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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탄생

by 처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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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탄생하는 순간

(월간과학 NEWTON/1995. 3.)

 

 

별이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하였다

천문학에 남겨진 수수께끼, 별의 탄생을 밝히는 새로운 발견

 

밤 하늘에 빛나는 별들은 언제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이것은 천문학에서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별이 탄생하기 직전의 모습인 별의 ''이 전파 망원경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발견으로 별 탄생의 가장 초기의 과정이 밝혀져 가고 있다. 그 탄생의 신비에 다가가 보자.

 

별에는 태어났을 때의 질량에 따라 두 가지의 다른 운명이 있다. 태양 질량 정도의 별(오른쪽)은 주계열성을 거쳐 적색 거성이 된다. 그 후 팽창하면서 별을 형성하고 있던 가스를 우주 공간에 방출한다. 그 중심에는 백색 왜성이 남는다. 한편 태양 질량의 수배가 되는 무거운 별(왼쪽)은 주계열성을 거쳐 적색 초거성이 된다. 그후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우주 공간에 물질을 확산시킨다.

 

은하계에는 2000억 개 이상의 별이 있다.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 중의 아주 일부인 6500개 정도이다. 그토록 많은 별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다. 태양은 우주 가운데서도 대표 적인 별이다. 천문학자는 별의 질량을 나타낼 경우, 태양 질량을 1로 한 단위를 쓴다. 이 경우 대부분의 별이 태양과 거의 같거나 또는 0.80.9배의 질량을 가진다. 물론 우주를 넓게 보면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도 있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대략 별은 태양 정도의 무게를 가진 별과, 태양의 수배 이상의 질량을 가진 별2종류로 나눌 수가 있다. 소질량 별과 대질량 별이 그것이다.

 

태양의 수명은 약100억년이라 한다. 태양은 지구와 거의 같은 무렵인 약 46억년 전에 탄생하였으므로, 아직 54억년의 수명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100억 년이라는 수명은 어떠한 구조로 결정된 것일까?

 

태양은 막대한 빛을 계속 내고 있고, 우리는 그 혜택을 받고 있다. 태양 에너지의 근원은 수소이고, 태양의 중심 온도는 약 1500K(절대온도)나 된다. 그 정도의 고온이면 수소와 수소가 결합하여 헬륨이 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수소가 헬륨이 되는 핵융합 반응에 의해 태양은 빛을 내고 있다. 그러나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에도 한계가 있다. 태양 질량의 약10분의 1의 수로가 헬륨으로 융합하면 중심부의 수소는 거의 없어지고, 핵융합 반응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 때가 바로 태양의 생명의 끝이 된다. 이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략 100억 년이라는 것이다.

 

태양 질량의 10배 정도의 별은 수명이 매우 짧아서 1000만 년 정도이다. 무거운 별은 밝기도 강하다. 태양의 1만배에서 10만 배나 되는 별은 밝은 빛을 내면서 빛나고 있다. 따라서 무거운 별은 굵고 짧게 사는 '여치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태양을 비롯한 대부분의 별은 '개미형'이다. 에너지를 조금씩 내면서 오래 빛나고 있다. 우주는 150억 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100억 년의 수명을 가진 태양 질량 정도의 별은, 아직 1세대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태양 질량의 10배 정도의 별은 차례로 태어나서 죽어 가는 것을 1000만 년 사이클로 되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별들은 어떻게 그 일생을 마치는가?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가진 별은 그 수명이 다하는 시점에 오면, 팽창을 시작하여 '적색 거성'이 된다. 그 때까지는 별 자신의 중력 에너지와 핵 반응에 의해 방출되는 에너지가 어우러져 안정된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되면 안정성이 깨지고 별은 불안정하게 된다. 그래서 팽창하게 되는 것이다. 마침내 별을 형성하고 있던 가스는 더욱 팽창하여 고리 모양으로 분리되어 우주 공간에 방출된다. 고리의 중앙에는 '백색 왜성'이라 불리는 지구 만한 크기의 별이 남는다. 이를테면 물병자리의 나선 성운은 적색 거성이 되어 가스가 고리 모양으로 팽창된 상태에서, 중앙에 백색 왜성이 확인된다. 한편 시리우스의 동반성은 이미 모든 가스가 우주 공간에 방출되고 백색 왜성만이 남은 상태이다. 앞으로 약54억년이 지나면 태양도 적색 거성이 되어 지구마저 삼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스는 천천히 우주 공간에 확산될 것이다.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의 별은, 팽창의 끝에 '초신성 폭발'이라는 매우 화려한 대폭발을 일으킨다. 대폭발로 별을 형성하고 있던 가스는 우주 공간에 뿌려지고, 그 뒤에 펄서나 블랙홀이 생긴다고 생각된다.

