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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의 중요성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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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의 중요성 / 유안진

 

서산대사(휴정)와 사명대사(유정)가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종일 걷기만 하니 심심도 하여, 사명대사가 스승인 휴정께 제안을 했다.

'선생님! 심심한데 내기나 할까요?'

서산대사는 제자인 유정(사명당)의 제안에 동의했다.

'선생님 저기 검정소와 누렁소 두 마리가 풀밭에 누웠지요?

어느 소가 먼저 일어날까요?'

라고 하자, 휴정은

'자네가 먼저 하게'

라고 했다.

 

유정 즉 사명대사는 얼른 주역의 효()를 뽑아보니 불화() 자가 나오자,

'선생님, 누렁소가 먼저 일어날겁니다'

라고 했다. 그러나 스승인 휴정은 얼른

'아닐 껄'

이라고 하는데, 검정소가 일어나고 곧 이어서 누렁소도 따라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사명당은 기가 막혀서,

'선생님, 주역의 효는 불화자인데, 누렁소가 먼저 일어나지 않고

왜 검정소가 먼저 일어나지요?'

라고 묻자, 서산대사는

'자네 불도 안 피워 보셨는가? 불을 피우면 먼저 검정 연기가 나고

곧 이어서 누렁 불꽃이 올라오는 게 아닌가. 그러니 검정소가 먼저

일어나자, 곧 이어서 누렁소가 따라 일어나는 게지.'

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불을 피워본 경험! 이는 문학에서는 체험이다. 청소년들은 아직 체험 즉 직접경험은 적지만, 그래도 독서나 듣고 보고하여 알게된 모든 직간접 체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체험은 문학작품의 이해를 돕고, 창작에도 활용될 수가 있다. 청소년이 어른의 체험에 바탕을 둔 작품을 쓰는 것은 오히려 참신하지도 신선하지도 못하다. 자기 체험의 범위 내에서 이해하고, 관련체험을 끌어내어 쓰고자 하는 작품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명당처럼 주역의 효에만 의존하면 경험한 바를 활용하지 못한다. 작품의 이해 감상이나 창작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직간접체험의 활용이 어떤 이론보다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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