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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적 교육 철학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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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적 교육 철학

 

김인회

 

인간은 각자가 자연으로부터 그 나름의 소질과 가능성을 타고난다. 그것은 마치 도토리가 참나무로 자랄 수 있는 성장 가능성과 종의 특성을 지니고 나오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인간의 타고난 자연적 성장 가능성을 완전히 발휘하게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교육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타고난 소질과 가능성을 모두 실현할 수만 있다면 인류 사회는 가장 조화로운 이상 사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자연의 질서란 조화로운 것이다. 한 그루의 참나무조차 자연 질서에 따라 그 나름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데, 하물며 인간에 있어서랴. 오직 타고난 가능성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선한 인간 사회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다. 이러한 생각은 곧 교육은 인간성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라고 보게 한다. 교육이란 마치 참나무로 자랄 소질을 지니고 있는 도토리로 하여금 자연의 질서에 따라 정상적으로 성장하여 그 도토리의 타고난 가능성, 커다란 참나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실현하도록 돕는 일, 즉 영양분과 광선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짐승이나 벌레가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보호하며, 미처 다 자라기 전에 부러지거나, 짓밟히거나, 인위적으로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도록 지켜 주는 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자연주의적 교육의 의미

이러한 자연주의적 인간관은 동양의 철학과 사상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맹자는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할 마음이 있다.”고 하면서 인간의 자연적 천성을 선한 것으로 보았다. 맹자의 유명한 사단지설(四端之說)[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는 네 가지 마음씨. 곧 인(仁)에서 우러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의(義)에서 우러나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예(禮)에서 우러나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지(智)에서 우러나는 시비지심(是非之心). 자유지정(自有之情).]은 이러한 인간의 타고난 자연적 성질을 인(仁)·의(義)·예(禮)·지(智)로 정의한 것이니 남을 생각하는 마음, 곧 측은해하는 마음은 인의 시작이요(惻隱之心 仁之端也 측은지심 인지단야),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의 시작이요(羞惡之心 義之端也 수오지심 의지단야),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시작이고(辭讓之心 禮之端也 사양지심 예지단야),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의 시작(是非之心 智之端也 시비지심 지지단야)이라고 보았다. 자사(子思)는 『중용(中庸)』 첫머리에 “하늘이 주신 것이 성(性)이요, 그 성(性)에 따르는 것이 도(道)요, 도를 닦는 것이 가르침이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이요,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요, 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라고 했다. - 동양에서의 자연주의적 교육관

불교에서는 인성(人性)이란 본래부터 불성(佛性)이라고 한다. 그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곧 교육의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성장하는 것을 점수(漸修)[돈오점수 [頓悟漸修]불교에서 돈오(頓悟), 즉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단계가 따른다는 말. 돈오돈수(頓悟頓修, 단박에 깨치고 깨치자마자 더 이상 닦을 것이 없어짐)]라고 한다. 자신의 본성(本性)을 깨닫는 것을 견성(見性)[모든 망혹(妄惑)을 버리고 자기 본연의 천성을 깨달음.]이라고도 하고 자각(自覺)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교육 사상에서도 인간성의 자연적 소질과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근거로 삼고 있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 불교에서의 자연주의적 인간관

한국 교육 철학의 전통 속에도 이러한 자연주의적 인간관[관련 속담 : 게는 나면서부터 집는다(천성은 어쩔 수 없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장래에 크게 될 사람은 어릴 때부터 다르다), 개꼬리 삼 년 묵어도 황모 못 된다(본 바탕이 좋지 아니한 것은 어떻게 하여도 그 본질이 좋아지지 않는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모은 일은 근본에 따라 거기에 걸맞은 결과가 나타난다)]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엘리트급의 석학들이 지녀온 사상 속에서도 자연주의적 인간관과 이에 따르는 교육 철학이 발견된다. 대표적인 예로서 퇴계 이황(李滉)은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천지의 이기(理氣)[성리학에서, 우주를 이루는 근본의 이(理)인 태극과 그것으로부터 나온 음양의 기(氣)]를 받고 태어났다. 이와 기는 합하여 마음이 되고, 이 마음은 한 사람의 마음이자 곧 천지(天地)의 마음이며, 만인(萬人)의 마음이다.”라고 말한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擊蒙要訣)』 첫 장에서 “대개 보통 사람과 성인은 그 본성이 곧 하나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본래 착한 것인데 사람마다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뜻이 제대로 섰는가, 아는 것이 분명한가, 행실이 착한가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 모두는 나 자신이 하기에 달린 것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이런 뜻을 마음 속에 세우고 삶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실천하고 노력하면 누구나가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율곡은 뜻을 세우는 일[立志]을 교육의 기초로 삼는다. - 한국 전통 교육 철학에서의 자연주의적 교육관

루소가 『에밀(Eimile)』 첫머리에서 자연으로부터 타고난 것은 모두 선한데, 인간이 그것을 악하게 만든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연으로부터 타고난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인위적인 힘으로 조작 내지는 변경시키는 것을 비판한 말이다. 이상에서 논한 동서양의 여러 사상가들의 입장은 자연주의적 인간관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착하다는 학설에 속하는 입장이라 하겠다. - 성선설의 입장에서의 자연주의적 교육관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자연주의적 교육관을 주장한 글로 자연주의적 인간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 글이다. 인간은 날 때부터 성장 가능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이를 완벽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동양이나 서양을 막론하고 이러한 관점은 과거로부터 있어 왔으며 인간은 그 본성을 선하게 타고난다는 성선설을 바탕으로 주장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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