 

초신성 폭발로 한꺼번에 방출된 가스와 적색거성이 천천히 방출하는 가스는 ,모두 새로운 별이 태어나기 위한 원재료가 된다. 우주 공간에 확산된 가스는 가스 자신의 중력으로 다시 모인다. 물체에는 모두 서로 잡아당기는 힘 즉 '만유 인력'이 있으므로, 가스와 가스도 서로 잡아당겨서 모이게 되는 것이다. 우주 공간에는 난류나 자기장 등 중력에 대항하는 힘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스는 쉽게 짜부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어느 밀도에 이르면 가속도적으로 주위의 가스를 모아 밀도가 높은 가스 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밀도가 매우 높은 덩어리 속에서 별이 탄생한다. 우주 공간에 방출된 가스가 응축하여 별을 탄생시키는 가스 덩어리로까지 성장하는 데는, 수천 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초신성 폭발은 단순히 새로운 별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주가 탄생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에 탄생한 최초 세대의 별들은 수소와 헬륨이라는 가벼운 원소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에 탄생한 별은 철 등의 중원소(重元素)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칼슘도 우주의 초기에는 없었던 원소이다. ,,,규소를 비롯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중원소는 모두 초신성 폭발에 의해 방출된 물질이다. 초신성 폭발로 우주 공간에 확산된 물질이 40여억 년 전에 원시 태양계에 흡입되어, 생명 탄생의 기초를 닦은 것이다. 초신성 폭발은 별의 탄생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의 탄생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현대 천문학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는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아직 모르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별이 어떻게 해서 언제 태어났는가 하는 문제이다. 어른 별로서 빛나고 있는 별에 대해 서는 빛의 천문학에 의해 20세기 중엽부터 알고 있다. 이를테면 태양과 같은 별이 어떻게 빛나고, 수명은 어느 정도이고, 표면 온도는 어느 정도인가, 어떠한 원소를 포함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별이 탄생하였는가는 여전히 수수 께끼에 싸여 있다. 천문학자는 막연하게 매우 어두운 영역에서 태어 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별 탄생에 관한 연구가 크게 진전된 것은 1970년의 일이다. 이 해에 인류는 우주 공간에서 일산화탄소 분자가 내는 전파를 발견하였다. 이제까지 별이 탄생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였지만, 빛으로는 가스 운을 관측할 수 없었다. 이 전파의 발견으로 가스운을 관측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얻은 것이다.

 

별의 탄생을 연구하는데 가장 주목되는 영역은 바로 황소자리이다. 황소자리를 빛으로 관측하면 많은 별과 함께 검은 줄기와 검은 덩어리가 보인다. 검은 부분은 빛을 흡수하는 가스운이 집중된 영역이다.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한 조사에 따르면, 가스운의 크기는 지름 약 100광년. 일산화탄소 분자가 내는 전파의 세기에서 일산화탄소 분자가 어느 정도 있는가를 알 수 있고, 또한 수소 분자의 양을 추정하여 가스운 전체의 질량을 계산할 수가 있다. 이에 따르면 황소자리의 영역에서는, 100광년의 범위에 태양 1만개 분의 무게의 가스가 집중 되어 있다. 은하계 안의 가스의 평균 밀도는 1cm 당 수소분자가 1개 있을까말까 할 정도이다. 한편 황소자리의 분자운의 경우는, 전파가 가장 약한 부분에서도 1cm 당 수백 개에서 1000개의 수소 분자가 모여 있다. 전파가 가장 강한 부분은 1cm 10만개에서 100만개를 넘어서 밀도가 매우높다. 황소자리의 분자운은 우주 안에서도 밀도가 아주 높은 가스운임을 알 수 있다.

 

황소자리'TMC1'이라는 고리 모양의 가스운이 있다. 이 가스 운에는 적외선으로 빛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매우 어린 별이 밀집하고 있다. 탄생한 지 겨우 100만 년밖에 되지 않았다. 별에서 1억 년은 인간의 1년으로 환산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를테면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100세에 해당한다. 따라서 100만년을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면 0.01년 정도가 된다. 즉 생후 3일 정도의 갓 태어난 '아기 별'이다.

 

매우 어린 갓 태어난 아기 별은 가스의 밀도가 높은 곳에 있다. 이 가스는 아기 별의 원재료가 된 것으로, 아직 별 주위에 남아 있다. 이 아기 별을 자세히 관측한 결과 매우 밀도가 높은 가스에 둘러 싸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가스 덩어리는 반지름이 약 0.1 광년이다.

 

또 같은 영역에서 가스로 둘러싸여 있지 않은 아기 별도 발견되 었다. 인간으로 보면 생후 1개월쯤 된 별로, 주위에 있던 가스가 거의 날아가고 없다. 이 별처럼 약간의 나이를 먹은 아기 별은 가스가 별로 없는 곳에서도 존재한다. 탄생후 1000만 년쯤 지나면 모체가 된 가스는 거의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

 

황소자리 전체에서 발견된 아기 별은 전부 100개쯤 된다. 이 정도로 많은 별이 태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빛을 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수십만 년 후에 빛나기 시작할지도 모르는 아기 별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천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천체를 별의 ''이라고 명명하였다.

 

별의 알을 발견하기 위하여 황소자리의 영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관측이 실시되었다. 관측은 일본 나고야 대학에 있는 구경 4M의 전파 망원경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베야마 우주 전파관측소의 구경 45M의 전파 망원경으로 하였다. 그 결과 황소자리 영역에서 밀도가 매우 놓은 가스 덩어리가 20개 정도 발견되었다.

