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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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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박 병 기(독서평설 944월호에서)

 

 

 

이글은 시민 계층이 자본주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그 중심 세력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를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에서 찾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학설을 소개하고 있다. 막스 베버는 시민 계층의 윤리인 프로테스탄티즘이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금욕과 일에 힘쓰게 했을을 밝힌다. 이는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을 사람들의 윤리관 및 직업 의식에서 찾음으로써 오늘날의 자본주의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의미도 가진다. 이 글을 읽으며 자본주의 정신의 실체를 확인하고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다져 보자.

 

머리말

자본주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이 가치의 척도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 없이 살 수가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하고,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자유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 무한정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가 희소성의 원칙이라는 것을배워 알고 있듯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돈으로 대표되는 부(), 비록 그것이 조금씩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이 아주 많은 부()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조금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분화되면서 이러한 부의 독점은 계금 또는 계층으로 나누어져 세습되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성립되면서 기존의 계층과는 다른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여, 새로운 물건과 부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들 신흥 부르주아지 계급 또는 시민 계층은 서양의 중세 사회에서 그다지 대접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해서 돈을 모을 수 있었고, 그 이후 자본주의 시대에 세상을 지배하는 중심 세력이 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과 막스 베버

· 서양을 막론하고 개인이 돈을 버는 자유를 인정해 주고, 자기 자신의 재산을 갖게 해 주는 사유 재산 제도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8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자기 재산을 가질 수 있게 되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재산과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산업 혁명이라 부르는 대단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규모가 큰 기업이 나타났다. 이것이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반적인 전개 과정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많은 문제점도 지니고 있었다. 본래부터 어떠한 재산도 없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본래부터 재산이 있어서,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돈을 가지고 새로 공장을 세운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되어, 이른바 빈부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졌다.

 

자본주의 사회가 보여 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세운 가장 대표적인 학자로 마르크스(K. Marx)와 베버(M. Weber)를 꼽을 수 있다. 흔히 베버는 자본주의 사회를 옹호한 학자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물론, 베버 역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알고는 있었으나,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해 주고 있는 어떤 정신이 있다는 점을 중시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것이라 보고, 결국 자본주의는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마르크스와 베버의 생각 중에 누구의 것이 더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베버가 옹호한 초기의 자본주의 사회와 오늘날의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베버는 왜 자본주의 정신에 관심을 가졌을까?

막스 베버는 19세기 중반 독일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큰 도시인 베를린으로 이사한 그는, 집에 드나드는 여러 유명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성장한 후 그는 대학에 진학하여 주로 경제와 법을 공부했다. 그런 다음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 자격을 얻어, 경제학 교수가 되었다.

 

열심히 학문에만 몰두하던 베버가 병에 걸려 평생을 고생하게 되는 것은, 그가 교수가 된지 약 5년 후의 일이다. 그러다 몸이 조금 나아지자 이탈리아에 가서 휴양도 하고, 또 미국으로 여행도 다니면서,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발달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는 이 자본주의를 지탱해 주고 있는 정신적 지주가 무엇인지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는 주로 종교 개혁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프로테스탄트에 의해서 자본주의 발전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이 자본주의 발전과 프로테스탄트의 연결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한 사회는 왜 종교 개혁을 쉽게 받아들이는가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서두에서,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종교 개혁을 수용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은 질문의 형태로 제기하고는, 그의 저서 전체를 통하여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발전되너 지역이 특별히 종교 개혁을 쉽게 받아들일 소지를 가졌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흔히 생각하듯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의 제목은 문제,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정신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 제기이다.

 

1부 제1장은 종파와 계층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여기에서 베버는 자본주의를 주도해 가는 계층이 종교적으로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종파에 속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자본주의와 초기 프로테스탄트 정신 사이의 관계를 순수한 종교적 성격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부의 2장에서는 자본주의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피면서, 이 정신이 자본주의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여 주려고 애쓰고 있다.

 

 

자본주의 정신이란 무엇인가

베버는 자본주의 사회가 나타나기 이전에도 단순히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은 언제나 인간 사회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갖게 된 금전 추구의 욕망에 윤리적인 통제가 가해지고 있었다는 점이 이전에 비해 특징적이라고 본다.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어 목가적인 분위기는 붕괴했으나, 상당한 재산이 모아져도 이자를 노리는 고리대금업에 사용되지 않고 다시 사업에 재투자되었다. 그 유는 합리화 과정에 참여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쓰지 않고 벌려고만 했기 때문인데, 따라서 옛 방식을 고수한 사람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경우 대부분 이러한 변혁을 일으키게 한 것은 새로운 화폐의 유입이 아니고, 그에 관련되어 있는 새로운 정신, 근대 자본주의 정신이다.

