판한 대목에서 모어의 비판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걸핏하면 사형에 처하는 영국의 법률은 '학생을 지도하는 데 타이르기보다는 무조건 채찍질하는 선생과 같다' 고 하면서 '국민이 살아갈 만한 수단을 부여하여, 궁핍한 나머지 도둑질을 하여 사형에 처해지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정치를 해야 한다' 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영국사람이 잘 살지 못하는 까닭은 지주들이 양모의 가격 인상에만 혈안이 되어 밭을 없애고 목장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땅을 빼앗긴 소작인은 결국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그들을 붙잡아서 사형에 처한다. 이것은 마치 처벌하기 위해서 백성을 도둑놈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재물로도 인간의 생명을 보장할 수는 없다. 돈을 훔쳤다고 해서 사형에 처하는 것도 잔인한 정치이다. 벌칙이 엄하면 엄할수록 흉악한 범죄가 늘어날 뿐이다.

모어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54주로 나뉘어져 각주 중앙에 하나씩 도시가 있고, 그 둘레에 전원이 있는 이를테면 그리스의 도시국가와 비슷한 형태의 나라이다. 전원에는 도시의 가구 수와 같은 수의 농장이 있어서 시민이 2년 교대로 농업에 종사한다.

이 유토피아에는 국왕이 없다. 국민은 모두 노동에 종사하되, 건강한 사람으로서 노동을 면제받고 있는 사람은 공무원과 선택 받은 지식계급 뿐이다. 노동시간은 6시간으로 정해지고 여가엔 교양을 쌓는다. 6시간 노동제로는 생산부족을 가져올지 모르겠으나, 유토피아에서는 영국과는 달리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자, 성직자, 귀족, 지주들까지도 모두 노동을 하므로 6시간 노동으로도 생산과잉이다. 또한 유토피아에서는 음식 담은 그릇으로는 사기와 유기를 상용하고 금은으로는 요강이나 불결한 용도에만 사용한다. 노예를 매는 밧줄이나, 죄인의 귀고리에 쓴다. 진주나 보석은 어린애들의 장난감으로 쓰인다.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받으며 어른이 된 뒤에는 여가를 이용해서 공부한다. 그들은 라틴어 따위는 배우지 않고, 자기 나라 말로 공부하며 논리학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다. 천문 기상에 대해서는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미신에 속하는 점성술 같은 것은 알지 못한다.

윤리관은 우리들과 같으나, 인간의 행복이 무엇에 의해서 성립되느냐 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 종교에 있어서는, 인간의 영혼은 불멸하며, 신의 은총에 의해서 선천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인간은 내세에서도 선행에 대한 보상이 있고, 악행에 대해서는 형벌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참다운 쾌락을 선행 속에서 찾으며, 다른 나라와 같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찬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다. 도박, 사냥 따위는 유토피아에서는 배척하고 있다.

유토피아에서는 금전 화폐가 없기 때문에 더러운 범죄가 없다. 사기, 도둑질, 강탈, 싸움, 살인, 배신 등은 돈이 없어지면 동시에 사라진다. 두려움과 슬픔도 마찬가지다.

요컨대 사유 재산의 부정, 계획적인 생산과 소비, 인구 배분의 합리화, 사회적 노동의 계획화, 노동 조건의 개선, 소비의 사회화가 실현되는 새로운 사회 실현을 모어는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의 내용으로 보아, 결과적으로 '유토피아'의 중요성은 그 이상(理想)에 있다기보다 그 비판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참고 자료

토마스 모어 Thomas More

 

영국의 정치가, 인문주의자로 런던의 법률가 존 모어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 캔터베리 대주교(大主敎) 존 모턴을 섬기고, 나중에 옥스퍼드대학에 입학했으나,아버지의 요구로 중퇴하여 법률가가 되려고 링컨 법학원에 입학하였다. 대학 재학 중에 대륙의 르네상스 문화운동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에라스무스와 친교를 맺었다. 그의 《우신예찬(愚神禮讚)》(1511)도 모어의 집에 묵으면서 쓴 것이다. 법학원 졸업 후 변호사가 되었고, 의회에서도 의석을 차지하였다.

1515년에는 통상(通商)문제로 네덜란드에 건너가, 외교교섭에 수완을 발휘하였다. 이상적 국가상(國家像)을 그린 명저 《유토피아》는 그때의 여행 중에 쓰기 시작하였으며, 이듬해 귀국하여 완성하였다. 그는 탁월한 수완과 식견으로 헨리 8세의 신임을 얻어 1529년에는 대법관(大法官)에 임명되었으나, 그 무렵 헨리 7세는 맏딸 마가렛이 2년 전에 결혼했는데도 구하고, 처녀 결혼세를 요구하여 의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었다. 왕의 이혼에 끝내 동의하지 않고 1532년 관직에서 물러났다.그때 그 반대파의 앞장에 섰던 모어는 한때 정계를 떠났다가, 헨리 7세가 죽자 다시 정계에 등장하여 런던 부지사로 뽑혔다. 1933년 왕위지상권에 대한 찬성을 구해 왔을 때, 이를 거절하여 1534년 반역죄로 런던탑에 갇혔다가, 1535년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는 인문주의자로서 해학취미(諧謔趣味)의 소유자로 신랄한 언사를 서슴지 않았으나, 동시에 경건한 그리스도교도이며, 이름난 명문가(名文家)·논쟁가(論爭家)로서 서민 사이에 인기가 있었다. 작품에 《피코 델라 미란돌라전(傳)》(1510)《리처드 3세전》(1543) 등이 있다. 1935년, 로마 교황은 그에게 ‘성인(聖人)’의 칭호를 주었다.

유토피아

 

영국의 정치가이며 인문주의자인 토마스 모어(1478~1535)의 정치적 공상소설로 1516년 간행. 라틴어로 쓰여졌다. 저자가 히스로디라는 선원(船員)으로부터 이상의 나라 ‘유토피아’의 제도 ·풍속 등을 들은 것을 기록하는 형식으로 이상사회를 묘사한 작품인데, 간접적으로는 당시의 유럽, 특히 영국사회의 현상을 비판하였다. 이 공화국에서는 전시민이 교대로 농경에 종사하는데 노동시간은 6시간, 여가는 교양시간으로 돌리며 필요한 물품은 시장의 창고에서 자유로 꺼내 쓸 수 있다.

그 내용은 여러 가지이지만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종교적 관용 ·평화주의 ·남녀교육의 평등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근대소설의 효시로 간주되며 사회사상사적으로도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저자가 죽은 뒤인 51년 영역판이 간행되었으며, 제목 ‘유토피아’는 본시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무데에도 없는 나라’라는 뜻이었으나 이 작품을 계기로 ‘이상향(理想鄕)’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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