 

그 중 10개에는 벌써 아기 별이 탄생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까이에 아기 별보다 밀도가 높고 매우 뚜렷한 원형의 가스 덩어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는 아직 별이 탄생하지 않았다. 가스 덩어리는 반지름 0.3광년이다. 아기 별이 탄생하고 있는 가스 덩어리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크고 밀도도 낮다. 적외선으로 보아도 빛으로 보아도 별이 태어났다는 징조는 전혀 없다. 그러나 그 가스 덩어리 안에 더욱 밀도가 높은 가스 덩어리가 있다. 아마 10만 년쯤 지나면 수축이 진행되고 밀도가 높아져서, 그 안에서 별이 탄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바로 별의 알이다.

이렇게 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별이 탄생하기 직전의 모습, 즉 별의 알을 관측하는 데 성공하였다. 별의 알은 '프로토스텔러 콘덴세 이션(protostellar condensation)'이라 불리는 것으로, 세계의 연구자가 찾고 있던 천체이다. 이번의 발견으로 가스가 수축하여 별이 되는 과정의 최초의 단계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이론 연구의 전개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황소자리의 영역에서 별의 알이라고 생각되는 가스 덩어리가 약 10개 발견되었다. 별의 알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시 광선)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을 뿐아니라 가스 덩어 리가 내는 전파가 대단히 약하기 때문이다. 가스 덩어리의 온도는 -260 이하로 매우 저온이다. 이 정도의 저온이면, 가스운에 포함된 에너지가 매우 적으므로 복사되는 전파도 엄청나게 약하다.

 

이 미약한 전파를 받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이를테면 별의 알의 발견에 사용된 전파 망원경에는 초전도 수신기가 부착되어 있다. 초전도 수신기는 -269 까지 냉각되어 있어서 전기 저항은 0인 상태이다. 감도를 손상시키는 원인은 전기 저항에 의한 수신기 자체의 잡음이다. 초전도의 상태를 이용하면 전기 저항은 0,즉 잡음이 거의 없는 수신기가 실현된다,. 이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감도의 수법을 사용하여, 마침내 별의 알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전파를 포착하게 되었다.

 

전파 천문학의 역사는 빛의 천문학에 비해 매우 짧다. 그러므로 우주 전체를 보는 일은 아직 불가능하다. 북천의 관측에서는, 일본 나고야 대학의 전파 망원경과 노베야마 전파 관측소에 있는 구경 45m 의 전파 망원경이 크게 활약하고 있다. 나고야 대학의 전파 망원경은 구경이 4m이므로 노베야마 전파 망원경보다 작다. 따라서 성능도 떨어진다고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대단히 넓고, 아직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가능한 넓은 범위를 관측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4m전파 망원경도 대활약을 한다. 더욱이 초전도 수신기를 실은 나고야 대학의 전파 망원경은 세계 최고의 검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말하면, 4m 전파 망원경으로 별의 알의 발견의 근원이 된 황소자리 전체를 관측하는 데 3년 정도 걸렸다. 만일 45m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한다면, 100년이상 걸린다. '(')''()'를 잘 사용하는 일이 천문학자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북천의 관측은 황소자리를 비롯한 관측으로 진전되고 있지만, 남천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남천에는 '석탄 자루'라 불리는 유명한 암흑 성운이 있다. 이 영역은 가스군의 관측 대상으로는 대단히 흥미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역이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채로, 또 천문학자의 눈에도 띄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같은 남천을 관측하기 위하여 일본 나고야 대학의 관측 장치를 남아메리카의 칠레에 옮기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칠레의 라스캄파나스 천문대에 나고야 대학의 4m 전파 망원경중 하나를 옮겨, 세계에서 처음으로 남천에서 가스운의 연구를 하려는 계획이다.

 

칠레가 대상이 된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푸른 하늘. 1년 중 70%가 개인 날이어서 마치 천문학을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은 곳이다. 나머지 하나는 다갈색 바위 색깔이다. 이것은 거의 수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 강수량이 수십mm로 사막에 가까운 기후이다. 전파 특히 밀리미터파의 분자 관측은 수증기를 아주 싫어한다. 수증기가 있으면 하늘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이상의 두 가지 이유에서 칠레는 전파의 관측지로 안성맞춤이다.

 

앞으로 칠레에서의 관측이 실현된다면 별의 탄생에 관한 연구가 크게 진전할 것이 분명하다. 은하계의 동반은하, 대소 마젤란운은 아직도 구상 성단을 형성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원초(原初)의 은하의 자취를 남기고 있다. 대소 마젤란운의 분자 가스의 분포가 해명되면, 100억 년 전의 은하계의 모습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 계획에서는 남천에서의 본격적인 분자 가스의 소천(掃天)관측을 처음으로 하게 된다. 이것이 실현되면 남북 전천을 덮고 있는 분자 가스의 분 포도도 얻게 된다. 이 분포도는 천문학의 귀중한 데이터로 오래 활용될 것이다. 이 계획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금세기 중에는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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