 

이렇게 베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돈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벌고 나면 편안하게 살고 싶어하는데,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고자 한 새로운 자본가들은 남들과 비교해서 윤리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때, 그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보장해 준 것이 바로 개혁된 기독교, 즉 프로테스탄티즘이었다.

 

그러한 새로운 방식의 기업가들이 냉정하게 자제심을 잃지 않고 도덕적, 경제적 파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히 굳건한 성격이 요구되었다. , 그러한 혁신 과정에서 불가결한 엄격하고도 단호한 윤리적 자질이 필요했던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그것은 과거의 전통에는 맞지 않는 특별히 다른 방식의 윤리적 자질이었다.

 

근대 자본주의 정신과 프로테스탄티즘 사이의 밀접한 관련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나서, 베버는 기독교의 직업 의식도 자본주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해다고 평가하고 있다. , 신의 부르심에 응해서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는 기독교적 직업관이 사람들로 하여금 쓸데 없는 욕심을 버리고 오직 일과 금욕에만 힘 쓸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금욕과 자본주의 정신의 관계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그 중에서도 청교도들의 직업관과 금욕적 생활 방식이 직접적으로 자본주의적 생황 양식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은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에서 비로소 그 철저한 윤리적 토대를 발견했다. , 현세적인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은 전력을 다해 재산 낭비적 향락에 반대해 왔고 소비, 특히 사치품의 소비를 봉쇄해 버렸다. 반면에 이 금욕은 재화 획득을 전통적인 윤리적 장애로부터 해방시키는 심리적 결과를 낳았다.

 

금욕주의에 의하면, 목적으로서의 부의 추구는 비난받아야 할 최악의 것이라고 보면서도, 직업 노동의 열매인 부의 획득은 신의 축복이라고 보았다. 또한, 부단하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세속적 직업 노동을 최고의 금욕을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거듭난 자와 그 신앙의 진실성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증표라고 본다.

 

베버는 이와 같이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의 금욕주의적 직업관이 자본의 획득, 즉 돈 버는 일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윤리적 정당화가 역으로 자본주의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 바로 베버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교도들의 금욕 정신이 자본주의 정신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청교도는 직업인이기를 바랐다. 왜냐 하면, 금욕이 수도원의 방에서 나와 직업 생활로 옮겨지고 현세적 윤리를 지배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 금욕은 나름대로 기계를 통한 생산이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는 근대적 경제 질서의 강력한 우주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자본주의 정신의 미래

지금까지 베버의 저서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함께 읽으면서, 우리들은 청교도들의 직업관과 금욕주의 정신이 근대 자본주의 형성의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베버의 판단은 일단 옳다고 생각된다. 돈을 갖고 있는 것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얻어진 결과라면, 누구도 그 사실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윤리적인 정당성, 즉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이다.

 

베버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 이미 근대 자본주의 정신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프로테스탄티즘은 이미 베버가 살고 있던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도 빛을 잃고 잇었다는 것을 베버의 언급에서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들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는 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는 이 사회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윤리적 기반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 거의 100여 년전에 살았던 베버의 우려와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돈을 보는 우리 자신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생각해 볼 과제 ]

1.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마르크스와 베버의 견해를 비교해 보자.

 

마르크스와 베버는 모두 19세기에 출생하여 살던 사회학자였으며 이들은 모두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마르크스는 그 폐해로 인해 자본주의는 멸망할 수밖에 없으며 사회주의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해 베버는 자본주의의 중심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신흥 부르주아 계급의 윤리관인 프로테스탄티즘이 어떻게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기능하는지를 밝힘으로써 자본주의의 윤리적 기반을 해명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베버 역시 그 자본주의 정신이 소멸되어가는 것에 대해 경고와 우려를 표명하였다.

 

2.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베버가 제시한 부르주아지들의 윤리관 및 직업관을 요약해 보자.

 

시민계급은 종교적인 측면에 있어서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종교 개혁을 수용한 사람들이었다. 프로테스탄티즘은 금전 추구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에 윤리적

인 통제를 가함으로써 향락, 방탕, 재산을 낭비하는 일을 절제하고 최선을 다해 일하고 금욕하는 것을 윤리적인 것으로 보았으며, 이렇게 얻은 자본의 양은 그의 신앙의 진실성을 나타낸다고 본다. 이는 자본의 획득을 윤리적으로 정당화하여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발전을 돕는다. 또한, 신이 내리신 직업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여야 한다는 청교도적 세계관은 이러한 자본주의 정신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되었다.

 

 

 

박병기 : 서울대학교 국민윤리학과 졸업. 박사학위 취득. 현재 전주교대국민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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