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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도태 또는 최적자 생존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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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도태 또는 최적자 생존

 

생존 경쟁은 변이에 대하여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인간의 손에 달려 있으며 그렇게도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도태의 원리는 자연계에서도 적용되는가? 그러나 우리가 사육 동물들 가운데서 거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변이성은 인간의 힘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변종을 창조할 수도 없고 또한 그 출현을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다. 단지 이렇게 하여 생긴 것을 보존하여 누적시킬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생물을 새로이 변화하는 생활 상태에 노출시켜 그 결과 변이성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이러한 생활 조건의 변화는 자연하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그들 서로간 또는 그들 생활의 물리적 조건에 대하여 한없이 복잡하고 밀접한 적합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구조의 다양성은, 변화하는 생활 상태에 있는 각 생물에서는 매우 유리하다는 점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그런데 인간에게 유익한 변이가 틀림없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각 생물에 있어서 거대하고도 복잡한 생활 투쟁을 위해 뭔가 유익한 다른 변이가 수천 세대가 흐르는 동안에 가끔 일어난다고 상상할 수는 없을까?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생존이 가능한 수보다 훨씬 많은 개체가 탄생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비록 미미하긴 하지만 다른 것보다 뭔가 이점을 더 가지고 있는 개체는 생존의 기회와 번식의 기회를 가장 많이 갖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일까?

 

한편, 지극히 사소한 정도이긴 해도 유해한 변이는 엄격하게 제거된다는 것도 틀림없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유리한 개체적 차이의 변이와 보존 및 유해한 변이의 제거를 나는 '자연 도태' 또는 '최적자 생존'이라고 부른다. 유익하지도 않고 유해하지도 않은 변이는 자연 도태의 작용을 받지 않고 일정하지 않은 요소로서 남겨지든가 또는 어떤 생물이 본성이나 생활 상태의 본성에 따라서 결국 고정될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구조 또는 체질상의 극히 사소한 차이라 할지라도 생존 경쟁에서는 정밀하게 균형 잡힌 척도를 변화시켜 그로 인해 보존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희망이나 욕구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결국, 인간이 이룬 성과란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는 '자연'의 산물은 인간의 산물보다 훨씬 '진실한' 성질을 가지리라는 것, 또 가장 복잡한 생활 조건에 대하여 끝없이 적응하고 있으며, 틀림없이 고도의 기능의 표시를 가지고 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자연 도태는 모든 생물의 이익을 통해, 그리고 그것 때문에만 작용할 뿐인데, 그러나 우리가 그 중요성에 있어서 간과하기 쉬운 형질이나 구조도 같은 방법으로 작용을 받을 수 있다. 뇌조(雷鳥)는 육식을 즐기는 사나운 새들에 의해 떼죽음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매는 눈으로 먹이를 구하는 까닭에 유럽의 어떤 지방에서는, 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흰 비둘기는 사육하지 말 것을 권유할 정도이다. 그래서 나는 뇌조의 각 종류에다 고유의 빛깔을 설정하고 그 빛깔이 일단 얻어지면 그것을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것으로 유지하는 일에 자연 도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여기서 덧붙일 것은, 모든 생물은 자연 도태의 과정에 있어서, 거의 또는 전혀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의외의 많은 파멸이 행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무수한 수의 알이나 씨가 해마다 잡아먹히는데, 이들은 그들의 적으로부터 자기들을 보호하는 어떤 방법으로 변이될 때 비로소 자연 도태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알이나 씨의 대부분은 파괴되지만 않는다면 우연히 살아남은 어떤 것보다도 그 생활 조건에 더 잘 적응된 개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또한 무수한 수의 성숙한 동식물은 그 생활 조건에 잘 적응되어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떤 우연한 원인에 의하여 파괴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성숙한 생물체의 파괴가 아무리 격심하더라도 송두리째 소멸되지 않는 한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변이성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살아남은 개체들 중에서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개체는 적응의정도가 낮은 것보다 그 수를 더 많이 전파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만약에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원인으로 그 수가 완전히 소멸된다면, 자연 도태는 어떤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있어서 완전히 무력한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이것이 자연 도태가 다른 때에 또 다른 방법에 의해 유효하다는 사실의 유력한 반론이 될 수는 없다. 그 까닭은, 많은 종이 동일한 지역에서 동시에 변화와 개량을 거듭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변이 : 동일한 어미에게서 생긴 개체라 할지라도 그 형태와 본질은 반드시 어미와 같은 것이 아니며 또 새끼 간에 있어서도 각각 변화하고 있는데, 이 현상을 변이라 한다. (다윈, 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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